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에서의 마지막 날. 이지만 신나게 늦잠을 자버리고 점심까지 집에서 먹고 일주일동안 널부러졌던 짐을 주워 담아 싸고 느지막히 밖으로 나가보았다. 제로니모스 수도원에 들어가보았다. 그런데 ㅋㅋ 문닫는 시간을 잘못 알아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30분뿐 ㅋㅋ 수도원은 밖에서 보기에도 웅장하고 멋진 건물이었는데 스페인 건축양식이라고 하나? ㅁ자 건물로 중앙에 정원?이 있는. 어쨌든 수도원 내부도 볼게 많았다. 물론 개방되지 않은 곳도 많아서 더 굉장한 곳도 숨어있을 것 같지만 어쨌든 수도원 치고는 쓸데없이 고퀄의 조각들로 장식되어 기둥 하나하나, 타일 하나하나 감탄하며 감상했다. 앞에서 말했듯이 바스코 다 가마의 세계일주를 기념하며 왕이 만들었다는 건축물이다. 우리도 세계일주하고 돌아가는데 뭐 없나? ㅋ ..
호카곶이나 신트라로 가려면 일단 기차역으로 가야 한다. 호시우 광장에서 약간 외진 곳으로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호시우 역이 있다. 호카곶이나 신트라로 당일치기로 갔다오는 투어버스도 있었다. 이래저래 길 찾고 시간표 보고 하는게 귀찮으면 투어버스도 좋겠지만 가는 법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블로그도 많고 당장 돌아오는 차도 제법 늦게까지 있으니까 기차를 추천. 자세한건 기억이 안나지만 여기서 표 한번만 끊으면 하루종일 호카곶, 신트라를 다닐 수 있다. 가격은 두 명이 30유로 정도? 일찍 간다고 갔는데도 9시 30분에 도착했고 줄이 엄청 길었다. 그래도 빨리빨리 빠지니까 조금만 기다리면 됨. 기계가 창구보다는 줄이 짧은 듯 하다. 기계라고 겁먹을게 없는게 옆에 친절한 직원분이 도와주신다. 여유가 있으면 다음 시간..
구입했던 시티투어버스, 트램 등 패키지 상품의 기한이 오늘까지여서 오늘은 하루종일 차만 타고 다니려고 했다. 초록 트램을 타고 역사지구를 한바퀴 돌고 타구스 강을 따라 벨렘지구까지 가는 노선을 한바퀴 돌고 돌아와 뭔지 모르겠지만 올리시포(?) 노선까지 타는 패키지의 본전을 찾기 위한 빽빽한 일정 ㅋ 올리시포 노선은 삭막한 부두와 공사장을 지나다가 왠지 미래적인 도시가 나타나서 당황했는데 알고보니 1998년 리스본 엑스포 행사장을 도는 노선이었다. 막 해상 케이블카도 있고 하던데 미리 알고 갔으면 좋았을 뻔 했다. 우리가 탄 버스가 막차여서 내리지는 못했다. 2층버스는 당장 부산에도 있지만 한번도 안타봤는데 상파울루에서도 그렇고 처음 경험해보는 높이여서 신기했다. 또 우리끼리 다녔으면 못봤을 도시의 구석구..
조르제 성에서 밤 9시 문 닫는 시간이 다 되어서 나왔다. 중심지로 내려왔을 때는 9시가 넘은 시간. 하지만 리스본의 밤은 이제 시작하는 듯 많은 바와 식당이 영업 중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밤을 즐기고 있었다. 우리는 네이버 블로그에서 찾은 맛집인 '치아도'로 갔다. 그 귀한 문어(!)를 튀겨온다. 이후로도 문어를 여러번 먹었었는데 이 집 문어가 제일 맛있었다. 양도 많고 직원들도 친절하고 좋았다. 블로그에서 알려준대로 블로그에 있는 사진만 보여줘도 찰떡같이 알아듣고 음식을 내오신다. 이게 13.5유로. 나는 철판 비프 스테이크. 나도 문어 시킬걸 ㅠ 그래도 일단 방금 구운 고기니까 맛은 있다. 이게 17유로. 생각해보니 꽤 비싸게 먹었었구나. 그래도 다른 나라, 당장 우리나라와 비교해도 저렴한 가격. 포..
