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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카곶이나 신트라로 가려면 일단 기차역으로 가야 한다.


호시우 광장에서 약간 외진 곳으로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호시우 역이 있다.


호카곶이나 신트라로 당일치기로 갔다오는 투어버스도 있었다.


이래저래 길 찾고 시간표 보고 하는게 귀찮으면 투어버스도 좋겠지만


가는 법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블로그도 많고 


당장 돌아오는 차도 제법 늦게까지 있으니까 기차를 추천.






자세한건 기억이 안나지만 여기서 표 한번만 끊으면


하루종일 호카곶, 신트라를 다닐 수 있다.


가격은 두 명이 30유로 정도?


일찍 간다고 갔는데도 9시 30분에 도착했고 줄이 엄청 길었다.


그래도 빨리빨리 빠지니까 조금만 기다리면 됨.


기계가 창구보다는 줄이 짧은 듯 하다.


기계라고 겁먹을게 없는게 옆에 친절한 직원분이 도와주신다.



여유가 있으면 다음 시간 차표를 끊어도 좋다.


차 시간이 여유가 없으면 차에 앉을 자리가 없다 ;;


당장 좌석배치도 막 두 명씩 마주 앉아 가게 되어있어서 어색하고 좋다.


우리는 출발시간이 다 되어서 운좋게 네 자리 모두 빈 자리에 앉았지만


곧 집채만한 외국인 커플과 무릎을 맞대고 기차여행을 즐겼다.







이게 참 어려운 것 같다.


일단 신트라에 내리긴 하는데


신트라와 호카곶 둘 중에 어디부터 볼 지.


자가용을 타고 새벽에 가지 않는 이상 큰 차이는 없을 것 같다.


다만 오전에 호카곶이 그나마 사람이 적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기차를 내려 호카곶으로 가는 버스를 바로 탔다.








호카곶 도착.


안내소 사진이 있어서 일단 말하자면


그 증서?는 안했다.


블로그에서 볼 때는 혹했는데 직접 보니 시부죽해서


굳이 십몇유로를 쓰기엔 좀 아까웠다.



세상의 끝을 알리는 비석.


"여기에서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된다."는


포르투갈 시인 카몽이스의 글로도 유명하다.









내가 지리알못이나 지구과학알못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사실 저 비석이나 유라시아 대륙의 최서단이라는 상징적인 요소를 빼면


해안 자체는 제주도나 오키나와(특히 만좌모)와 비슷했다.









그래도 대서양을 볼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이긴 하다.


한달 전에 보스턴에서 대서양을 처음 만났는데


다시 반대편에서 대서양을 바라보니 뭔가 신박했다.


지금은 또 유라시아대륙의 극동에서 최서단의 사진을 보며 글을 쓰고 있으니 이 또한 신박한 일.
















호카곶을 가볍게 둘러보고 신트라로 가는 버스에 탑승.








신트라에 도착하면 또 결정을 해야 한다.


페냐성만 볼 건지 무어성도 볼 건지.


우리는 당일치기이고 해서 무어성은 스킵했다.


버스를 타고 한참을 올라가면 먼저 무어성 입구에 내리는데


우리는 거기서 내려서 페냐성 티켓을 샀다.


무어성 매표소가 페냐성 매표소에 비해 한적하다는 얘기를 블로그에서 봤었는데 잘한 것 같다.


표를 사고 오르막길을 조금만 올라가면 페냐성 입구가 나오는데


매표소의 줄이 굉장했다 ;;


우리는 밑에서 산 표로 빠르게 입장.













사람 너무 많음 ㅋㅋ


그래도 사진으로 보면서 설마 저럴까 싶었던 알록달록한 성을


진짜 산꼭대기에서 보니까 동화 속 세상에 온 것만 같았다.


물론 우리나 여기 살았던 귀족들에게나 동화지


이 성을 지었을 사람들에게는 Deadliest Catch 였겠지만.






쓸데없이 고퀄인 알 수 없는 취향의 조각장식.



무어성은 이렇게도 볼 수 있다.





나라에서 가끔 페인트칠을 새로 할 정도로 이 성은 인기관광상품이 된 듯 하다.


이 위에서 바라보면 저 아래 평지에 '천한 것'들이 사는 동네가 한 눈에 보인다.


혀를 끌끌 차보면서 잠시나마 귀족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내려올 때는 올라온 길로 내려가도 되지만


식물원같은 공원길로 내려오는 것도 좋다.




이 연못 있는 곳까지 내려와서 밖으로 나가 '올라가는' 버스를 타자.


그럼 자리에 앉아서 편안하게 신트라 마을까지 내려갈 수 있다.



내가 여행 내내 메고 다닌 백팩은 나이키 일본 제품으로


나름 레어템이라서 한국에서는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여기 지구 반대편에서 그것도 외국인이 메고 있는걸 보니 매우 반가웠다.






그렇게 나는 신트라로 내려오는 버스에서 자고


신트라에서 리스본으로 돌아오는 기차에서도 자고


(굴러가는 것만 타면 자는 사람이 있다.)


피곤하게 숙소로 돌아왔다.






<I have a came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