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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패러글라이딩 하는 날.
롤러코스터, 바이킹 등 놀이동산 탈 것들은 더럽게 무서워하면서
집라인이나 패러글라이딩은 항상 해 보고 싶었다.
왜 하필 제일 비싼 스위스에서 첫 경험을 하는가 싶기도 하지만
알래스카에서 생애 첫 생선(?)을 낚은 '도시어부'의 장혁처럼
처음부터 끝판왕을 경험한 건 옳은 선택이었다.
오전 9시 첫 시간을 예약했다. 한나절이면 끝난다고 해서 오후에 어디 다른 곳을 가 보든지 하려고.
인터라켄에서 못 보고 지나칠 수가 없는 그 중앙 풀밭 같은 곳에 모여서 밴을 타고 올라간다.
높은 데서 뛰어내리는 거니까 오랜 시간 꽤 높이 올라간다.
올라가면서 가이드 소개를 하고 누구랑 타고 싶냐고 하는데 당연히 대답하는 사람은 없다.
임의로 짝을 짓고 안전 교육을 한다. 가이드가 다 해 주니까 우리가 딱히 조심할 건 없다.
단 하나, 날기 전 도약을 할 때 정말정말정말 힘차게 빨리 달려야 한다고 몇 번을 강조했다.
2-30분 정도 걸려서 산 정상 넓은 풀밭에 내렸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것만 해도 매우 아름다운 풍경이다.
내 가이드는 하인즈라는 이름의 아저씨였다.
다른 젊은 가이드들보다는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 노련한 선생님이었다.
가이드와 인사를 나누고 준비된 조부터 날기 시작한다.
하인즈는 빨리 뛰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얼마나 빨리? 어디까지? 이런 거 생각하지 말고
진짜 그냥 냅다 뛰다 보면 두 발은 허공을 가르고 있다.
아, 표정 ㅋㅋㅋ 진짜 재밌었나 보다 ㅋㅋㅋ
마을 위로 들어서면 '익스트림하게 해 볼래?' 하고 묻는다.
놀이 기구 탈 때처럼 확 한쪽으로 기울이는데 한 번쯤은 해 볼만 하다.
'한 번 더?' 라고 묻길래 괜찮다고 했다. 하인즈가 '겁쟁이'라고 생각하는 게 들린 건 기분 탓이겠지.
착륙도 이륙할 때와 마찬가지로 땅에 발이 닿으면 신나게 굴러 주면 된다.
비행기도 하늘을 나는 거긴 하지만 이쯤되니 지하철이나 다를 바 없었는데
패러 글라이딩은 정말 상쾌하고 신나는 경험이었다. 진짜 백 번 하고 싶다.
어제는 스위스 밤 거리, 오늘은 스위스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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