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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데이션>


지금 있는 곳은 정확히 말하면 휴스턴 교외다.


휴스턴이 서울이라면 분당? 같은 곳?


하지만 분당에서 서울과는 달리 대중교통이 없다시피 하다.


J가 수소문 해가며 버스편을 알려주었는데


평일에만 운행하고 오전에는 휴스턴으로 가는 버스, 


오후에는 휴스턴에서 오는 버스만 다니는


한마디로 통근버스 같은 것이었다.


가격도 대중교통이라고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비쌌다.


당장 집에서 버스를 타는 곳까지 걸어서 1시간이 넘게 걸려 ;;


그냥 집 앞에서 우버를 타자.


휴스턴 시내에는 그래도 도시철도가 다니니까 


도시철도의 시점까지만 우버를 타면 되겠다.


그래서 아침 7시에 우버를 예약했다.


너무 이른가? 싶었는데 다행히 점잖은 할아버지가 오셨다.


베트남 참전용사 모자를 쓰고 계셔서


우리 아버지도 베트남에 갔다오셨다고 대화를 열어보았다.


하지만 연세가 있으셔서 그런지 발음이 


(내가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분명하지 않으셔서


그냥저냥 짧은 문답만 하면서 40분 정도를 달렸다.



도시철도 종점이라고 해서 노포동 정도를 생각했는데 내린 곳은 두구동이었다.


거기다 당장 우리 집이 있는 거리에 열 집 정도가 있는데 다 백인가족이고


마트에 가도, 산책을 하러 나가도 9할 이상이 백인이어서 역시 텍사스구나 했었는데


흑인들, 히스패닉들은 다 이 동네에 살고 있는듯 했다 ;;


샌프란시스코도 그렇고 물리적인 경계는 분명히 없을텐데


도심에 가까워질수록, 도심에서 멀어질수록 이런 그라데이션같은 구분이 생기는게 신기할 뿐이다.








<휴스턴 동물원>


사실 오늘은 미닛메이드파크만 가면 된다.


하지만 딱 하루 시내 놀러가는데 좀 아까워서


하루를 길고 알차게 보내려고 새벽부터 집을 나섰던 것이다.


원래는 시티패스를 사려고 했다.


휴스턴 주요 관광지 5군데를 갈 수 있는 입장권인데


나사 우주센터는 멀기도 하고, 어린이들 교육용(?)이라는 후기 떄문에 패스.


어린이 박물관?은 당연히 패스.


수족관? 작년에 추라우미 갔다왔으니까 패스.


일단 동물원에 갔다가 시간을 보고 자연사 박물관에도 가보는 걸로.





도시철도는 역사랄 것도 없고 덩그러니 승하차장만 있다.


샌프란시스코보다 저렴하고 표 사는 것도 간단해서 마음에 든다.





개장 시간 9시에 딱 맞춰서 갔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꽤 많았다. 에버랜드인줄.



1 day pass를 사면 레고 전시장에도 들어갈 수 있고 저 팔찌도 준다고 하길래


남미에 갈 떄 저런 팔찌가 필요하기도 해서 구입했다.


팔찌마다 동물이름이 적혀있고 고르라고 하는데


뒤에 줄 서 있는 사람들 때문에 급하게 아무거나 두개 골랐다.


그런데 예상외로 센스있는 깔맞춤 됨 ㅋ



지인이 동물은 테이퍼. 생전 처음들어보는 이름.


동물원에서 찾았는데 지인이는 대실망 ㅋ


그런데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했다.


[내 사진 아님]


이렇게 보니 귀엽고 괜찮은데 왜? ㅋㅋ






내 동물은 맨드릴.


얘도 동물원에 있긴 있었는데 사진을 제대로 못찍었다.


[내 사진 아님]


아 라피키가 맨드릴이었구나.


그래도 내 동물은 영화에도 나왔었다 ㅋㅋ








코끼리는 목욕중.



왠지 격리되어있는 새끼에게 가고싶어서 어미는 코로 철창을 쿵쿵 두드렸다.










다들 땡볕에 분주하게 움직이는데 그늘에서 쉬고 있는 현명한 녀석.







타조. 느바 파이널을 보다가 한 삼성 광고를 보았는데 찾아보니 나온지 좀 되긴 했지만 근래 보았던 광고중에 가장 신박했다.









그리고 이 녀석들.



굉장한 뿔을 가진 이 녀석들.



안콜레 캐틀, 안콜레 와투시, 혹은 와투시. 우리말로는 큰뿔소라고 불린다고 한다.


 

세상 본적 없던 말마따나 생전 처음 보는 동물이었다.


저 큰 뿔을 퉁퉁 부딪쳐가며 먹이를 먹고 있었다.


그 모습이 당연하지만 너무나도 이국적이라 꽤 오랜시간 지켜보았다.









아침부터 매우 후텁지근한 날씨였는데 화장실이 세상시원했다.


화장실에는 꺠알같은 개그짤들이 붙어 있었다.








그러고보니 코뿔소도 직접 보는건 처음인 것 같다.







이 녀석들은 언제나 다정하다.










날이 덥고 오후가 되니 낮잠중인 녀석들이 많았다.







라마의 다소곳한 뒷발.







홍학홍학홍학홍학홍학홍학홍학홍학









마지막으로 둘러본 레고 전시.


작품마다 몇만 조각의 레고가 들어갔고 제작에 수십일이 걸렸다고 한다.


역시 덕중덕은 양덕.







이 날 날씨예보가 계속 흐림에 번개 표시까지 있어서 걱정했었는데


챙겨온 우산이 무색할 정도로 날씨가 너무 좋고 더웠다.


더 이상 밖에 있다가는 야구장도 가기 전에 녹초가 될 것 같아


일단 자연사박물관으로 피신했다.






<I have a came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