리스본에서의 셋째 날. 딱히 계획 없이 트램을 타고 한 바퀴 돌아 보기로 했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교통상황으로 트램에서 중간에 내렸는데 덕분에 평생 리스본 하면 떠오를 이미지를 만들어 줄 전망대를 구경할 수 있었다. 그러고 이왕 언덕을 오른 김에 오늘 상 조르제 성까지 둘러 보기로 한다. 관광객들로 인한 여러가지 피해로 로마, 파리, 바르셀로나 등에서 주민들 사이에 관광객 혐오가 퍼지고 있다는 기사를 읽었었다. 리스본이 예쁘긴 하지만 거기에 동참할 레벨은 아니지 않나 싶은데. 당장 위의 세 도시의 국가들과 달리 관광업이 없으면 크로아티아 선에서 정리될 나라에서 이런걸 보니 기분이 좀 그랬다. 포르타스 두 솔 근처에서 신경 안쓰고 걸으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좁은 계단이 조르제 성으로 가는 길이다. 상..
포르투갈에서의 셋째날 아침이 밝았다. 우리 숙소는 중심지와 적당히 떨어져 있어서 관광하기 좋았고 적당히 골목길이라 조용하고 안전했다. 내부는 오래됐지만 힙스터 호스트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하지만 외부가 낡은 건 어쩔 수 없는 ;; 동네 풍경을 담으면서 길을 나섰다. 다닥다닥 알록달록. 코메리우스 광장에서 빨간 트램을 탄다. 노란 28번 트램이 유명하지만 볼 때마다 사람이 가득 들어차있고 정류장에도 줄을 길게 서 있었다. 당장 노란 트램은 말마따나 진짜 대중교통이고 빨간 트램과 초록 트램은 관광상품이라 다른 투어 상품들과 패키지로 많이 묶여있다. 꼬불꼬불 언덕배기를 열심히 올라가던 트램이 멈췄다. 우리 트램만 멈춘게 아니라 다른 트램, 자동차 할 것 없이 다 멈췄다. 경찰도 오고 아마 저 앞에서 무슨 일이..
LX FACTORY 때문인지 주변 동네도 힙해지는 분위기였다. 우리 나라에서도 (관가에서만) 유행하는 도시재생의 한 예가 되는 곳이다. 투어 버스를 타고 중심지로 돌아간다. 조금만 있으면 어두워질 시간이니까 산타 후스타 엘리베이터를 타고 리스본의 야경을 구경하기로 한다. 하지만 말이 좋아 힙한거지 해만 지면 무서울 것 같다 ;; LX FACTORY가 지도상으로는 시티투어 버스 정류장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였는데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우버를 탔는데 우버도 별 수 없는지 빙빙 돌아서 돈만 들고 ;; 우리가 기찻길 때문에 '저길 못 건너나?' 했었는데 가면서 보니 이렇게 지하도로 기찻길 아래를 통과할 수 있었다. 노란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렸지만 빨간 버스가 세 대 지나가고 나서야..
에그타르트로 달달해진 몸과 마음으로 제로니무스 수도원을 둘러보러 갔다. 제로니무스 수도원은 대중교통 패스? 그거 사면 입장이 무료인데 우리는 다음에 그걸 살거라서 오늘은 밖에서만 보고 언제나 무료 입장인 교회만 들어가보았다. 그러고보면 유럽에서 보는 첫 성당이다. 천장이 높다보니 들어가는 이들은 입장부터 압도당하는 기분이다. 기둥에도, 벽면에도 온갖 조각들이 가득하다. 하나님께 바친다는 생각이었을까, 종교와 권력의 욕심이었을까. 성상파티! 쿠스코의 성당에서 문화컬쳐를 경험한 뒤라 충격은 덜 했지만 여전히 불편한건 사실이다. 이 수도원은 헨리크 왕자와 바스코 다 가마의 세계일주를 기념하기 위해 건축되었다. 그리고 교회 안에는 바스코 다가마의 무덤이 있다. 왠지 인도국기가 꽂혀있다. 잔인한 사람들. 시티투어..
