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에서의 마지막 날, 스페인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원래 오자자마자 둘째 날에 하기로 했던 가우디 투어를 바보처럼 날짜를 착각해 다음주로 예약해 버렸고 겨우 변경해서 하게 된 날짜가 마지막 날이다. 그리고 나는 카메라를 깜박하고 가지고 나가지 않았다. 어제처럼 맑은 날씨가 하루만 더 이어졌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게도 오늘같은 날 하늘이 우중충하고 비가 내렸다. 레이알 광장에서 투어 팀이 모였다. 레이알 광장은 람블라스 거리에서 한 골목 들어가면 나오는 광장이다. 이곳에서 투어가 모이고 출발하는 이유는 위 사진의 가로등이 가우디의 첫 작품이기 때문이다. 시에서 주최한 공모전에 가우디가 출품한 이 작품이 대상을 타면서 가우디의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광장을 둘러싼 건물이나 야자수 곳곳의 조각..
휴일이라 도시는 전체적으로 활기가 있었다. 우리는 시위와 행진은 로컬들에게 맡기고 바르셀로나 전경을 한눈에 굽어 볼 수 있는 '벙커'라는 전망대로 갔다. 요즘 핫한 곳이라고 하는데 나는 처음 들어 봤다. 이름만 벙커일 줄 알았는데 진짜 벙커여서 놀랐다. 우리는 지하철 Penitents 역에 내려서 버스를 타고 간다. 가는 방법은 많이 있는데 이 방법이 꽤 괜찮았다. 구엘 공원 근처에 내려서 걸어 올라가기도 하던데 내려가면서 보니까 걸어 올라가기엔 조금 힘들겠더라. 너무 주택가 같은 곳이어서 긴가민가했는데 좀 기다리다 보니 다른 여행자들도 한 무리 와서 함께 버스를 기다렸다. 119번 빨간 벤츠 버스. Penitents 역에서 타면 좋은 게 앉아갈 수 있다. 중간 중간에 많은 사람들이 탔는데 자리도 없고 ..
9월 11일. 카탈루냐의 국경일이다. 독립 찬반 투표를 앞둔 마지막 휴일. 대대적인 시위와 행진이 예고되었다. 온종일 빨강노랑 카탈루냐기가 바르셀로나를 뒤덮었다. 보스턴에서도 타이밍 좋게 독립 기념일 축제를 즐겼었는데 여기는 상황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나름 역사적인 현장을 함께 했다. 먼저 개선문 광장으로 갔다. 개선문에는 무대가 설치되어 있었고 어제 설치되어 있던 부스에서는 다양한 독립 굿즈(?)를 팔고 있었다. 아이들을 위한 페이스 페인팅이나 여러 체험활동도 진행되었다. 독립 IS COMING ㅋㅋ 아직도 에스파냐의 지배하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우리의 3.1.절보다 더 진지하고 의미있는 날일 수도 있겠다. 꽤나 과격해 보이는 사람들도 몇 있었지만 대부분은 가족들, 친구들과 함께 축제를 ..
새파란 하늘 아래 몬주익 성을 최대한 즐기고 어두워질 때 쯤 푸니쿨라를 타고 시내로 내려온다. 숙소로 그냥 들어가기엔 아쉬워 개선문 근처에 있는 시우타데야 공원에서 바르셀로나 시민들의 일상을 함께 즐겼다. 평화로운 초저녁의 공원은 다음날 뜨겁게 달아오른다.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빨강 노랑 카탈루냐기가 선명한 바르셀로나의 인상을 남긴다. 올라올 때처럼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갑니다. 뭔가 젊은이들의 파티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케이블카 내린 건물에 푸니쿨라 역도 있다. 푸니쿨라 역은 2,3호선과 연결된다. 올림픽 스타디움 단지를 너무 그냥 지나쳤나 싶다. 푸니쿨라가 도착했다. 푸니쿨라는 타임 랩스가 민망할 정도로 빨리 도착했다. 갈아타는 게 번거롭긴 하지만 어차피 숙소에 가려면 1호선을 타야 해서 개선문(A..
