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마드리드에서 바르셀로나로 이동하는 날이다. 도시 간 이동일에는 다른 일정을 잡지 않으려고 했는데 마드리드에서 마지막 날은 버스 시간도 넉넉하고 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 레티로 공원을 살짝 돌아봤다. 지금까지 관광관광한 곳만 다녔는데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공원에서 로컬의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다. 레티로 공원은 마드리드의 대표적인 공원이다. 마드리드 지도를 펼치면 눈에 안 띌 수가 없는 둘레가 4킬로미터의 넓은 크기를 자랑한다. 정식 명칭은 부엔 레티로 파크. 굳이 옮기자면 즐거운 휴식 공원? 물론 우리 같은 많은 관광객이 찾기도 하겠지만 많은 마드리드 시민들이 (이른 아침 시간임에도) 산책하고, 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하철 레티로 역과 바로 붙어 있어서 찾아가기도 어렵지 않다. 서쪽의 알폰..
톨레도는 전망도 전망이지만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쉬엄쉬엄 걸어보는 것도 좋다는 감상을 어디에선가 보았다. 우리는 마드리드로 빨리 돌아가야 해서 쉬엄쉬엄까지는 아니었지만 어차피 버스 타러 가는 길이므로 톨레도 시내 구경을 잠깐 했다. 파노라마 장인을 지나 달인이 된 듯한 지인이. 이게 될까 싶었는데 한 컷에 훌륭하게 담아낸다. 이 무뚝뚝한 건물은 Todo por la Patria. 옛 군사학교 건물이고 현재는 박물관으로 쓰인다. 군사학교도 위치했었던 톨레도는 옛날에는 철 가공기술과 이에 따른 무기 제작 산업이 발달했다고 한다. 지금도 골목골목으로 그런 기념품(?) 가게들이 많이 보였다. 기념품 수준을 넘어서는 고급 철 공예품 상점들도 눈에 띄었다. 이제는 다 공산품인지는 모르겠지만 관심 있는 사람들은 ..
마드리드에서의 마지막 날. 또 다른 교외 관광지인 톨레도에 갔다가 마드리드로 돌아와서 저녁에 뮤지컬 라이온 킹까지 보는 오랜만에 빡빡한 일정이다. 가는 방법은 세고비야 갈 때처럼 버스다. 시간이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것도 같다. 버스 터미널에 내려서 바닥의 붉은 선(사진을 왜 안 찍었지?)을 따라가면 나오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참을 올라간다. 톨레도는 왠지 꽤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한 게 정말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에스컬레이터는 톨레토 중심으로 바로 연결된다. 예쁜 빨간색의 귀여운 관광열차(?)도 다닌다. 버스 시간이 남아서 블로그에서 본 산토 토메라는 유명한 제과점을 구경했다. 이 곳의 유명한 성당인 산토 토메 성당과 이름이 같다. 150년이 넘는 제과점이라니 ;; 그 때..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에서 처음으로 한국인 가이드 투어를 했다. 지금까지 뉴욕이나 워싱턴에서 오디오 가이드나 공식 가이드 책자만 이용한 게 후회될 정도로 유익한 경험이었다. 박물관 입구로 가는 길에 있는 고야 동상 앞에서 가이드 선생님을 만났다. 9월도 며칠이 지난 휴가도 방학도 끝난 시기라 그런지 다른 사람은 없이 우리 부부만 있었다. 가이드 선생님과 셋 뿐이라 쑥쑥하고 좋았다. 아, 그런데 미술관 안에서는 사진을 못 찍는다. 그래서 이 블로그를 쓰는 게 굳이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ㅋ 그래도 비싼 돈 주고 들은 가이드니 지금이라도 '프라도 미술관 대표작'이라고 검색해서 기억나는 그림과 설명들을 상기해 본다. 지인이가 읽었다는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라는 책의 표지로 들어간 그림을 발견했다. 역시..
마드리드에서의 셋째 날은 세계 3대 벼룩시장이라는 라스트로 벼룩시장과 이집트에서 가져왔다는 데보드 사원에 가 보았다. 라스트로 벼룩시장은 라 라티나 역에서 내려 조금만 걸어가면 나온다 일요일마다 열리는 시장이라 사람이 매우 많으므로 사람 많은 곳을 따라가면 찾을 수 있다 주말 오후에 슬슬 한 번 둘러보기 좋은 곳이다. 사람은 많지만 그 또한 시장의 매력이니까. 처음에 시작을 잘못 했는지 너무 공산품만 보여서 실망했는데 계속 다니다 보니 골동품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게마다 나름 테마를 갖추고 전문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중고서점. 기념품 판매점. 이 가판이 벼룩시장의 매력을 보여준다. LP판, CD, 스케이트, 카메라, 전화기, 인형, 다리미와 어디다 쓰는지 모르겠는 물건까지 이런 무질서함이라니. 저 가..
