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는 비가 완전히 그쳐서 예쁜 주황빛 석양에 물드는 파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에펠탑 조명이 다 들어오고 파리의 밤이 다시 시작될 때 우리는 개선문에서 내려와 센 강으로 향했다. 센 강을 순환하는 유람선 바토 무슈를 타고 파리의 밤을 만끽했다. 바토 무슈에는 중국인 광객들이 많았다. 개선문 바로 옆에는 '꺼지지 않는 불'이 있다. 1차 대전 당시 프랑스를 위해 싸운 한 무명 병사의 묘가 있는 자리다. 아무래도 진짜 문은 아니니까 예술적인 장식들을 개선문 전체에서 볼 수 있다. 밝을 때 오히려 잘 보이지 않았던 조각들이 조명을 받고 더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파리에서의 2일째 역시 에펠탑에서 마무리한다. 이왕 이렇게 된 거 1일 1에펠탑으로 해 보려고 했다. 파리에 오자마자 이틀 동안 너무 달려서 ..
베르사유 궁을 나오려고 할 때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출구에서 이도저도 못하고 기다려야 했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잦아들었다. 인간이 만든 아름다움에 한껏 취해 나온 우리 앞에 대자연이 차원이 다른 아름다운 선물을 준비하고 있었다. 무지개, 무지개! 나름 도시 남자라 이렇게 선명한 무지개를 이렇게 가까이서 본 건 처음이었다. 그런데 그것도 쌍 무지개!!!! 시커먼 하늘에 이 무슨 조화람. 또 오랜만에 This is my father's world가 절로 나오는 장면이다. 베르샤유 궁에서 쌍 무지개라니. 무지개라면 어디 가서 지지 않을 정도의 이야기가 생겼다. 무지개도 이런데 오로라는 어떨까? 꼭 한번 보러 가고 싶다. 뜻하지 않은 큰 선물을 받고 파리로 돌아가는 버스에 오른다. 파리로 돌아온..
센 강변을 따라 투어가 진행되었다. 가이드 선생님은 유학생인 것 같았다. 여전히 주황색 전등을 쓰는 가로등이 파리 시내 전체에 들어왔다. 해가 지고는 다행히 비는 더 오지 않았다. 세 명이 오붓하게 걷다가 섰다가 앉았다가 하면서 그냥 파리에 사는 지인을 만나 얘기하는 듯 걸었다. 우리 휴대폰 카메라는 해만 없으면 빛도 많이 번지고 이상해진다. 아이폰 카메라 빛 번짐을 방지하려면 렌즈를 깨끗이 닦으면 된다고 한다 ;; 굉장한 시계와 철문이 인상적인 이곳은 경찰청이라고 한다. 혁명 당시에는 정치범 수용소로 쓰였고 법원으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프랑스 혁명이라면 말마따나 18세기 건물이다. 오래된 게 무조건 좋다는 건 아니지만 우리나라 관공서는 왜 모조리 유리 궁전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알파 6000은 내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