몬주익 언덕은 해발 213m의 높지 않은 말 그대로 언덕이다. 몬(mont)이 언덕, 주익(juic)은 유대인이라는 뜻이다. 언덕 꼭대기에 있는 몬주익 성은 1640년 농민전쟁 당시 30일만에! 세워진 건물로 1701년부터 4년 동안 이어진 왕위 계승 전쟁 때는 전투 기지로 사용되기도 했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군사적 요충지로서 기능하며 성 전체를 보수하고 수리하여 오늘날의 모습이 되었다. 차양막으로 꽁꽁 싸맨 우리 숙소 테라스. 햇살이 엄청난 하루가 될 것 같다. 빨래가 바스러질 정도로 바짝 잘 말랐다. 어제 비가 와서 아침부터 쨍한 하늘이 밝았다. 이 날씨가 하루만 더 이어졌으면 좋았을 텐데 ㅠ 우리 숙소가 변두리이긴 변두리인가 보다. 거의 종점이어서 지하철에 사람이 없음 ㅋㅋ 다시 찾은 에스파냐 광..
메이저리그와 달리 해외 축구눈 잘 보지 않는다. 네이버 뉴스를 통해 기사 제목만 훑는 정도? 하지만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에서는 꼭 축구를 보고 싶었다. 미국 야구장에서 받았던 느낌이 좋았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축구장은 그보다는 조금 전투적일 테지만. 10만 명의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응원하는 기분은 또 어떤 것일까? 설렘을 안고 캄 노우를 찾았다. 캄 노우(캄프 누)는 스페인 프로축구 리그 FC 바르셀로나의 홈 구장이다. 관중 수용 인원은 98,722명이며 유럽에서 가장 큰 경기장이다(세계에서 11번째, 1위는 북한의 김일성 경기장). 1957년에 완공되어 개장하였고 이후에도 증개축을 계속하여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원래 이름은 에스타디 델 FC 바르셀로나였는데 2000년에 팬들의 요청으로 구장의 별..
시체스 해변에는 자매들이 자유롭게 훌렁훌렁했지만 10년 전에 호주 서퍼스 파라다이스 비치에서 본 장면이다. 그보다 덩치와 체모의 양이 추바카만한 어르신이 내 손바닥만한 수영복만 입고 다니시는 모습에 더 놀랐다. 한 쪽으로 (동성애자) 누드 비치가 있다고 하는데 아내와 달리 나는 못 봐서 별로 아쉽지가 않다. 바르셀로나로 돌아와 몬주익 분수쇼를 구경했다. 해변에서 잠시 망중한을 즐기다가 일어섰다. 시체스는 바다와 모래사장뿐 아니라 마을의 골목길도 유럽유럽하고 예뻤다. 뜨거운 코트를 가를 것만 같은 뷰. 말마따나 작은 바다 마을을 보여 주는 골목골목. 날씨가 좀 더 선선할 때 여유있게 놀러 와서 마음 놓고 헤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곳도 카탈루냐인지라 한창 카탈루냐기가 나부낄 때였다. 카탈루냐의 수호성인..
몬세라트 소년 합창단의 공연을 보고 거룩해진(?) 마음으로 수도원을 마저 둘러보았다. 박물관을 구경하고 기념품점에 들러 특산품을 샀다. 오후엔 시체스 해변으로 갔다. 몬세라트도 그렇고 시체스도 처음 들어보는 곳. 시체스에서는 어둑어둑했던 수도원과 대조되는 새파란 하늘과 쨍한 햇살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성당에서는 사진을 찍어도 어두워서 다 흔들리지만 열심히 찍어 본다. 저 촛불도 눈으로 볼 때나, 카메라 작은 디스플레이로 봤을 땐 예뻤는데 컴퓨터로 옮겨서 큰 화면으로 보니까 엉망이다. 검은 마리아 상을 보기 위한 줄은 오후에도 여전히 길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1세기 경 복음서를 기록한 누가가 만든 이 성모상을 베드로가 스페인으로 가져왔다. 그 후 무어족이 이베리아 반도를 침범하자 기독교인들이 ..
