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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마드리드에서 바르셀로나로 이동하는 날이다.


도시 간 이동일에는 다른 일정을 잡지 않으려고 했는데


마드리드에서 마지막 날은 버스 시간도 넉넉하고 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 레티로 공원을 살짝 돌아봤다.


지금까지 관광관광한 곳만 다녔는데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공원에서 로컬의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다.








레티로 공원은 마드리드의 대표적인 공원이다.


마드리드 지도를 펼치면 눈에 안 띌 수가 없는 둘레가 4킬로미터의 넓은 크기를 자랑한다.


정식 명칭은 부엔 레티로 파크. 굳이 옮기자면 즐거운 휴식 공원?


물론 우리 같은 많은 관광객이 찾기도 하겠지만 


많은 마드리드 시민들이 (이른 아침 시간임에도) 산책하고, 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하철 레티로 역과 바로 붙어 있어서 찾아가기도 어렵지 않다.






서쪽의 알폰소 12세 대로를 따라 출입문이 여러 개 나 있다.


공원이 크지만 언제라도 부담 없이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넓은 인공호수가 있는데 건너편으로 알폰소 12세 기념비가 있다.


호수가 정말 넓어서 카누를 타시는 분도 있었다.





레티로 공원은 펠리페 2세 때 여왕을 위해 지은 레티로 별궁의 정원이었다.


별궁 건물은 전쟁으로 거의 파괴되었다.


그럼에도 1869년까지 왕족들만 출입할 수 있는 왕가의 여름 별장으로 쓰이다가


마드리드 시에 기증되면서 현재처럼 모든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 역사를 아니까 '즐거운 휴식'이라는 말이 다르게 다가온다.







인상 깊었던 건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많은 사람들.


우리나라나 미국과 다른 점은 팔 할은 개줄을 채우지 않았다는 것.


비교적 사람이 적은 아침 시간이라 그랬던 것 같기도 하지만


송아지만한 강아지들이 겅중겅중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모습이 생경했다.




강아지들은 이 나무와 수풀이 우거진 넓은 공원에서,


놀 것도 많고, 냄새 맡을 것도, 궁금한 것도 많은 자연에서


우리같은 닝겐한테 신경 쓸 겨를이 없는 듯 했다.



아르헨티나 길.


멕시코 길도 있다.


도쿄 우에노 공원에 조선 길이 있는 것과 같은 걸까? 


역사적으로 기념할 만한 업적이라는 걸까?





미로와 같은 공원을 이리저리 다니며 찾은 곳은 크리스탈 궁전.


요즘 흔히 보이는 통유리 건축물과는 또 다른 우아함을 가진 건물이다.


원래는 (식민지였던 필리핀에서 가져온 식물을 구경하는) 식물원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해가 비치면 정말 예쁘다고 한다.


하지만 공사중이어서 아쉽게도 들어가 볼 수가 없었다.





오전 8시 30분. 해가 공원을 비추기 시작한다.


우리는 이제 숙소로 돌아가야 할 시간.




가는 마당에 투척하는 대중교통 정보.


아래가 첫 날 우리를 멘붕에 빠뜨렸던 렌페라는 경전철(?) 티켓이다.


비행기는 모르겠고 버스를 타면 이걸 타고 시내로 들어와야 하는 듯 하다.


지하철과 환승되지 않는다.



아래 빨간 색이 지하철 티켓 10회권.


기계로 쉽게 살 수 있다. 창구 직원들도 모두 영어를 잘 했다.


사용하면 저렇게 날짜가 찍히고 그 갯수를 세서 몇 번 남았는지 알 수 있다.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 남은 식재료를 다 소비하기 위한 먹부림의 흔적들.







새삼 아내느님의 은혜와 솜씨에 놀랍고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잔돈 정리까지 하고



일주일간 머물렀던


해는 들지 않았지만 아늑했던 숙소를 떠난다.



호스트의 요청으로 방명록에도 아내느님 솜씨 발휘.


마드리드 안녕.




<I have a came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