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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어느덧 늦은 오후가 되었고


우리는 세고비아 대성당으로 들어갔다.


세고비아는 이렇게 볼거리만 찍어도 


여유롭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입장료가 저렴한 만큼(3유로) 


볼 게 없다는 평도 있으나 


웅장한 외형을 봤으니 내부를 안 볼 수 없었다.










마당은 넓었지만 마당 어디에 서도

성당을 한 앵글에 담을 수 없다.

뭔가 특별한 렌즈가 필요할 듯 하다.










대성당의 내부는 외형에 뒤지지 않게 화려했다.


외부와 다르게 전체적인 색감이 하얀 것도 


뭔가 더 고급진 인상을 주었다.


성당에 처음 들어서면 역시 거대한 기둥과


거대한 기둥들이 떠받들고 있는 높은 천장에 압도된다.



메인 예배당을 쭉 둘러서서 성인들의 작은 예배당들이 있다.


전체 크기가 큰 만큼 북쪽으로 네 개, 남쪽으로 네 개 총 여덟 개나 있었다.


개신교도인 나는 이해할 수 없는 성인이라는 개념이지만


각각의 예배당(예배당이라고 부르는 게 맞는지도 모르겠다)에는


해당 성인의 초상화, 조각상, 활약(?)을 담은 그림 등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로 전시되어 있다.



그 중 한 예배실.


배경과 대비되는 저퀄의 돼지가 인상 깊었다.











예배실 마다 바닥 타일부터 천장까지 각각 다른 테마(?)로 꾸며져 있어서 


사진 찍는 재미는 있었다.










찬양대 석에는 오래되어 보이는 악보집과 


휘황찬란한 말 그대로 금빛의 오르간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성당에 금빛이라 더욱 화려하고


(제작자의 의도대로) 성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메인 제단인가? 뭘 철창까지 해놨는지 모르겠다.


우리 어릴 적에 예배실 강대상에 올라가면 혼났었는데 


그 연장선인가?


참 한국 교회 어르신들은 엉뚱한 거 많이 가져오셨다.











우리가 깜박한 건 이 나라 사람들의 저녁 식사 시간.


돌아가는 버스를 9시인가로 예매했었는데


식당들은 거의 8시나 8시 30분이 되서야 문을 연다고 한다.


여러 군데 문을 두드리고 나서야


오전에 대성당 올라가는 길에 보이던


저기서 밥 먹으면 전망 좋겠다 하던 곳에서 


겨우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일곱 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지만 저녁 먹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ㅋ




메뉴는 꽃할배도 세고비야에서 먹었다는 그 유명한 코치니요 아사도와


보험용(?) 소고기 스테이크.


코치니요 아사도는 아기 돼지를 통으로 구운 요리인데


저렇게 통으로 한 마리가 아닌 1인분으로 조각 낸 걸 먹을 수도 있다.


맛은 기름지고 좋았다. 살코기가 좀 부족하긴 했지만.










시간이 그래도 여유가 있어서 터미널 가는 길에 수도교 위쪽까지 올라가 보았다.


오전에 밑에서 볼 때도 감탄스러웠지만


올라와서 그 높이를 실감하며 보니 


쌓아올린 돌 더미들이 더욱 경이로웠다.




여덟시가 다 되어서야 세고비야는 붉은 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길었던 하루를 보내고


마드리드로 돌아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I have a came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