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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603.


새벽에 떠나는 J와 C를 배웅하고


우리는 오후가 되어서야 미적미적 일어났다.


먹고살아야지. 장을 보러 가자.


J와 C는 차가 한대 밖에 없다는 것을 미안해(?)하며


자전거를 남기고 갔었다.


어차피 자전거로 30분 정도 거리에 웬만한게 다 있고


특히 마트는 3,4개가 있을 정도다. 


누비자?라는 훌륭한 대중 자전거 시스템을 갖춘 창원에 살아 자전거를 곧잘타는 지인이와 달리


나는 초등학교 때 배우면서 타보고 탈 일이 없었다.


그래도 나는 내가 자전거를 탈 줄 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처음에 말했지만 J와 C는 엄청 크다.


자전거 안장이 너무 높았다 ㅠ 


멈춰서 내리고 다시 출발하는게 너무 힘들었다 ;;


맨 땅에서는 거의 출발이 안되고 연석에 한 발을 디뎌야 그나마 안정적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여차저차 구글지도로 10분이라는 거리를 30분이 걸려 도착했다.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너무 힘들었다. 특히 왼쪽 손목이 너무 아팠다.


아프려면 양쪽 다 아파야지. 희한하네.


J와 C가 여행갈거라고 남은 음식을 다 먹어서 집에는 거의 있는게 없었다.


내일 또 오면 되는데 꾸역꾸역 별로 급하지 않은 것도 다 담았다.


결국 자전거 바구니, 내 백팩, 지인이 백팩까지 가득 채우고 말았다.


잠금장치를 풀면서 자전거 앞바퀴가 살짝 왼쪽으로 돌아간 것을 발견했다.


자전거가 계속 왼쪽으로 가려고 하니 나는 왼손에 힘을 주고 똑바로 나가려고 하고


30분을 그렇게 달렸으니 왼쪽 손목만 그렇게 아플 수 밖에 없었다.


길바닥에서 어떻게 고쳐야할지도 모르겠고 일단 집에가서 생각하자.


자전거만 운전할 때도 힘들었는데 짐을 그렇게 한거 싣고 잘 갈수가 없었다.


나중에 알게되었지만 자전거 타본지가 오래 돼서 내가 브레이크를 너무 갑자기, 세게 잡고 있었더라.


위태위태하게 가다가 내리막길에서 속도가 엄청 붙었고


저 앞에 마주오는 사람이 보이고 잘 피해갈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자전거 길을 이탈해 나무에 부딪힐 뻔 했는데


겨우 핸들을 돌려 피했지만 빠른 속도에 너무 급하게 돌렸는지 콘트롤을 잃었고


어쩌지 어쩌지 하다가 두 브레이크를 확 잡아버렸다.


지인이는 아직도 그 장면을 찍지 못해서 아쉬워한다.


급정지한 자전거 앞으로 나는 한바퀴 구르며 튀어나가버렸다.


지인이 말로도, 내 생각에도 순간 공중을 난 것 같다.


천만다행으로 다친 곳은 없었다. 긁힌 상처도 없었다.


하지만 마주오고있던 외국인이 봤으면 어쩌지?라는 쪽팔림이 먼저인건 조선사람이라 어쩔 수 없.


중국인인척 해야지. I am China.


다행히 그네들은 아직 멀리 있었고


나는 누덕누덕해진 멘탈을 겨우 부여잡으며 부들부들 떠리는 손으로 핸들을 다시 잡고 집으로 향했다.


이렇게 2시간여의 첫 마트 장보기를 마치고 살아돌아왔다.



지금은 잘타고 다닌다.


아니, 잘타고 다니는 정도가 아니라 재밌게 타고 다닌다.


도로가 잘되어있으니 차나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 없고


땡볕에 돌아다녀도 거의 나무그늘이 있어서 시원하게 달릴 수 있다.


자전거 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