코메르시우 광장의 노란 키오스크에서 다양한 여행상품을 예약할 수 있다. 많은 시티투어버스, 트램, 유람선의 출발지라 광장은 매일같이 붐빈다. 우리도 유람선을 타고 벨렘 지구로 향한다. 벨렘 지구에는 에그타르트가 있고 에그타르트가 있고 에그타르트가 있다. 오늘 우리를 타구스 강을 따라 벨렘 지구로 실어줄 노란 배. 타구스 강을 따라 3,4개 정거장을 거치고 돌아온다. 안에는 간단한 스낵과 음료를 파는 바도 있다. 배가 종점을 떠나자마자 눈에 보이는 것은 4월 25일 다리. 비행기 타고 오면서 본 금문교 닮은 그 다리다. 이름은 4월 25일 혁명을 기념하며 지어졌다. 혁명 전에는 독재자의 이름을 딴 살라자르 다리였다. 윗층엔 자동차들이, 아래층엔 기차가 다닌다. 다리는 지나면 벨렘지구가 보인다. 멀리보이는 ..
전날 정말 오랜만에 날을 넘겨가며 놀아서인지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지 못했다. 유럽여행은 한 도시에 일주일씩 머무는 걸로 일정을 잡아서 분주한 아침에 게으른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점심때가 다 되어서야 일어난 우리의 잠을 깨운 건 바로 옆나라에서 들려온 충격적인 소식. 우리는 2주 후에 바르셀로나에 갈 예정이었다. 우리 일정이 조금만 바꼈어도 저 장소에 우리가 있었을 수도 있었겠다 생각하니 오싹하다. 저 당시에는 오히려 실감이 안났었다. 점심을 먹고 조심스럽게 숙소를 나섰다. 하늘은 무심하게도 새파랗고 광장은 여전히 활기찼다. 코메르시우 광장에는 눈부신 햇살이 쨍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것저것 앞으로의 투어 예약과 필요한 서류들을 출력하고 장도 보고 백화점에 갔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는 백화점이 엘 코르테..
하늘에서 바라본 리스본은 푸른 바다와 붉은 지붕들의 향연이었다. 금문교와 닮은 다리도 보였던 것 같다. 오후 5시쯤 리스본 공항에 떨어졌다. EU로의 입국심사는 시간은 좀 걸렸지만 딱히 까다롭지 않았다. 상 파울루에서 바리바리 출력해갔었던 서류가 무색해졌다. 현금을 뽑고 SIM카드를 사고 하니 6시가 넘었다. 우버를 잡아타고 일단 숙소로 갔다. 숙소 문이 잘 안열려서 잠깐 실랑이를 했다. 주인이 말해준비밀번호는 맞는것 같은데 문이 열리지 않았다. 다행히 같은 건물 다른 층에 사는 분이 나오셔서 열린 문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안에 들어가서 확인하니 비밀번호는 맞는데 문이 '매우' 뻑뻑한거였다. 문이 부서질 정도로 세게 밀어야 문이 열렸다. 들어오느라 고생을 하긴 했지만 숙소는 매우 훌륭했다. 매우 넓었고..
아프리카의 아침. 원주민 북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내가 아프리카에서 눈을 뜨다니. 원래는 막 시내 구경도 하려고 했으나 그냥 푹 쉬고 공항으로 바로 가기로 했다. 수영장도 있는 호텔이었구나. 하지만 이제 우리는 떠나야 함 ㅠ 무함마드 6세 훃에게 땡큐! 하고 호텔을 나섰다. 공항으로 돌아가는 셔틀도 30분마다 있다. 무함메드 5세공항. 코카콜라와 스타벅스의 꼬부랑 글씨가 신기하기만 하다. 한글을 보는 외국인들도 우리처럼 신기하겠지? . 이날도 쫄깃한 경기 끝에 승리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설마 했었는데 ㅋㅋ 카사블랑카에서 리스본까지는 1시간 20분이면 간다. 어제 상파울루를 출발해 이틀 동안 3개 대륙에 발을 딛고 유럽에 입성했다.
