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보스턴의 마지막날은 에피소드가 만발하였다. 


7월 30일 오전 도착인 줄 알았던 


지인이 지인분의 비행기는 알고보니 7월 31일 오전 도착. 


우리는 이미 7월 30일 저녁 비행기를 예약해 둔 상태라 


지인이 지인분과 마지막으로 보지도 못하고 집을 떠나게 되었다. 





지인이 지인분의 지인인 대만 여자분에게 집 열쇠를 전해주기로. 찾아간 집 앞에서 


지인이 지인분의 지인인 대만 여자분 대신 지인이 지인분의 지인인 대만 여자분의 남편분에게 열쇠를 전달하였다.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는거야?" 


"ㄴㄴ 페루로 가." 


"WOOOOW! That's AWESOME!!"


다음달에 미국 시민권을 따신다는 남자분의 리액션은 이미 미국인의 그것이었다.


"일 때문에 가는거야?" 


"ㄴㄴ 여행임. 세계일주를 하려고." 


"WOOOOOOOOW!!!"


그렇게 집 열쇠를 무사히 전달하고 우리는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에는 도시철도로 순조롭게 도착했다. 


발권도 무사히 마치고 체크인 시간을 기다리면서 캐리어 짐과 기내에 들고 들어갈 짐을 정리했다. 


그리고 남미의 악명높은 치안부재에서 우리를 기분이나마 안심시켜 줄 캐리어 자물쇠를 채우고 번호키를 돌렸는데 그만 사단이 났다. 


헷갈리지 않도록 모든 자물쇠의 비밀번호를 하나로 통일해서 설정했는데 - 적어도 그랬다고 생각했는데 - 


내가 채운 자물쇠의 비밀번호가 그 번호가 아니었다. 


당연히 그 번호라고 생각했기에 다른 번호를 뭘로 했을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결국 우리는 000부터 하나씩 돌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래도 둘이라 다행인게 100번씩 돌아가면서 돌리니까 크게 힘은 들지 않았지만 짜증이 나고 내가  원망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30여분을 돌리고 돌리는 성용이가 되어 자물쇠와 사투를 벌였다. 


천만다행으로 500번대에서 자물쇠가 열렸다.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듣도보도 못한 번호였다. 


무슨 일이 있었던건지는 여전히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마음 가볍게 비행기에 탈 수 있었다.








먼저 제트블루를 타고 뉴욕으로 간다.



JFK공항에 무사히 도착.







공항 셔틀을 타고 국제선 터미널로 옮겨 LATAM 항공 수속 완료. 


보스턴에서 뉴욕 → 리마 티켓까지 주길래 같은 티켓으로 체크인까지 하는 줄 알았더니 


카운터에서 다시 발권을 받아오라고 한다. 잠깐 헤맴. 




11시 30분 밤 비행기를 타고 리마로.



틈틈이 마추픽추 날씨도 확인했는데 우리 투어가 예정된 화요일에서 목요일 사이에 비를 예보하고 있었다. 


하지만 작년에 오키나와 갈 때도 1주일 전까지 날씨예보가 태풍이다 뭐다 난리난리였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세상 좋은 날씨였고 씐나게 놀다가 태풍이 오는 날 돌아왔었다. 


이런데 있어선 럭키가이인것 같아 일부러 걱정하지는 않았다. 



블로그에서 이런 입국승인서를 작성해야 된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세관신고서만 주었다.




리마에 도착해서 확인해보니 입국승인서는 이제 안받는 것 같았다. 


세관신고서야 신고할 것 없으면 간단한 것이므로 걱정할 일 없을 듯. 


입국심사도 딱히 문답도 없이 도장 쾅쾅.




우리는 과감히 리마를 패스하고 리마공항에서 바로 쿠스코로 날아간다.





페루는(혹은 남미는) 다른 블로그에서 읽었던대로 비행시간 1시간 전이 되어서야 체크인을 할 수 있다. 


체크인 하기 전에 환전을 하고, 커피를 마시고, 기념품가게도 구경했다. 그리고 나는 여자화장실에서 큰 일을 보았다.


으잌? ㅋㅋㅋ


당연한 것이지만 적당한 사진이 없구나. 


배가 아팠던 나는 리마 공항 1층에서부터 화장실을 찾았는데 


화장실마다 모든 칸에 사람이 있었고 기다리는 줄도 있었다. 


그리고 2층 어딘가의 화장실에 갔는데 


나도 많이 급했던지 화장실에 들어가서 주위를 둘러볼 것도 없이 빈 칸이 있길래 들어가서 일을 보았다. 


나와서 손까지 정성스럽게 씻을 때까지도 이상한 걸 몰랐다.


그 때 한 여자 승무원이 들어왔다. 


"어?" 


말 그대로 찰나의 순간. 


그때서야 한쪽 벽에 나란히 설치되어 있어야 할 것들이 없다는 것을 눈치챘다. 


쏘리를 열번도 넘게 외치며 급히 나왔다. 


다행히 여자분은 (익숙한 일인듯?) 침착하게 미소까지 지어주었다. 


근심은 해결했지만 큰 일 날뻔 했다. 


식겁잔치하며 여행하는 동안 정신을 똑띠 차리자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