몬세라트 수도원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곳이다. 한 나절 밖에 주어지지 않는 가이드 투어라면 더욱 그렇다. 가이드 선생님이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지만 일단 너무 멀고 험한 산타 코바 성당은 비추고 검은 마리아 상을 보려면 다른 곳을 둘러 볼 시간이 없을 것이다. 우리는 어차피 산 정상이 구름에 가려져 있어서 고민하지 않고 산 미구엘 십자가를 보고 와서 몬세라트 소년 합창단의 합창을 보는 일정으로 다녔다. 성당 앞에서 가이드 선생님의 일정 안내를 듣고 출발. 산 미구엘 십자가는 꽤 멀리 보이지만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는다. 산길 하나 뿐이고 가는 사람도, 오는 사람도 많아서 길을 잃을 걱정도 없다. 가이드 선생님의 설명에 의하면 '어, 좀 힘들어지려고 하는데?' 하면 도착한다. 어느 새 멀어진 수도..
바르셀로나에서의 둘째 날. 바르셀로나 근교 가이드 투어를 신청했다. 목적지는 몬세라트 산의 기암절벽을 배경으로 산 중턱에 위치한 몬세라트 수도원. 검은 성모상과 몬세라트 소년 합창단이 유명하다. 약간 궂은 날씨 속에 투어버스는 출발했다. 대중 교통이 아닌 가이드 투어로 몬세라트에 가면 고속도로 오른편으로 몬세라트 산맥이 장엄하게 이어지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몬세라트는 톱이라는 뜻이다. 톱날처럼 뾰족뾰족한 산맥의 모습도 장관이다. 가우디가 사그리다 파밀리아의 영감을 받았다는 그 형상. 바르셀로나 공항에서도 보일 정도의 높은 산으로 올라가는 길도 꽤 험하다. 산악 열차가 있을 정도로 몬세라트 수도원은 산 정상 거의 바로 아래에 위차한다. 꼭 수도원이 아니더라도 몬세라트산 자체도 훌륭한 자연 경관을 자랑한다..
람블라 거리를 둘러보다가 보케리아 시장으로 갔다. 보스턴에서부터 시작된 시장 사랑은 남미와 유럽을 거쳐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매일 다이어트를 다짐하지만 1분 거리에 시장이 있는 우리는 시장 러버 ㅋㅋ 보케리아 시장은 마드리드의 산 미구엘 시장보다는 덜 했지만 시장이라기보다는 관광지의 느낌이 강했다. 보케리아 시장은 성 요셉 시장(Mercat de Sant Josep)이라고도 불린다. 1840년에 문을 열어 지금은 800여개의 점포가 자리한 굉장히 큰 규모의 재래시장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8시에서 오후 8시 30분까지. 일요일 휴무. 이역만리 코쟁이들은 뭘 먹고 사나 둘러보는 재미도 있고 특별히 관광지여서 그런지 상품 진열도 아기자기하고 깔끔하게 잘 해놔서 구경하는 재미도 크다. 크으. 안 그런 시장..
마드리드에서 바르셀로나까지 약 7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갔다. 바르셀로나는 생각보다 대도시였다. 마드리드와 달리 중심부의 숙소 가격은 살벌해서 약간 변두리, 일반 시민들의 주거지역에 숙소를 잡았다. 버스터미널에서 가장 가까운 개선문Arc de Triomf 역에서 지하철을 탄다. 람블라 거리, 카탈루냐 광장 등 중심가에 숙소가 있다면 여기서 금방 갈 수 있다. 지하철 티켓도 기계에서 쉽게 뽑을 수 있다. 우리는 일단 10회권을 샀다. 우리 숙소는 경기도 어디 신도시 느낌의 동네에 있었다. 3층짜리 아파트의 3층이었다. 호스트는 영어가 통했으나 아랫집에 사는 호스트의 시부모(?)는 스페인어밖에 하지 못했다. 세탁기를 가리키며 '펑시오나funcionar?(작동하니?)' 정도만 물어봤다. 숙소에 도착하니 8시 ..
