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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니 소금 사막에 도착했다.


포장 도로를 빠르게 달리던 차는


어느새 흙바람을 일으키면서 길도 없는 황무지를 달렸다.


누런 모래는 조금씩 조금씩 하얘지더니


정신을 차려보니 온 세상이 하얀 세상에 도착했다.


먼저 사진부터.









이왕 찍을거 쭈뼛쭈뼛 해봤자 내 손해.


온 몸을 바쳐 촬영에 몰두했다.





아, 그런데 버릴 옷이 아니라면 너무 나를 놓으면 곤란하다.


깨끗하게 잘 놀았다 생각했는데 숙소에 와보니 바지고 상의고 소금이 난리난리였다.














일단은 신혼부부이므로 친한척도 좀 하고 ㅋ


어떤 사람들처럼 막 웨딩드레스에 그런 사진은 아니지만


신혼여행에서 이런 사진을 남길 수 있어서 참 좋은 것 같다.


우리가 돈이 없지 사진이 없냐.


포즈를 취한 사진도 좋지만 지금 보니 이 사진도 마음에 든다.









이런 사진은 좀 지평선을 배경으로 찍었어야 했는데 아쉽다.















하얗긴하지만 사막은 사막이다.


10년 전 호주에서는 붉은 사막을 보았었는데.


언제 또 올지 모를 광활한 대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기에 바빴다.









 








드디어 반영이 비치는 곳에 도착.


건기이지만 물이 고인 곳에는 또 고여있다.


여행사에서 물을 뿌린다는 얘기도 있고 ㅋ





















가이드는 숙련된 모습으로 촬영을 진행한다.


이렇게 사진을 찍고보니 여기까지 와서 이런 사진 안찍고 돌아가면 참 아쉬웠겠다 싶다.


거기다 다음날, 다다음날 되서 보니 


이렇게 맑은 반영사진을 찍을 수 있는게 쉬운 일은 아니었더라.


사진으로 봐도 그렇지만


실제로 본 소금호수?는 정말 맑고 투명했다.


우기에 와서 물이 정말 가득차 하늘과 맞닿아있는 모습을 못보더라도


하얀 소금의 입자들이 선명하게 보이고


하늘의 구름이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호수인지 모를 정도로 깨끗하게 반영되는 모습은


말마따나 환상적이었고


너무 자연자연해서 오히려 내 눈이 의심될 지경이었다.

















입버리고 감탄만 했는데도 시간이 빨리가서


어느새 해가 지고 있다.












거짓말같은 노을을 남기고 있다.














이미 상하의 모두 소금으로 난리가 난 상황이라


아몰랑 하고 물이 고인 곳에서 점프샷을 시전했다.


사진은 흔들렸지만 뭐 어때.










이 사진은


작년 겨울 홧김에 간 삿포로 여행에서 왠지 무거워진 데세랄을 처분하고 구입한


1년 반 정도의 시간동안 나와 함께 한 


SONY ALPHA 6000이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이다.


다른 사람들의 여행기에서만 읽었던 그런 일이.











해가 지면 바람도 많이 불고 기온이 급속도로 내려가 매우 추워진다.


우리는 차 안에 앉아서 해가 완전히 지고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


얼마쯤 지나 월터가 이제 시간이 되었다고 나가보라고 했다.


밖에 나가보니 별빛이 정말 쏟아지고 있었다.


별빛이 정말 샤랄랄라라라라 하고 내리고 있었다.


지인이가 그렇게 보고싶어하던 풍경.


내가 사진을 잘 몰라서 카메라에 담아주지는 못했지만


그 순간 '이 꿈같은 장면을 너와 함께 볼 수 있어서 참 좋다'라는 희대의 드립을 남겨주었다.








그리고 왠지 목에 걸고 있던 내 카메라는 의자에 놓여있었고


차 안에서 잠시 들어가 있다가 다시 나가려는 길에 카메라를 밀어버린 것 같고


카메라는 바닥으로 떨어졌고


바닥은 소금물이었고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우리는 그렇게 별빛이 쏟아지는 사막 한가운데 


고요하게 반짝반짝. 











<I have a came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