상파울루를 살짝 훑어 보고 숙소로 돌아와서 짐을 찾았다. 우버를 기다리며 유럽 입성 전 각종 여행 서류를 확인하고 약속한대로 방명록에 글도 적었다. 상파울루 공항에 도착해 유럽에 들어갈 때 필요할까 싶어 숙소 서류들과 비행기 티켓등을 모두 출력했다. 공항밖으로 나가 길을 건너 락커가 있는 곳에서 출력을 할 수 있다. 우리 비행기는 새벽 5시. 오늘도 공항 노숙이다. 이용할 항공사는 무려 로얄! 모로코 항공. 우리는 리우 데 자네이루로 일단 가서 정비 경유? 라는걸 한다. 카사블랑카까지 가는 사람들은 그대로 타고 있고 리우 데 자네이루에 내리는 사람들이 내리고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카사블랑카까지 가는 사람들이 그 빈자리를 채워서 다시 출발한다. 정비경유중에는 화장실도 못가게 하고 가만히 앉아있으라고 한다...
호스텔의 아침식사는 막 대단하지는 않았지만 깔끔했다. 과일이 바나나밖에 없어서 아쉽기는 했지만. 브라질도 과일이 엄청 쌀 것 같은데. 그 옛날에 브라질 농부가 오렌지 따면서 '따봉' 하던 광고가 생각난다. 따봉을 실제로 들으니 신기하기도 하고 ㅋㅋ 호스텔마다 있는 각국의 방문자들이 남긴 방명록. 위아더 월드. 언젠가 이런 메시지를 쓰기보다 받아보고 싶다. 어제밤에 제대로 둘러보지 못한 숙소. 외관과는 다르게 산뜻하고 쾌적했다. 체크아웃을 하고 우버를 부르고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숙소에는 작은 앞마당이 있었고 철창으로 둘러져있었다. 직원이 헐레벌떡 뛰어나온다. "뭐해?" "우버 기다려." "안에서 기다려." 아마 여행자여서 그렇겠지만 숙소 바로밖에서도 거리에 그렇게 무방비로 서있는건 위험한가보다. ..
오늘 우유니를 떠나 상파울루로 가기 위해 비행기를 탄다. 밝을 때 보니 더 아담한 우유니 공항의 모습이 우리네 시골 마을 버스 터미널 같다. 날씨도 쾌청하고 지난 이틀 동안 살벌하게 불었던 바람도 잦아들었다. 이 동네는 비행기가 안 뜰 일이 있을까? 비는 오나? 마지막 날, 마지막 시간이 되어서야 이런 게 궁금해진다. 체크인을 하면 공항세를 내야 한다. 현금으로 내야하므로 볼리비아를 떠난다고 현금을 다 쓰면 안된다. 먼저 아마조나스 항공을 타고 산타크루즈 비루비루 공항으로 간다.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에서나 봤던 두 줄짜리 비행기. 막상 타보니 더 불안하고 좋았다. 무사히 비루비루 공항에 착륙하자 모두 기장님과 부기장님에게 박수를 보냈다. 비루비루 공항은 산타크루즈에 있는데 산타크루즈는 하늘에서 봤을 떄 ..
우유니 선라이즈 투어는 새벽 4시에 여행사에 출발이다. 3시에 일어나서 준비를 했다. 준비라고 하면 월동 준비다. 사막의 새벽은 너무너무너무 춥다고 한다. 히트텍에 내복을 껴입고 장갑 두 겹에 양말 세 겹을 껴 신고 나갔다. 그런데 날씨가 이모냥이었다. 오늘의 투어팀은 중국인 커플과 한국인 자매 두 분. 다른 블로그들도 그렇고 어제 대만 세모녀도 그렇고 선라이즈 투어가 어마어마하게 춥다고 했었는데 정말 어마어마하게 추움 ;; 가이드는 추위에 이골이 났을까 싶지만 두꺼운 패딩과 포근한 담요까지 챙겨나왔다. 어제처럼 바람이 많이 불어서 반영도 없고 구름도 많이 껴서 일출도 그닥. 그래서 우리는 차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ㅋㅋ 중국인 커플은 사진 촬영에 열정이 있는지 거의 차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고 한국인 자매..
