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스 해변에는 자매들이 자유롭게 훌렁훌렁했지만 10년 전에 호주 서퍼스 파라다이스 비치에서 본 장면이다. 그보다 덩치와 체모의 양이 추바카만한 어르신이 내 손바닥만한 수영복만 입고 다니시는 모습에 더 놀랐다. 한 쪽으로 (동성애자) 누드 비치가 있다고 하는데 아내와 달리 나는 못 봐서 별로 아쉽지가 않다. 바르셀로나로 돌아와 몬주익 분수쇼를 구경했다. 해변에서 잠시 망중한을 즐기다가 일어섰다. 시체스는 바다와 모래사장뿐 아니라 마을의 골목길도 유럽유럽하고 예뻤다. 뜨거운 코트를 가를 것만 같은 뷰. 말마따나 작은 바다 마을을 보여 주는 골목골목. 날씨가 좀 더 선선할 때 여유있게 놀러 와서 마음 놓고 헤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곳도 카탈루냐인지라 한창 카탈루냐기가 나부낄 때였다. 카탈루냐의 수호성인..
몬세라트 소년 합창단의 공연을 보고 거룩해진(?) 마음으로 수도원을 마저 둘러보았다. 박물관을 구경하고 기념품점에 들러 특산품을 샀다. 오후엔 시체스 해변으로 갔다. 몬세라트도 그렇고 시체스도 처음 들어보는 곳. 시체스에서는 어둑어둑했던 수도원과 대조되는 새파란 하늘과 쨍한 햇살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성당에서는 사진을 찍어도 어두워서 다 흔들리지만 열심히 찍어 본다. 저 촛불도 눈으로 볼 때나, 카메라 작은 디스플레이로 봤을 땐 예뻤는데 컴퓨터로 옮겨서 큰 화면으로 보니까 엉망이다. 검은 마리아 상을 보기 위한 줄은 오후에도 여전히 길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1세기 경 복음서를 기록한 누가가 만든 이 성모상을 베드로가 스페인으로 가져왔다. 그 후 무어족이 이베리아 반도를 침범하자 기독교인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