시간은 어느덧 늦은 오후가 되었고 우리는 세고비아 대성당으로 들어갔다. 세고비아는 이렇게 볼거리만 찍어도 여유롭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입장료가 저렴한 만큼(3유로) 볼 게 없다는 평도 있으나 웅장한 외형을 봤으니 내부를 안 볼 수 없었다. 마당은 넓었지만 마당 어디에 서도 성당을 한 앵글에 담을 수 없다. 뭔가 특별한 렌즈가 필요할 듯 하다. 대성당의 내부는 외형에 뒤지지 않게 화려했다. 외부와 다르게 전체적인 색감이 하얀 것도 뭔가 더 고급진 인상을 주었다. 성당에 처음 들어서면 역시 거대한 기둥과 거대한 기둥들이 떠받들고 있는 높은 천장에 압도된다. 메인 예배당을 쭉 둘러서서 성인들의 작은 예배당들이 있다. 전체 크기가 큰 만큼 북쪽으로 네 개, 남쪽으로 네 개 총 여덟 개나 있었다. 개신..
알카사르 성 내부를 한 번 둘러보고 전망대로 올라갔다. 포르투에서 클레리고스 전망대는 높다는 걸 알고 오르기 시작해서 그렇게 힘들지 않았는데 알카사르 성 전망대는 오르는 계단이 생각보다 길고 가팔라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헐떡헐떡 힘들게 끝까지 올라갔다. 올라갈 땐 힘들어서 못 찍고 내려갈 때 찍은 영상. 드디어 빛이 보인다. 여기까지 올라와야 볼 수 있는 성의 다른 모습이 있고 세고비야 마을의 전경도 한눈에 들어 온다. 당장 하늘이 너무 파랗고 예뻤다. 대성당과 같은 누런 흙빛의 성벽도 선명한 하늘 색깔과 대비되어 자연스럽게 예쁘다. 계획보다 오랜 시간을 성 내부에서 보낸 우리는 포토 스팟으로 내려간다. 처음 봤던 전망대가 있던 곳의 내리막길로 걸어가다 이런 계단이 나오면 내려간다. 제대로 된 길은 공사..
마드리드 교외의 관광지는 평화로웠다. 넓은 광장엔 사람들이 끊임 없이 오갔다. 운 좋게 광장의 비어 있는 벤치에 앉았다. 세고비아 대성당의 뒷 모습이 잘 보이는 자리였다. 누런 흙색의 대성당은 웅장한 크기임에도 위압감이 든다기 보다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16세기에 후기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이 성당은 고급지고 화려한 장식들로 '대성당 중의 귀부인'이라고 불린다. 유모의 실수로 창문에서 떨어져 죽은 엔리케 2세의 아들의 묘비라고 한다. 크기는 대략 가로 50미터, 세로 105미터. 대성당은 가볍게 스쳐 지나간다. 이 집들도 굉장히 오래 된 집들일텐데 물론 테라스는 새로 한 집들이 몇몇 있지만 그 옛날로 역세권(?) 골목길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그렇게 10분 정도 더 걸으면 알카사르 성이 나온다. 성에..
포르투에서 교외여행에 맛들인 우리는 마드리드에서도 교외로 한번 나가보기로 했다. 마드리드의 유명한 교외 관광지는 세고비아와 톨레도가 있는데 우리는 세고비와 대성당과 디즈니 성 등이 있는 마드리드 북쪽의 세고비아를 선택했다. 바르셀로나도 그렇고 스페인의 지하철은 매우 쾌적했다. 출퇴근 시간에 탈 일은 없었지만.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 달리면 세고비아 터미널에 도착한다. 세고비아 터미널에 도착해서는 수도교, 대성당, 알카사르 등의 목적지에 따라 경로를 정하면 되는데 일정에 여유가 있고 조금 무리하면 다 걸어다닐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알카사르부터 버스 타고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경로도 있다. 우리는 그냥 정방향으로 가기로 하고 일단 중심지로 가는데 그러면 저 멀리서부터 보이는 수도교를 지나칠 수 ..