첫날엔 선셋+별빛 투어 오늘은 아침 10시에 출발하는 데이투어. 내일(?)은 선라이즈 투어. 여행사들이 모여있는 이 길은 언제나 투어 차량과 여행자들로 북적인다. 우유니 역 앞 대로에서 만난 지저스? 지저스? 프롤레타리아? 이쯤되면 추측을 포기한다. 첫 목적지는 기차무덤. 이거 만들거라고 일부러 여기까지 폐기차를 가지고 오지는 않았을거고 여기까지 철로가 깔려있었고 열차가 달렸었나보다. 어쨌든 황량한 대지에 말마따나 버려진 기차들의 모습이 뭔가 세기말적인 인상? 쉘든이 왔으면 좋아했을 것 같다 ㅋ 기차무덤에서 한시간 정도 달리면 작은 기념품 가게가 몇 곳 모여있는 곳에 도착한다. 라마 박물관이 있어서 들른 듯 하지만 화장실을 이용할게 아니라면 딱히 볼건 없다. 우리는 왠지 1인당 5볼씩 주고 들어가보았다...
우유니 소금 사막에 도착했다. 포장 도로를 빠르게 달리던 차는 어느새 흙바람을 일으키면서 길도 없는 황무지를 달렸다. 누런 모래는 조금씩 조금씩 하얘지더니 정신을 차려보니 온 세상이 하얀 세상에 도착했다. 먼저 사진부터. 이왕 찍을거 쭈뼛쭈뼛 해봤자 내 손해. 온 몸을 바쳐 촬영에 몰두했다. 아, 그런데 버릴 옷이 아니라면 너무 나를 놓으면 곤란하다. 깨끗하게 잘 놀았다 생각했는데 숙소에 와보니 바지고 상의고 소금이 난리난리였다. 일단은 신혼부부이므로 친한척도 좀 하고 ㅋ 어떤 사람들처럼 막 웨딩드레스에 그런 사진은 아니지만 신혼여행에서 이런 사진을 남길 수 있어서 참 좋은 것 같다. 우리가 돈이 없지 사진이 없냐. 포즈를 취한 사진도 좋지만 지금 보니 이 사진도 마음에 든다. 이런 사진은 좀 지평선을 ..
밤 8시 30분쯤 우유니에 도착했다. 우유니 공항은 누구 블로그에서 본 말마따나 동네 마트만 하다. 짐을 찾는 곳도 일하시는 분들이 직접 날라서 한 곳에 쌓아두면 찾아가는 식이다. 짐을 찾아 공항을 나가는 길에 보건소 같은 곳을 보았다. 다행히 아직 문을 닫지 않았어서 우리 빈대 물린 곳에 약을 얻을 수 있을까 하고 들어가보았다. 일하시는 분은 아쉽게도 영어가 되지 않으셨는데 구글번역기를 돌려가며 증상을 설명하고 언제 어디서 물렸는지, 약은 바르거나 먹었는지, 연고는 어디서 샀는지 등을 알려드렸다. 그리고 꽤 비싼 돈을 주고 약을 받았다. 몇 시간에 한번씩 먹으라고 하고 며칠분을 지어주셨는데 그러면서 약의 수를 몇번이고 세셨다. 그와중에 틀려서 약이 홀수인건 함정. 그래도 약을 얻어서 안도하며 공항을 나..
또 새삼스럽게 볼리비아의 수도에 와 있다는 게 낯설다. 컴패션 통해서 후원하는 아이가 볼리비아 친구. 그러고는 세상에 접점이라고는 없는 나라다. 정확히는 볼리비아에 온 게 아니고 우유니에 온 거라고 할 수 있지만. 어쩄든 라파즈에서 한나절 정도 시간이 있어서 케이블카를 타보려고 아침을 먹고 일찍 나섰다. 라파즈는 산동네와 평지(?)의 빈부격차가 매우 심하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어제도 공항에서 한참을 내려와서야 관공서가 있고 아파트 같은 건물들이 보였다. 그래서 이를 해소시켜보고자 산동네와 평지를 잇는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운행하기 시작했다고. 하지만 요금이 산동네의 저소득층이 이용하기에는 또 너무 비싸서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이 되었다는. 케이블카 타러가는 방법은 어제 숙소 사장님이 친절하게 알려주..
