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4E6] (남미여행) 마추픽추 잉카정글 셋째날 pt.1

투어팀에 에일린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다른 일행이 있어서 그런 것도 있고

딱히 그 전까지는 대화를 하지는 않았는데

저녁을 먹으려고 투어팀이 모였을 때 

우리를 찾아와 말을 건넸다.

'우리 같은 숙소인데 내일 새벽에 같이 출발하지 않을래?'

우리처럼 새벽 4시에는 나가서 줄을 설 생각이어서 숙소에서 만나서 같이 가기로 했다.

마추픽추에 올라가는 첫 차는 5시.  

카를로스의 말에 따르면 사람들이 4시 전부터 줄을 서고 

4시에는 줄을 서야 늦지 않게 마추픽추에 도착할 수 있다고 한다.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4시에 숙소를 나섰다.

이건 뭐 새벽도 아니고 그냥 깜깜한 밤인데 4시에 나갔음에도 엄청난 줄이 이미 서있었다.

첫차 시간은 한시간이 남았는데 ;; 

에일린은 같이 다니던 친구와 같이 가는 줄 알았는데

그 친구는 걸어올라 가기로 해서 벌써 출발했다고 한다.

23살인가? 생각보다 어렸던 이 친구는 이스라엘 아이였다.

그러고보니 태어나서 이스라엘 사람을 직접 본 건 처음이었네.

이후 인스타그램 팔로우도 했는데 막 히브리어로 적혀있어서 신기했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복무를 마치고 대학에 가기 전에 여행중이라고 한다.

군복무라니 ㄷ 그 동네는 살벌하던데 ;;

서서히 날은 밝아오고 5시가 지났는데도 줄이 줄어들지가 않는다.

5시가 첫 차면 줄이 줄어야 되는거 아님? ;;

30여분이 지나서야 버스들이 다니기 시작하고 드디어 앞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버스는 배차간격 없이 오는대로 사람 가득 채워서 출발하고 하는 식이다.

그렇게 얼마쯤 갔을까 에일린에게 전화가 왔다.

심각해진 얼굴로 통화를 마친 에일린이 어쩔 줄 몰라하며 말했다. 

'먼저 걸어올라간 친구가 입구에 도착해서 입장하려고 하는데

국제학생카드가 내거랑 바껴서 들어가지 못하고 있대.

그래서 지금 다시 여기까지 내려온다고 해.

나 지금 숙소에 가서 카드를 가져와야 할 것 같은데 기다려줄래?'

어차피 버스 타려면 그래도 한참 남았으니 기다리는거야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입구까지 갔다가 다시 내려오는 친구가 너무 안됐고 걱정이 되었다.

걸어올라가는거 정말정말 힘들다던데 여기까지 내려왔다가 또 걸어올라간다고? ;;

그렇게 에일린은 카드를 찾으러 숙소로 올라갔다.

그리고 왠지 오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10분이면 올 줄 알았는데 감감 무소식이다.

우리는 그래도 오겠지, 오겠지 하면서 줄이 줄어드는대로 앞으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드디어 버스를 탈 차례가 될 떄가지도 에일린은 오지 않았다.

내가 올라가볼까 하다가 괜히 엇갈리면 더 골치 아파질 것 같아서 버스 두어대를 보낼 때까지 기다려보았다.

결국 내가 찾아보기로 했는데 올라가기 시작하자마자 줄 속에서 에일린을 찾았다.

이 친구는 우리가 서있었던 곳까지 내려왔는데 우리가 안보여서 우리가 가버린 줄 알았다고.

사람이 많기는 했지만 줄이야 한 줄로 서 있고 길이 그렇게 넓은 것도 아니어서

조금만 더 내려왔으면 찾았을건데 ;;

어쨌든 거의 울기 직전인 이스라엘 소녀와 발을 동동 구르던 우리 부부는 

안그래도 분주한 아침을 더 분주하게 만들며 버스를 탈 수 있었다. 

20분정도 버스를 타고 산길을 올라 마추픽추 입구에 내렸다.

버스를 타고 올라가다보면 여기를 어떻게 걸어올라가지 하는 마음이 든다.

젊은이들 ;;

마추픽추 안에는 화장실이 없다고 해서 입구에 들어서기 전에 오른편의 화장실에 들렀다.

유료였다. 1솔이었나?

티켓과 왠지 여권까지 보여주면 도장을 쾅 찍어주고 드디어 입장이다.

마추픽추에 들어가자마자 라마를 만났다.

번호표가 붙어있는걸로 봐서 관리가 되고 있는 듯 하다.

카를로스의 설명중에 난입한 녀석들.

 

퇴장당함 ㅋ

인기쟁이들이다.

에디슨은 내가 싫다.

길쭉길쭉한 녀석들.

라마의 끈질긴 방해에도 까를로스는 열정적으로 유적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30여분 해주었고

이제 우리 투어팀은 마추픽추를 직접 둘러보려 자리에서 일어섰다.

<I have a came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