마드리드 왕궁에서 오전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는 그냥 여기저기 둘러보기로. 마드리드의 웬만한 관광지는 걸어다닐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오늘도 집에서 점심을 먹고 한숨 자고 다시 길을 나선다. 점심으로 먹은 건 비빔국수. 능력자 아내 덕분에 마드리드에서 비빔국수도 먹는다. 꽃할배가 바르셀로나에서 길 찾아가느라 진땀을 빼던데 마드리드의 거리 안내판은 매우 아름답고 독특하게 잘 해놨다. 당장의 효율과 비용대비가치를 생각했다면 어려웠을 일.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마요르 광장 근처에 있는 초코라떼리아 산 히네스. 1894년에 문을 연 초콜렛 맛집(?)이다. 일단 카운터로 가서 주문을 한다. 다른 걸 먹어도 되지만 어차피 관광객들은 핫초콜렛과 6개 츄러스 세트를 먹으므로 1개 달라 2개 달라 말만 하면 된다. 우리는..
마요르 광장에서 나가 산 미구엘 시장으로 가는 길엔 다양한 가게들이 많다. 역사가 오랜 가게도 있고 그냥 간판이나 외관이 예쁜 가게도 있고. 백일섭 할배가 식사를 했던 샴피뇽? 버섯이 그렇게 맛있어 보이던데 ㅋㅋ 다음에 가보는 걸로. 1900년에 문을 연 이발소. 이발소에서 그 꾸덕꾸덕한 크림 발라서 면도 받아보는 게 로망인데 ㅋㅋ 감각적인 벽화가 그려진 바는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그리고 수제 신발가게. 바르셀로나에 유명한 곳이 있다던데 여기도 비슷한 곳이라고 한다. 바르셀로나에서 한 켤레 살 계획이었으나 직접 보니 시부죽 해서 패스. 숙소로 들어가는 길에 있는 마드리드 왕궁에서 아름다운 저녁 노을을 구경했다. 왕궁 앞으로는 오리엔테 광장이라는 작은 공원? 정원?이 있어서 늦은 시간임에도 많은 사람들..
마드리드에서의 첫 날이 밝았다. 당장 어제 문제가 되었던 폰 문제부터 해결하고 오늘도 역시 딱히 일정 없이 일단 돌아다녀보기로 한다. 이제 9월이기도 해서 스페인의 날씨도 딱 좋았다. 그냥 '아, 덥네' 정도의 날씨? 섬뜩하지만 감각적인 초인종과 고즈넉한 골목길을 따라 솔 광장으로 나갔다. 마드리드는 일단 포르투 보다는 훨씬 번화한 곳이고 같은 수도인 리스본보다 대도시 느낌이 강했다. 직원한테 그저께 포르투 보다폰에서 산 심카드가 안된다. 유럽에서 다 된다고 했는데 어제 스페인 들어오니까 안되더라. 하지만 직원은 모름 ㅋ 그 자리에서 바로 심카드를 새로 살 수도 있었지만 우리가 인터넷으로 조금만 더 알아보자 하고 나왔다. 그리고 바로 옆에 있던 환전소에서 환전도 했다. 수수료가 엄청났다. 유럽여행을 그래..
렐루 서점을 끝으로 포르투 여행의 마지막 날 일정이 끝났다. 뭐 딱히 일정을 가지고 움직이지는 않았지만. 아무리 우리 숙소가 역대급 뷰를 자랑했지만 그렇다고 숙소에서 이 밤을 보내기에는 아쉬웠다. 해가 질 때쯤 우리는 도루강으로 다시 나갔다. 보정 없이 요즘 나오는 LG 폰 CF처럼 보라빛으로 물 든 하늘. 포르투는 떠나는 우리에게 질척대지 않고 오다 주운 듯한 선물을 별거 아니라는 듯 쿨하게 주었다. 그래 떠나는 건 우리니까. 다시 올게. Obrigado. 포루투를 떠나는 날 아침엔 비가 왔다. 우버를 타고 시가지 쪽에 있는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우리는 ALSA 버스를 타고 마드리드까지 이동한다. 기차는 유레일이 없는 우리에게는 생각보다 비쌌고 비행기는 가격은 싼 것도 있긴 있었던 것 같은데 계속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