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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바라본 리스본은 푸른 바다와 붉은 지붕들의 향연이었다.

 

금문교와 닮은 다리도 보였던 것 같다.

 

오후 5시쯤 리스본 공항에 떨어졌다.

 

EU로의 입국심사는 시간은 좀 걸렸지만 딱히 까다롭지 않았다.

 

상 파울루에서 바리바리 출력해갔었던 서류가 무색해졌다. 

 

현금을 뽑고 SIM카드를 사고 하니 6시가 넘었다.

 

우버를 잡아타고 일단 숙소로 갔다.

 

 


 

숙소 문이 잘 안열려서 잠깐 실랑이를 했다.

 

주인이 말해준비밀번호는 맞는것 같은데 문이 열리지 않았다.

 

다행히 같은 건물 다른 층에 사는 분이 나오셔서 열린 문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안에 들어가서 확인하니 비밀번호는 맞는데 문이 '매우' 뻑뻑한거였다.

 

문이 부서질 정도로 세게 밀어야 문이 열렸다.

 

 

들어오느라 고생을 하긴 했지만 숙소는 매우 훌륭했다.

 

매우 넓었고 집주인의 품위있는 취향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었다.

 

삐걱거리는 마루 마저 분위기 있게 들렸다. 유럽병.

 

 

 

 

 

유럽유럽한 조용하고 좁은 골목길에 위치한 우리 숙소.

 

아줄레주로 가득한 건물이 바로 건너편에 있어

 

매일 아침 우리가 포르투갈에 왔음을 알려주었다.

 

  

 

짐을 풀고 하니 8시가 다되가는 시간이었다.

 

마르코가 밤에도 안전하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나갔다.

 

 

 

늦여름이라 해가 8시 넘어까지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거리는 여전히 사람들로 가득했다.

 

휴스턴과 보스턴에서는 반 로컬이었고

 

지난 2주간의 남미 여행은 왠지 전투적이 되어서 여유가 없었는데

 

늦여름 선선한 바람과 어두워져도 활기찬 거리를 걸으니

 

오랜만에 여행자의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의 목표는 여기저기 둘러보는 것보다 일단 저녁을 먹기.

 

신구 할아버지가 가셨던 피노키오에 가보았다.

 

 

 

식전빵은 따로 계산한다. 공짜 아님.

 

가져갈 때 '나 안먹었음' 해야 한다.

 

지금 생각하면 우리나라로 쳐도 비싸고 포르투갈로 치면 매우 비싼 식당이었다.

 

하지만 이미 몸과 마음이 풀려버린데다

 

9시가 다되어가는 시간에 배가 너무 고팠던 우리는 신나게 시켜먹었다.

 

분위기에 취한다는게 이런 걸까?

 

 

 

스프는 꽃게국(?) 맛이어서 정말 맛있게 먹었고

 

볶음밥은 너무 짜서 많이 남겼다.

 

포르투갈이나 스페인의 식당에서는

 

소금 넣지 말아주세요 Sin sal(씬 쌀)이라고 해야 한다. 

 

 

 

 

 

 

저녁을 먹고 나니 완전히 어두워졌다.

 

숙소로 돌아가자.

 

 

 

호시우 광장 쪽은 늦은 밤까지 둠칫둠칫 하다.

 

 

 

 

 

 

 

 

 

신박한 정어리 통조림 가게.

 

동화같은 분위기가 워낙 화려해서 호시우 광장에 가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곳이다.

 

포장에 그 해에 태어난 위인들(?)과 그 해에 일어난 큰 사건들을 적어두었다.

 

자기가 태어난 년도의 통조림을 사는 재미?

 

 

마크 저커버그와 해리 왕자. ㅎㄷㄷ하군.

 

 

지인이는 우리형과 동갑이었다.

 

 

숙소로 가는 길엔 줄지어 기념품 가게와 식당, 바가 있다.

 

기념품 가게에는 타일들이 많다.

 

 

하지만 타일은 예쁜 쓰레기이므로 모자를 하나 업어왔다.

 

저게 성글게 짜여있어서 바람이 불어도 시원하고 날아가지 않아서 좋았다.

 

그리고 다음날 같은 모자를 더 싸게 파는 곳을 발견했다.

 

이것이 여행자의 묘미.



 

 

12시가 다되어가는 시간이지만 문을 연 가게들도 많고

 

다니는 사람들 대부분이 관광객들이라 위험하지 않다.

 

마리화나를 권하는 청년들은 가볍게 무시.

 

 

 

  

 

 

리스본에서의 첫날,

 

그 기분좋은 설렘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