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길었다. 하산을 해 보자. 내려 갈 때는 산악 열차를 타고 리기 칼트바트 역에 내려서 올 때는 유람선을 타고 그냥 지나쳤던 베기스 역까지 케이블카를 탄다. 올라갈 땐 산악 열차, 내려갈 땐 케이블카 루트가 좋은 것 같다. 케이블카는 몰라도 산악 열차는 올라가야 제맛이니까. 여기서도 라면 끓여 먹을 수 있나? ㅋ 겨울에 오면 지금과는 또 전혀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리기 칼트바트 역에 내려서 고급진 숙소를 지나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간다. 운전실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직원이 없어서 당황했는데 올라오는 케이블카에서 직원이 내려서 표 검사를 하고 케이블카를 작동시키고 했다. 그럼 이 사람은 어떻게 퇴근하지? 시간을 잘 맞춰 온 건지 1등으로 줄을 섰다. 그래서 오래 기다리긴 했지만 케이블..
루체른에서 비츠나우(VITZNAU)까지는 한 시간 정도 걸린다. 비츠나우에 내린 시간이 오후 4시. 올라가서 놀고 내려오고 하려면 바쁘겠다 싶어 바로 산악 열차를 탄다. 하지만 루체른 호수가 너무 예쁘므로 영상으로 한 번 더 보고 올라가자. 비츠나우 산악 열차 역은 한글 안내문과 정체 불명의 아저씨 동상이 인상적이었다. 열차 시간은 자주 있어서 딱히 시간표를 확인하지는 않아도 되었다. 열차를 타고 오르는 길에 몇 장 찍는다고 찍었지만 건질 건 없었다. 설산이 저 멀리 보이면서 이게 얼마나 높이 올라가는 건지 간접적으로 실감할 수는 있었다. 루체른 호수 유람선도 마찬가지고 이 열차도 로컬들에게는 대중 교통 수단인듯 하다. 샌프란시스코에서나 볼 법한 노숙자 비주얼의 어떤 아저씨도 커다란 강아지 한 마리와 탔..
패러 글라이딩은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끝났다. 착륙해서 하인스가 이제 어디 갈 거냐고 묻길래 융프라우에 갈까 생각 중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하인스는 멀리 보이는 융프라우를 가리켰다. 융프라우는 구름에 가려져 있었다. 융프라우는 아침에 보고 구름이 없으면 그때 올라가도 늦지 않다고 오늘 올라가는 건 비추라고 했다. 그래서 오늘 오후엔 리기 산으로 간다. 그래서 초콜렛 하나 사들고 루체른 행 기차를 탄다. 인터라켄에서 루체른으로 가는 기차는 자주 있고 시간은 두 시간이 좀 덜 걸린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터라켄과 루체른을 잇는 노선은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내 폰으로 담기만 하면 무엇. 십 분의 일, 백 분의 일만큼 아름다움과 감동이 줄어든다. 어쨌든 루체른 구경은 다음에 천천히 하기로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