렐루 서점을 끝으로 포르투 여행의 마지막 날 일정이 끝났다. 뭐 딱히 일정을 가지고 움직이지는 않았지만. 아무리 우리 숙소가 역대급 뷰를 자랑했지만 그렇다고 숙소에서 이 밤을 보내기에는 아쉬웠다. 해가 질 때쯤 우리는 도루강으로 다시 나갔다. 보정 없이 요즘 나오는 LG 폰 CF처럼 보라빛으로 물 든 하늘. 포르투는 떠나는 우리에게 질척대지 않고 오다 주운 듯한 선물을 별거 아니라는 듯 쿨하게 주었다. 그래 떠나는 건 우리니까. 다시 올게. Obrigado. 포루투를 떠나는 날 아침엔 비가 왔다. 우버를 타고 시가지 쪽에 있는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우리는 ALSA 버스를 타고 마드리드까지 이동한다. 기차는 유레일이 없는 우리에게는 생각보다 비쌌고 비행기는 가격은 싼 것도 있긴 있었던 것 같은데 계속 집..
줄무늬 마을에서 실컷 사진 찍고 아베이루로 돌아왔다. 아베이루는 흐렸고 비도 살짝 흩뿌렸다. 운하가 뭐 베니스 가본 사람들은 성에 안 찼다지만 햇살이 쨍쨍 났으면 반짝반짝 빛나고 예뻤을 텐데 아쉬웠다. 버스를 기차역까지 가지 않고 한 정거장 앞 아베이루 중심지에서 내렸다. 시내 중심으로 이렇게 물길이 있고 거의 관광객이었지만 활발하게 이용 중인 것도 인상적이었다. 기대를 안 했는데 배를 타면 가이드가 도시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아베이루는 어업으로 번성했고 운하도 원래는 잡은 생선을 운반하기 위한 용도였다고. 어업 외에도 자기, 염전 산업도 발달했다고 한다. 커다란 붉은 건물이 자기 공장. 세라믹을 한국어로 뭐라고 하는지 물었는데 자기가 생각이 안나서 세라믹이라고 해버렸다 ㅋㅋ 한 때는 수천 개의 염전이..
그래도 나름 많은 곳을 다녔는가 보다. 사진을 봐도 어디였는지 이름이 기억이 안 난다 ㅋ 오늘은 포르투의 교외 관광지인 포르투갈의 베니스라고 불리는 아베이루와 줄무늬 마을로 유명한 코스타노바로 간다. 상 벤투 역에서 기차를 타고 아베이루 역으로 간다. 여기도 페냐성과 호카곶처럼 어디부터 아베이루 역과 코스타노바 중에 어디부터 갈지 결정해야 한다. 우리는 코스타노바부터 가기로 했다. 코스타노바로 가는 버스를 타려면 블로그를 보면 뭔가 아베이루 중심까지 가야하는 정보도 있는데 아베이루 역 근처에 뒷골목(?) 같은 곳에 버스 정류장이 있다. 티켓은 버스 타면서 사면 된다. 왕복요금은 3.75유로. 해변도로를 달리고, 작은 해변 관광지를 지나면 도착. 코스타노바는 어촌마을. 해변에 인접한 건물들은 잡은 물고기들..
어젯밤 도루강의 야경을 만나고 포르투와 사랑에 빠졌다. 물론 지금까지 방문한 도시 중에 사랑에 빠지지 않은 곳이 없지만 어제 도루강의 야경은 지금까지와는 뭔가 다른 무엇이었다. 그렇게 사랑에 빠진 도시와 오늘도 데이트에 나선다. 오늘도 날카로운 눈빛과 서라운드 울음소리로 아침을 깨워준 친구들. 사실 과일가게는 거의 매일같이 출근했다. 아침저녁간식으로 신선한 과일을 마음껏 먹고 살았다.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볼량시장으로 향했다. 볼량시장은 19세기 초반부터 열린 시장이다. 원래 부지를 가로지르는 개울이 있었는데 거기서 솟아나는 물방울(bolha)이 시장의 이름이 되었다. 시장은 20세기 초반에 지어진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물로 두 개층에 들어선다. 시장 입구에 유명하다는 집시 부녀. 저 아이가 학교도 안가고..
개미 눈꼽만큼 와인을 마시고(?) 케이블카를 타고 윗 동네로 올라간다. 낮에 포르투 성당에서 골목골목으로 내려왔던 만큼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거다. 애초에 거리에 비해서 가격이 비싸기도 하고 충분히 걸어 올라갈 수 있는 거리이기도 해서 그런지 토요일이었지만 사람이 많이 없었다. 앞에 타는 커플이 한 차 차지하길래 우리도 오붓하게 둘이 탈 수 있겠다 했는데 우리는 바로 뒤에 다른 커플이 와서 넷이 타고 올라갔다. 케이블카의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지면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케이블카 탑승시간은 짧았지만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강의 흐름과 작은 배들 골목골목을 부지런히 걸어다니는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 붉은 지붕이 충분히 돈값을 했다고 생각한다. 케이블카는 짧은 비행(?)을 마치고 도루..
