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유니를 떠나 상파울루로 가기 위해 비행기를 탄다. 밝을 때 보니 더 아담한 우유니 공항의 모습이 우리네 시골 마을 버스 터미널 같다. 날씨도 쾌청하고 지난 이틀 동안 살벌하게 불었던 바람도 잦아들었다. 이 동네는 비행기가 안 뜰 일이 있을까? 비는 오나? 마지막 날, 마지막 시간이 되어서야 이런 게 궁금해진다. 체크인을 하면 공항세를 내야 한다. 현금으로 내야하므로 볼리비아를 떠난다고 현금을 다 쓰면 안된다. 먼저 아마조나스 항공을 타고 산타크루즈 비루비루 공항으로 간다.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에서나 봤던 두 줄짜리 비행기. 막상 타보니 더 불안하고 좋았다. 무사히 비루비루 공항에 착륙하자 모두 기장님과 부기장님에게 박수를 보냈다. 비루비루 공항은 산타크루즈에 있는데 산타크루즈는 하늘에서 봤을 떄 ..
첫날엔 선셋+별빛 투어 오늘은 아침 10시에 출발하는 데이투어. 내일(?)은 선라이즈 투어. 여행사들이 모여있는 이 길은 언제나 투어 차량과 여행자들로 북적인다. 우유니 역 앞 대로에서 만난 지저스? 지저스? 프롤레타리아? 이쯤되면 추측을 포기한다. 첫 목적지는 기차무덤. 이거 만들거라고 일부러 여기까지 폐기차를 가지고 오지는 않았을거고 여기까지 철로가 깔려있었고 열차가 달렸었나보다. 어쨌든 황량한 대지에 말마따나 버려진 기차들의 모습이 뭔가 세기말적인 인상? 쉘든이 왔으면 좋아했을 것 같다 ㅋ 기차무덤에서 한시간 정도 달리면 작은 기념품 가게가 몇 곳 모여있는 곳에 도착한다. 라마 박물관이 있어서 들른 듯 하지만 화장실을 이용할게 아니라면 딱히 볼건 없다. 우리는 왠지 1인당 5볼씩 주고 들어가보았다...
우유니 소금 사막에 도착했다. 포장 도로를 빠르게 달리던 차는 어느새 흙바람을 일으키면서 길도 없는 황무지를 달렸다. 누런 모래는 조금씩 조금씩 하얘지더니 정신을 차려보니 온 세상이 하얀 세상에 도착했다. 먼저 사진부터. 이왕 찍을거 쭈뼛쭈뼛 해봤자 내 손해. 온 몸을 바쳐 촬영에 몰두했다. 아, 그런데 버릴 옷이 아니라면 너무 나를 놓으면 곤란하다. 깨끗하게 잘 놀았다 생각했는데 숙소에 와보니 바지고 상의고 소금이 난리난리였다. 일단은 신혼부부이므로 친한척도 좀 하고 ㅋ 어떤 사람들처럼 막 웨딩드레스에 그런 사진은 아니지만 신혼여행에서 이런 사진을 남길 수 있어서 참 좋은 것 같다. 우리가 돈이 없지 사진이 없냐. 포즈를 취한 사진도 좋지만 지금 보니 이 사진도 마음에 든다. 이런 사진은 좀 지평선을 ..
밤 8시 30분쯤 우유니에 도착했다. 우유니 공항은 누구 블로그에서 본 말마따나 동네 마트만 하다. 짐을 찾는 곳도 일하시는 분들이 직접 날라서 한 곳에 쌓아두면 찾아가는 식이다. 짐을 찾아 공항을 나가는 길에 보건소 같은 곳을 보았다. 다행히 아직 문을 닫지 않았어서 우리 빈대 물린 곳에 약을 얻을 수 있을까 하고 들어가보았다. 일하시는 분은 아쉽게도 영어가 되지 않으셨는데 구글번역기를 돌려가며 증상을 설명하고 언제 어디서 물렸는지, 약은 바르거나 먹었는지, 연고는 어디서 샀는지 등을 알려드렸다. 그리고 꽤 비싼 돈을 주고 약을 받았다. 몇 시간에 한번씩 먹으라고 하고 며칠분을 지어주셨는데 그러면서 약의 수를 몇번이고 세셨다. 그와중에 틀려서 약이 홀수인건 함정. 그래도 약을 얻어서 안도하며 공항을 나..
또 새삼스럽게 볼리비아의 수도에 와 있다는 게 낯설다. 컴패션 통해서 후원하는 아이가 볼리비아 친구. 그러고는 세상에 접점이라고는 없는 나라다. 정확히는 볼리비아에 온 게 아니고 우유니에 온 거라고 할 수 있지만. 어쩄든 라파즈에서 한나절 정도 시간이 있어서 케이블카를 타보려고 아침을 먹고 일찍 나섰다. 라파즈는 산동네와 평지(?)의 빈부격차가 매우 심하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어제도 공항에서 한참을 내려와서야 관공서가 있고 아파트 같은 건물들이 보였다. 그래서 이를 해소시켜보고자 산동네와 평지를 잇는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운행하기 시작했다고. 하지만 요금이 산동네의 저소득층이 이용하기에는 또 너무 비싸서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이 되었다는. 케이블카 타러가는 방법은 어제 숙소 사장님이 친절하게 알려주..
아침 비행기라 새벽부터 일어나 쿠스코 공항으로 갔다. 블로그에서 봐 왔던대로 이곳에서는 무조건 한 시간 전부터 체크인이 가능하다. 진짜인가 싶어서 물었지만 역시나 시간 되서 오라고 한다. 인력이 부족해서 그런 걸까? 어쨌든 커피 한잔 마시면서 기다리다가 체크인 하고 비행기 탑승. 이렇게 페루 땅을 떠난다. 재벌이 아니지만 남미에서는 일단 비행기로만 이동하고 있다. 적어도 쿠스코에서 볼리비아까지는 버스를 이용하려고 했는데 버스를 타고가는 법을 알아보는 중에 뭐가 복잡하기도 하고 아이고 스물네살도 아니고 하면서 비행기를 예약했다. 쿠스코 안녕, 페루 안녕. 쿠스코에서 라파즈까지는 한시간 반정도 걸린다. 볼리비아에 다 온 것은 창밖에 호수가 보이면 알 수 있다. 티티카카 호수. 육로로 이동하는 사람들은 이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