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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의 뉴욕/워싱턴D.C. 여행 출발.


무슨 생각이었는지 새벽 3시 버스를 예약했다.


터미널에서 밤샐까 했지만 


그 시간에도 우버가 다닌다고 해서 


2시 좀 넘어서 우버를 타고 터미널에 도착했다.






안그래도 자유로운 영혼이 많은 미국에서 한밤중의 버스터미널은 어떨까 걱정했는데


정문에 보안요원이 아예 지키고 있더라.


24시간 맥도날드도 있고 여차하면 밤을 새도 괜찮을 것 같다.





10년 전 호주에서 버스 탈 때 본 버스커버를 또 보게 되었다.


10년이 지나도 뭥미스러운 디자인 ㅋㅋ










월요일 아침이라 차가 좀 막혔sms지 8시가 다 되어서 뉴욕에 도착했다.


버스 내리는 곳이 숙소와 가까워서 짐을 맡겨놓을 수 있으면 맡겨놓고 돌아다니기로 했다.


숙소에서는 흔쾌히 짐을 보관해주었고(체크인 할 때 보니 아예 우리 방에 넣어놨더라)


로비에서 막 내린 커피 한잔을 마시며 고단한 몸에 카페인을 공급해주었다.


첫 목적지는 뉴욕 미술관. Metropolitan Museum of Art.


뉴요커들은 MET이라고 부르는 듯 하다.


우버를 타고 가면 9시 쯤 도착할 듯 하고


바로 옆에 센트럴 파크에서 미술관이 여는 시간인 10시까지 시간을 보내면 될 듯 하였다.



하지만 뉴욕의 월요일 아침은 무시무시했다.(금요일 저녁은 더한 불지옥이었다.)


9시 30분이 넘어서야 도착해서 센트럴 파크는 못가고 그냥 문 앞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물론 뉴욕미술관 앞의 계단은 미술관만큼이나 꼭 와보고 싶었던 곳이기도 하다.



그래, 내가 가십걸 봤다. Yeah, I said it. It was my guilty pleasure.


4시즌까지 보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 그만뒀는데 어떻게 끝났는지를 들으니 보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구역의 미친년은 나야'라는 대사로 유명한 이 드라마에서


왠지 주인공들이 저 계단에서 자주 회합을 가져서 가십걸 투어도 있을 정도로 유명한 장소.




계단에 앉아서 좀 쉬려고 했는데 관광버스 몇 대가 오더니 사람들을 저글링처럼 내려놓았다.


후다닥 문 앞으로 달려가 맨 앞에 줄을 섰다.










10시에 문이 열리고 1등으로 입장.


뉴욕미술관은 입장료 대신 기부금을 받는다.


정해진 금액은 없는데 권고하는 금액은 성인 25달러.


하지만 권고금액일 뿐 얼마를 내도 쿨하게 티켓을 내준다.















여기는 크다. 정말 크다.


우리는 미술이나 미술사에 문외한이라 그냥 발길 닿는대로 구경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게 사실이고, 가이드 투어 같은 걸 했으면 유익하긴 하겠지만


그냥 백지 상태에서 지나가다 내 마음에 드는 작품 있으면 멈춰서 설명 읽어보고


전문가인척 두 세 걸음 뒤로 물러나 살펴보기도 하면서 놀았다.


자 대고도 선을 제대로 못긋는 똥손인 나에겐


지나가는 돌맹이에 눈코입이라고 새겨놓은 점 네개도 경이로운 작품들이었다.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마음에 드는 작품과 지인이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앗. 메모리카드가 없었다. 


보스턴에서 사진 옮긴다고 빼놨다고 다시 안끼워놓고 온 듯 ㅠ


점심도 먹어야 했고, 오늘 밤새 5시간 버스를 타고 온 후유증이 오는 것 같기도 해서


미술관은 여기까지 둘러보기로 했다.


미술관 바로 앞 노점상에서 핫도그와 치킨 텐더로 점심을 해결하고


센트럴 파크를 좀 걷다가 우버 타고 숙소에 들어가서 체크인하러 들어갔다.























우리 숙소는 City Rooms NYC 라는 곳이었다.


미술관이나 센트럴파크까지는 거리가 좀 있어서 우버를 탔지만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타임스퀘어까지는 걸어갈 수 있을 정도의 거리인 아름다운 위치의 숙소였다.


2층 침대 하나 들어가는 좁은 방에 공용 화장실 및 욕실.


그래도 시설은 깔끔했고 직원도 친절했고 감각있는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숙소였다.


체크인을 하고 한 숨 잤다.


오늘 밤은 길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