오늘은 마드리드에서 바르셀로나로 이동하는 날이다. 도시 간 이동일에는 다른 일정을 잡지 않으려고 했는데 마드리드에서 마지막 날은 버스 시간도 넉넉하고 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 레티로 공원을 살짝 돌아봤다. 지금까지 관광관광한 곳만 다녔는데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공원에서 로컬의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다. 레티로 공원은 마드리드의 대표적인 공원이다. 마드리드 지도를 펼치면 눈에 안 띌 수가 없는 둘레가 4킬로미터의 넓은 크기를 자랑한다. 정식 명칭은 부엔 레티로 파크. 굳이 옮기자면 즐거운 휴식 공원? 물론 우리 같은 많은 관광객이 찾기도 하겠지만 많은 마드리드 시민들이 (이른 아침 시간임에도) 산책하고, 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하철 레티로 역과 바로 붙어 있어서 찾아가기도 어렵지 않다. 서쪽의 알폰..
톨레도는 전망도 전망이지만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쉬엄쉬엄 걸어보는 것도 좋다는 감상을 어디에선가 보았다. 우리는 마드리드로 빨리 돌아가야 해서 쉬엄쉬엄까지는 아니었지만 어차피 버스 타러 가는 길이므로 톨레도 시내 구경을 잠깐 했다. 파노라마 장인을 지나 달인이 된 듯한 지인이. 이게 될까 싶었는데 한 컷에 훌륭하게 담아낸다. 이 무뚝뚝한 건물은 Todo por la Patria. 옛 군사학교 건물이고 현재는 박물관으로 쓰인다. 군사학교도 위치했었던 톨레도는 옛날에는 철 가공기술과 이에 따른 무기 제작 산업이 발달했다고 한다. 지금도 골목골목으로 그런 기념품(?) 가게들이 많이 보였다. 기념품 수준을 넘어서는 고급 철 공예품 상점들도 눈에 띄었다. 이제는 다 공산품인지는 모르겠지만 관심 있는 사람들은 ..
마드리드에서의 마지막 날. 또 다른 교외 관광지인 톨레도에 갔다가 마드리드로 돌아와서 저녁에 뮤지컬 라이온 킹까지 보는 오랜만에 빡빡한 일정이다. 가는 방법은 세고비야 갈 때처럼 버스다. 시간이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것도 같다. 버스 터미널에 내려서 바닥의 붉은 선(사진을 왜 안 찍었지?)을 따라가면 나오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참을 올라간다. 톨레도는 왠지 꽤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한 게 정말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에스컬레이터는 톨레토 중심으로 바로 연결된다. 예쁜 빨간색의 귀여운 관광열차(?)도 다닌다. 버스 시간이 남아서 블로그에서 본 산토 토메라는 유명한 제과점을 구경했다. 이 곳의 유명한 성당인 산토 토메 성당과 이름이 같다. 150년이 넘는 제과점이라니 ;; 그 때..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에서 처음으로 한국인 가이드 투어를 했다. 지금까지 뉴욕이나 워싱턴에서 오디오 가이드나 공식 가이드 책자만 이용한 게 후회될 정도로 유익한 경험이었다. 박물관 입구로 가는 길에 있는 고야 동상 앞에서 가이드 선생님을 만났다. 9월도 며칠이 지난 휴가도 방학도 끝난 시기라 그런지 다른 사람은 없이 우리 부부만 있었다. 가이드 선생님과 셋 뿐이라 쑥쑥하고 좋았다. 아, 그런데 미술관 안에서는 사진을 못 찍는다. 그래서 이 블로그를 쓰는 게 굳이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ㅋ 그래도 비싼 돈 주고 들은 가이드니 지금이라도 '프라도 미술관 대표작'이라고 검색해서 기억나는 그림과 설명들을 상기해 본다. 지인이가 읽었다는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라는 책의 표지로 들어간 그림을 발견했다. 역시..