오늘도 느지막이 일어났다. 앞집 지붕의 갈매기들이 오늘도 살벌한 표정으로 아침을 알린다. 점심을 먹으러 블로그에서 찾은 맛집으로 갔다. 막 식당은 아니고 안주같은 게 맛있는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저녁엔 예약없이는 자리를 못잡는 가게라고. 점심을 맛있게 먹고 오늘도 파란 하늘을 자랑하는 포르투를 걸었다. 우리 숙소에서 봤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인 포르투 성당. 12세기에 지어진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으로 이후 몇 번의 증개축을 거쳤다고 한다. 성당도 성당이지만 성당에서 바라보는 시가지 전망이 또 좋았다. 우리 숙소 전망이 제일 좋은 줄 알았는데 여기서 보니 클레리고스 탑도 보이고 붉은 지붕이 더 살아나고 여기도 좋더라. 마침 클래식한 차도 한 대 서있었다. 포르투갈 특유의 타일 바닥에 서 있어서 그런..
아줄레주가 예쁘긴 한데 왜 파란색일까? 옛날에는 파란색을 만들기가 매우 어려웠기 때문에 파란색이 비쌌고 이런 아줄레주로 장식을 한다는 건 그 사람의 부와 지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상 벤투 역을 나와서 주변 동네를 한바퀴 돌아본다. 상 벤투 역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뒤 쪽으로 성당이 하나 보인다. 성당의 이름은 성 일데폰소. 18세기에 지어진 성당으로 앞면의 타일 장식은 1930년대에 더해졌다. 파란색 아줄레주가 더해졌지만 왠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풍기는 것은 막을 수가 없었다. 이런 석조건축물들이 색이 바라지 않으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이런 모습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지만. 어쨌든 이제는 관광객도 많이 찾지 않는 조용한 성당이었다. 왠지 화가 나있는 낙서. 성당 옆으로 제법 번화한 쇼핑가가 있..
리베르다데 광장에서 시청을 지나면 작은 광장이 있고 성 삼위일체 교회가 나온다. 우리는 그 교회도 지나서 장을 보러 간다. 둘째날에는 포르투에 도착하면서 제대로 둘러보지 못 한 상 벤투 기차역으로 간다. 원래는 무슨 시장에 가려고 했는데 그 시장은 문을 닫았었고 근처에 아시안 마켓에 가기로 했다. 포르투는 기분 탓인지 빈 건물들이 많았다. 시장은 실패했지만 가는 길에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많았다. 입마개한 댕댕이. 5개월동안 댕댕이를 수백마리를 봤는데 입마개를 한 녀석은 처음이었다. 아닌게 아니라 유럽에서는 개 목줄을 그냥 풀고 다니는 사람도 많았다. 반려견 문화가 우리보다 성숙한 곳이라 훈련이 잘 된 녀석들만 그렇게 다니는 거겠지만. 집채만한 개들이 공원에서 겅중겅중 뛰어나니는 걸 보고 낯설기도 하고 부..
어제 지난 여행사진 인화한게 택배로 도착했습니다. 다녀온지 한 달이 넘었는데 이제야 ;; 좁은 6평 원룸 한 벽이 넓은 세상으로 가득찼네요. 추억(만) 부자가 된 것 같아 밥 한 숟갈 뜨고 벽 한 번 보고 하고 있습니다. 보고있자니 그저 신기합니다. 한껏 추워진 날씨에 '이불 밖은 위험해'를 시전하고 있는 아내와 수면양말, 깔깔이로 무장하고 오늘도 집 밖으로 나설 생각이 없는 제가 반년 동안 매일같이 새로운 곳에 가고, 새로운 것을 먹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했네요. 여행하면서 '여행작가프로젝트'에 지원을 했었는데 감사하게도 저희 글이 실리게 되었습니다. 책이 어제 출간이 된 듯 해서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46명 중에 2인일 뿐이고, 저희 여행 중에 작은 단편일 뿐이지만 저희 글과 사진이 책이 되어 나..
리스본에서의 일주일, 유럽 첫 도시에서의 일주일이 꿈 같이 지나갔다. 우리는 포르투로 출발. 포르투는 포르투갈 북쪽의 도시로 리스본에서 기차를 타고 3시간 정도 가면 도착한다. 리스본 산타 아폴로니아 역에서 출발. 표는 딱히 예약하지 않았고 현장에서 구매. 아, 물론 2등석 ㅋ 평일 낮 시간이어서 그런지 객실은 한량했다. 3시간 정도를 달리면 캄파냐 역에 도착. 보통 여행자들이 가는 포르투는 상 벤투 역(제일 왼쪽)이다. 우리 기차는 상 벤투 역까지 가지 않아서 캄파냐에서 갈아탔다. 그렇게 상 벤투 역에 도착. 상 벤투 역은 내외부가 모두 아름다운 역인데 짐이 많으므로 다음에 다시 들러보기로 하고 일단 숙소로 갔다. 역에서 5분 거리였던 우리 숙소는 살짝 오르막이긴 했지만 주요 관광지들과 가까운 훌륭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