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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감사하고 다행이게도 지난 4개월 동안


남미에서 벼룩에 된통 당한 거 말고는 딱히 몸이 아픈 적이 없었다.


오히려 대륙에서 멀리 떨어져 태평양을 건너 맑은 공기를 마시니까


몸이 더 가뿐해지는 기분이었고 나름 좋은 컨디션으로 여행 중이었다.


삼 시 세끼 잘 먹고 비타민이나 영양제도 이것저것 챙겨 먹어서


체력 쓰레기인 내가 신기할 정도로 뻗지 않고 버텼는데


역시 파리에 도착한 날 억수 같은 비를 맞아서였을까, 


이래저래 아다리(?)가 나서 몸살이 살짝 왔다.


다음 주는 스위스! 더 아프면 안 된다는 생각에 오늘은 늦은 오후까지 숙소에서 쉬었다.





오늘은 딱히 대단한 일정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저녁에 오페라 가르니에 공연 관람만 예약했었다.


그래서 4시가 넘어서 일단 숙소에서 나왔다.




날씨는 (잠깐) 좋았다. 


생드니 개선문 뒤로 보이는 먹구름이 우르르 몰려오고 있었다.






오페라 가르니에 공연은 저녁 8시.


우리는 1일 1에펠을 위해 비르아켐 다리로 갔다.





세상 우중충한 날씨였지만 일단 걸었다.


비도 아직은 부슬부슬 정도여서 이런 것도 파리 갬성이지 하면서 센강변을 걸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다리를 다 건널 때쯤 꽤 많은 비가 왔다갔다 했다.


고가도로 아래로 피했다가 나왔다가 그와중에 사진은 찍겠다고 비를 뚫고 도로를 건너고 ㅋㅋ







작은 양산으로는 어쩔 수 없는 세찬 비가 내려서 


차라리 우산을 접고 나무 아래에서 비를 피했다.


하지만 여기가 마지막.


될 일이 아니다 싶어서 우리는 내렸던 지하철 역으로 되돌아갔다.







근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오페라 역에 내리니 귀신같이 그치는 비와 맑개 갠 하늘  ㅋㅋ


그건 그렇다치고 막상 극장 앞에 도착하니 이제와서 복장이 걱정되었다.


하지만 짐을 줄인다고 이런 데 올 만한 옷은 안 들고 다니는걸 ㅠ


입구에서 직원이 공원 보러 온 거냐고 확인하는 걸 보니 공연 시간이 다 되면 관광객은 다 밖으로 내보내는 듯 했다.






어쨌든 무사히 입장 완료.


극장 안은 세상 화려하다. 공연을 예매해서 내부까지 구경한 건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카메라가 안 따라 줌 ㅋㅋ


렌즈를 좀 닦고 다닐걸 ㅠ 


조명이 막 LED 이런 건 아니어서 어둠침침하긴 하다.







공연에 따라 가격이 다르고 발레나 다른 공연 같은 경우엔 좀 더 비싸다고 한다.


이날 우리는 25유로짜리 예비석(?) 티켓을 샀다. 다른 공연은 같은 가격에 막 소리밖에 안 들리는 그런 자리일 수도 있다고.


공연 시작할 때까지 밖에서 대기하다가 공연 시작할 때까지 오지 않는 관객이 있으면 그 자리로 안내를 해 주고


아니면 그 자리 뒤에 있는 간이 의자에 앉아서 공연을 본다.


아쉽게도 모든 관객들이 다 온듯 했고 우리는 간이 의자로 안내를 받았다.





간이 의자 클라스 ㅋㅋㅋ


평생 이렇게 고급진 의자에 앉아 본 적이 없다 ㅋㅋ


  




천장부터 샤갈의 작품 <꿈의 꽃다발>이 그려져 있다.


규모도 생각보다 커서 2,200석 규모의 관객석과 450명이 동시에 오를 수 있는 대형 무대라고 한다.


어쨌든 영화에서나 볼법한 극장의 규모와 화려함에 넋을 잃었다. 강추!


거기다가 인터미션 끝나고 왠지 원래 자리 주인이 집에 간듯 정식 자리에서 나머지 공연을 보는 행운까지.


(마음대로 앉는 건 아니고 직원이 이러이러하니 앉고 싶으면 앉으라고 안내해 줌.)






공연장뿐 아니라 공연도 매우 훌륭했다.


바리톤 사이먼 킨리사이드의 리사이틀이었는데(누군지 모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악기는 인간의 목소리라는 말에 새삼 공감되었다.


익숙한 노래는 한 곡밖에 없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노래 흠뻑 빠져드는 분위기?


이렇게 오늘도 이래저래 파리 갬성을 충전했다.




<I have a came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