마드리드에서의 셋째 날은 세계 3대 벼룩시장이라는 라스트로 벼룩시장과 이집트에서 가져왔다는 데보드 사원에 가 보았다. 라스트로 벼룩시장은 라 라티나 역에서 내려 조금만 걸어가면 나온다 일요일마다 열리는 시장이라 사람이 매우 많으므로 사람 많은 곳을 따라가면 찾을 수 있다 주말 오후에 슬슬 한 번 둘러보기 좋은 곳이다. 사람은 많지만 그 또한 시장의 매력이니까. 처음에 시작을 잘못 했는지 너무 공산품만 보여서 실망했는데 계속 다니다 보니 골동품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게마다 나름 테마를 갖추고 전문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중고서점. 기념품 판매점. 이 가판이 벼룩시장의 매력을 보여준다. LP판, CD, 스케이트, 카메라, 전화기, 인형, 다리미와 어디다 쓰는지 모르겠는 물건까지 이런 무질서함이라니. 저 가..
시간은 어느덧 늦은 오후가 되었고 우리는 세고비아 대성당으로 들어갔다. 세고비아는 이렇게 볼거리만 찍어도 여유롭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입장료가 저렴한 만큼(3유로) 볼 게 없다는 평도 있으나 웅장한 외형을 봤으니 내부를 안 볼 수 없었다. 마당은 넓었지만 마당 어디에 서도 성당을 한 앵글에 담을 수 없다. 뭔가 특별한 렌즈가 필요할 듯 하다. 대성당의 내부는 외형에 뒤지지 않게 화려했다. 외부와 다르게 전체적인 색감이 하얀 것도 뭔가 더 고급진 인상을 주었다. 성당에 처음 들어서면 역시 거대한 기둥과 거대한 기둥들이 떠받들고 있는 높은 천장에 압도된다. 메인 예배당을 쭉 둘러서서 성인들의 작은 예배당들이 있다. 전체 크기가 큰 만큼 북쪽으로 네 개, 남쪽으로 네 개 총 여덟 개나 있었다. 개신..
알카사르 성 내부를 한 번 둘러보고 전망대로 올라갔다. 포르투에서 클레리고스 전망대는 높다는 걸 알고 오르기 시작해서 그렇게 힘들지 않았는데 알카사르 성 전망대는 오르는 계단이 생각보다 길고 가팔라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헐떡헐떡 힘들게 끝까지 올라갔다. 올라갈 땐 힘들어서 못 찍고 내려갈 때 찍은 영상. 드디어 빛이 보인다. 여기까지 올라와야 볼 수 있는 성의 다른 모습이 있고 세고비야 마을의 전경도 한눈에 들어 온다. 당장 하늘이 너무 파랗고 예뻤다. 대성당과 같은 누런 흙빛의 성벽도 선명한 하늘 색깔과 대비되어 자연스럽게 예쁘다. 계획보다 오랜 시간을 성 내부에서 보낸 우리는 포토 스팟으로 내려간다. 처음 봤던 전망대가 있던 곳의 내리막길로 걸어가다 이런 계단이 나오면 내려간다. 제대로 된 길은 공사..
마드리드 교외의 관광지는 평화로웠다. 넓은 광장엔 사람들이 끊임 없이 오갔다. 운 좋게 광장의 비어 있는 벤치에 앉았다. 세고비아 대성당의 뒷 모습이 잘 보이는 자리였다. 누런 흙색의 대성당은 웅장한 크기임에도 위압감이 든다기 보다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16세기에 후기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이 성당은 고급지고 화려한 장식들로 '대성당 중의 귀부인'이라고 불린다. 유모의 실수로 창문에서 떨어져 죽은 엔리케 2세의 아들의 묘비라고 한다. 크기는 대략 가로 50미터, 세로 105미터. 대성당은 가볍게 스쳐 지나간다. 이 집들도 굉장히 오래 된 집들일텐데 물론 테라스는 새로 한 집들이 몇몇 있지만 그 옛날로 역세권(?) 골목길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그렇게 10분 정도 더 걸으면 알카사르 성이 나온다. 성에..
