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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31] 종묘 pt.1

안씌 2018. 2. 1. 16:04


그 언젠가 눈이 소복하게 쌓인 종묘의 사진을 봤다.


너무나도 인상 깊은 모습에 언젠가 꼭 가보고 싶었다.


서울로 이사도 했겠다 눈만 와라 벼르고만 있었다.


오후부터 내린 눈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꽤 쌓였다.


그래, 내일이 날이다. 하고 다음날 아침부터 종묘를 찾았다.





입장료나 입장 시간을 알아 보려고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앗. 종묘는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시간제 관람을 하고 있었다.


뭔가 예약을 해야 하나? 했는데 토요일과 매월 마지막 수요일은 자유관람이었다.


마침 내일이 1월의 마지막 수요일인 31일. 이런 타이밍이!


예약이나 시간 걱정할 것 없이 편하게 잠들었다.


나중에 들었는데 평일에 예약해서 오면 한 시간도 채 돌아보지 못한다고 한다.


우리는 열정적인 도슨트 선생님 덕분에 3시간을 넘게 구경했다.



평일 오전인데다 눈도 오고 조용했던 종묘 앞 공원.


종묘의 정문 왼쪽으로 보이는 동상은 독립운동가인 이상재 선생님이다.




일단 입장해서 우리끼리 놀면서 한 바퀴 돌고 시간마다 있는 해설을 들었다.


해설가 선생님께서는 20년 넘게 종묘 안내를 맡고 계시는 분이었다.


젊은 우리도 추운데 일흔이 넘으신 연세로 아주 열정적으로 가이드를 해주셨다.


7,8명의 인원이 모여서 투어가 시작되었다.





다른 궁궐들의 정문과 다르게 종묘의 정문인 외대문의 지붕은 무진각 지붕이다.


무진각 지붕은 지붕이 앞뒤 두 면만 있는 지붕이다.


제를 올리는 곳이라 구조부터 색깔까지 단정하고 깔끔하게 지어졌다.



정문을 통과하면 일자로 이어진 돌길이 나온다.


돌길은 세 갈래로 되어 있는데 가운데 약간 높은 곳이 신주가 들어가는 신향로,


오른쪽이 임금이 들어가는 어로, 왼쪽이 세자가 다니는 세자로다.


신로는 정전까지 직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중간에 방향을 바꾸어 돌아가는데


이는 시각적으로 공간을 넓게 보이게 하고, 정전으로 향하는 마음가짐을 다 잡으라는 의미라고 한다.



신로를 따라가다 보면 왼쪽으로 네모난 호수 가운데 동그란 섬이 보인다.


동그란 섬은 양인 임금을 나타내고 네모난 호수는 음인 신하들을 나타내며


유교와 도교가 가장 중요시하는 음양의 화합을 표현한다.  


원래는 지하수가 샘솟는 곳이라 물도 매우 맑고 잔잔한 곳이었는데


인근 지하철 공사 때문에 지하수가 빠져나가서 다른 곳에서 물을 끌어온다고 한다.


그래서 예전과 달리 물 색도 탁해지고 볼품이 없어졌다고.



재궁 뒤쪽으로 작은 건물이 있는데 공민왕 신당이라고 한다.


이전 왕조의 왕의 신당이 왜 종묘에 있을까?


심지어 공민왕은 고려 왕조의 마지막 왕도 아닌데.


다만 당시 조선의 건국세력은 신돈의 아들인 우왕과 창왕, 그리고 허수아비였던 공양왕을 왕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공민왕 신당의 목적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역성혁명에 따른 개성시민들의 반발심을 누그러뜨리고자 만든 게 아닐까 하는 설이 있다고만 한다.








신로가 꺾이는 곳엔 재궁이 있다.


재궁은 왕이 제를 준비하는 어재실과 세자가 대기하는 세자재실,


대제 전 목욕재계를 하는 어목욕청이 있다.



어재실 안에서 왕의 복장 중 대제 때 입는 대례를 볼 수 있다. 


귀마개와 구슬은 임금으로써 가려 듣고 가려 보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드디어 정전 입장.


정전 동쪽 문으로는 왕과 세자만 들어간다.


길 가운데 정사각형으로 올린 자리가 왕이 대기하는 장소이고,


길 아래 올린 자리는 세자가 대기하는 장소다.




 도슨트 선생님은 여기서 왔던 길을 돌아가셨다.


우리가 제를 올리러 가는 것도 아니고 정전을 구경하러 온 것이라면


정전 신문으로 들어가야 정전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I have a came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