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세라트 소년 합창단의 공연을 보고 거룩해진(?) 마음으로 수도원을 마저 둘러보았다. 박물관을 구경하고 기념품점에 들러 특산품을 샀다. 오후엔 시체스 해변으로 갔다. 몬세라트도 그렇고 시체스도 처음 들어보는 곳. 시체스에서는 어둑어둑했던 수도원과 대조되는 새파란 하늘과 쨍한 햇살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성당에서는 사진을 찍어도 어두워서 다 흔들리지만 열심히 찍어 본다. 저 촛불도 눈으로 볼 때나, 카메라 작은 디스플레이로 봤을 땐 예뻤는데 컴퓨터로 옮겨서 큰 화면으로 보니까 엉망이다. 검은 마리아 상을 보기 위한 줄은 오후에도 여전히 길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1세기 경 복음서를 기록한 누가가 만든 이 성모상을 베드로가 스페인으로 가져왔다. 그 후 무어족이 이베리아 반도를 침범하자 기독교인들이 ..
몬세라트 수도원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곳이다. 한 나절 밖에 주어지지 않는 가이드 투어라면 더욱 그렇다. 가이드 선생님이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지만 일단 너무 멀고 험한 산타 코바 성당은 비추고 검은 마리아 상을 보려면 다른 곳을 둘러 볼 시간이 없을 것이다. 우리는 어차피 산 정상이 구름에 가려져 있어서 고민하지 않고 산 미구엘 십자가를 보고 와서 몬세라트 소년 합창단의 합창을 보는 일정으로 다녔다. 성당 앞에서 가이드 선생님의 일정 안내를 듣고 출발. 산 미구엘 십자가는 꽤 멀리 보이지만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는다. 산길 하나 뿐이고 가는 사람도, 오는 사람도 많아서 길을 잃을 걱정도 없다. 가이드 선생님의 설명에 의하면 '어, 좀 힘들어지려고 하는데?' 하면 도착한다. 어느 새 멀어진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