포르투에서 교외여행에 맛들인 우리는 마드리드에서도 교외로 한번 나가보기로 했다. 마드리드의 유명한 교외 관광지는 세고비아와 톨레도가 있는데 우리는 세고비와 대성당과 디즈니 성 등이 있는 마드리드 북쪽의 세고비아를 선택했다. 바르셀로나도 그렇고 스페인의 지하철은 매우 쾌적했다. 출퇴근 시간에 탈 일은 없었지만.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 달리면 세고비아 터미널에 도착한다. 세고비아 터미널에 도착해서는 수도교, 대성당, 알카사르 등의 목적지에 따라 경로를 정하면 되는데 일정에 여유가 있고 조금 무리하면 다 걸어다닐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알카사르부터 버스 타고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경로도 있다. 우리는 그냥 정방향으로 가기로 하고 일단 중심지로 가는데 그러면 저 멀리서부터 보이는 수도교를 지나칠 수 ..
마드리드 왕궁에서 오전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는 그냥 여기저기 둘러보기로. 마드리드의 웬만한 관광지는 걸어다닐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오늘도 집에서 점심을 먹고 한숨 자고 다시 길을 나선다. 점심으로 먹은 건 비빔국수. 능력자 아내 덕분에 마드리드에서 비빔국수도 먹는다. 꽃할배가 바르셀로나에서 길 찾아가느라 진땀을 빼던데 마드리드의 거리 안내판은 매우 아름답고 독특하게 잘 해놨다. 당장의 효율과 비용대비가치를 생각했다면 어려웠을 일.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마요르 광장 근처에 있는 초코라떼리아 산 히네스. 1894년에 문을 연 초콜렛 맛집(?)이다. 일단 카운터로 가서 주문을 한다. 다른 걸 먹어도 되지만 어차피 관광객들은 핫초콜렛과 6개 츄러스 세트를 먹으므로 1개 달라 2개 달라 말만 하면 된다. 우리는..
마요르 광장에서 나가 산 미구엘 시장으로 가는 길엔 다양한 가게들이 많다. 역사가 오랜 가게도 있고 그냥 간판이나 외관이 예쁜 가게도 있고. 백일섭 할배가 식사를 했던 샴피뇽? 버섯이 그렇게 맛있어 보이던데 ㅋㅋ 다음에 가보는 걸로. 1900년에 문을 연 이발소. 이발소에서 그 꾸덕꾸덕한 크림 발라서 면도 받아보는 게 로망인데 ㅋㅋ 감각적인 벽화가 그려진 바는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그리고 수제 신발가게. 바르셀로나에 유명한 곳이 있다던데 여기도 비슷한 곳이라고 한다. 바르셀로나에서 한 켤레 살 계획이었으나 직접 보니 시부죽 해서 패스. 숙소로 들어가는 길에 있는 마드리드 왕궁에서 아름다운 저녁 노을을 구경했다. 왕궁 앞으로는 오리엔테 광장이라는 작은 공원? 정원?이 있어서 늦은 시간임에도 많은 사람들..
마드리드에서의 첫 날이 밝았다. 당장 어제 문제가 되었던 폰 문제부터 해결하고 오늘도 역시 딱히 일정 없이 일단 돌아다녀보기로 한다. 이제 9월이기도 해서 스페인의 날씨도 딱 좋았다. 그냥 '아, 덥네' 정도의 날씨? 섬뜩하지만 감각적인 초인종과 고즈넉한 골목길을 따라 솔 광장으로 나갔다. 마드리드는 일단 포르투 보다는 훨씬 번화한 곳이고 같은 수도인 리스본보다 대도시 느낌이 강했다. 직원한테 그저께 포르투 보다폰에서 산 심카드가 안된다. 유럽에서 다 된다고 했는데 어제 스페인 들어오니까 안되더라. 하지만 직원은 모름 ㅋ 그 자리에서 바로 심카드를 새로 살 수도 있었지만 우리가 인터넷으로 조금만 더 알아보자 하고 나왔다. 그리고 바로 옆에 있던 환전소에서 환전도 했다. 수수료가 엄청났다. 유럽여행을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