아침 비행기라 새벽부터 일어나 쿠스코 공항으로 갔다. 블로그에서 봐 왔던대로 이곳에서는 무조건 한 시간 전부터 체크인이 가능하다. 진짜인가 싶어서 물었지만 역시나 시간 되서 오라고 한다. 인력이 부족해서 그런 걸까? 어쨌든 커피 한잔 마시면서 기다리다가 체크인 하고 비행기 탑승. 이렇게 페루 땅을 떠난다. 재벌이 아니지만 남미에서는 일단 비행기로만 이동하고 있다. 적어도 쿠스코에서 볼리비아까지는 버스를 이용하려고 했는데 버스를 타고가는 법을 알아보는 중에 뭐가 복잡하기도 하고 아이고 스물네살도 아니고 하면서 비행기를 예약했다. 쿠스코 안녕, 페루 안녕. 쿠스코에서 라파즈까지는 한시간 반정도 걸린다. 볼리비아에 다 온 것은 창밖에 호수가 보이면 알 수 있다. 티티카카 호수. 육로로 이동하는 사람들은 이 호..
쿠스코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은 아침부터 바쁘다. 저번주 금요일에 갔다가 휴일이라 되돌아온 볼리비아 대사관부터 찾아갔다. 볼리비아 비자를 받는것도 쉽지 않았다. 모든 서류를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주민등록번호를 적는 난에 여권번호를 적어서 빠꾸 당했다. 숙소로 되돌아가서 랩탑으로 다시 비자 신청을 했다. 그리고 대사관에 다시 갔는데 이번에는 서류의 하드카피가 없다고 빠꾸당했다. 하드카피를 찾을거면 웹에 업로드는 왜 했는지 ;; 대사관에서 보이는 높은 건물로 가면 지하에 인터넷 카페가 있다. 다른 한국인 두분도 서류에 뭔가 문제가 있는지 씨름중이었다. 업로드했던 서류들을 다 출력을 해서 다시 대사관으로 갔다. 뭐랄까 그 서류들의 사진을 다 찍어놨으면 "볼리비아 비자 받는 법" 해서 포스트를 작성할 수도 ..
ATV투어가 끝나고 돌아온 어제밤도 일이 있었다. 하루종일 흙먼지를 맞고 돌아다니고, 처음 타본 ATV를 운전하느라 온몸에 긴장을 해서 쿠스코에 돌아와서는 국물이 간절히 먹고 싶었다. 한식집에 가도 됐겠지만 한식집은 마지막 날에 가려고 아껴 두었다. 그래서 오며가며 본 일식집 킨타로에 갔다. 가격은 좀 있었지만 분위기도 괜찮고 음식도 맛있었다. 좀 무리인가 싶기도 했지만 우동, 덮밥, 치킨까지 시켜먹고 계산을 하려고 했는데 으잌. 카드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다른 곳이야 다 현금만 받는 줄 알고 있었지만 이런 나름 고급진 곳이 카드를 안받는다니! 당연히 돈이 모자라서 숙소에 있는 달러를 가지고 나와 바꿔야만 했다. 결국 지인이를 식당에 남겨두고 혼자서 숙소까지 걸어가서 달러를 들고 나왔다. 돌아갈때는 택..
이곳은 전기와 수도가 들어오는 게 신기할 정도로 사방이 휑하다. 일하는 사람들의 출퇴근도 일이겠다 싶은 곳. 대도시에서 이래저래 일에 치이다 보면 내가 만나는 사람만이 전부인 세상이 당연해지는데 지구 어디든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엔 또 사람들이 어떻게든 살아간다. 또 인간과 인생의 사소함(?)을 깨닫는다. 댕댕이들과 놀아주면서 잠깐 기다리면 교육을 시작한다. 빨간건 수동이고 파란건 오토매틱이다. 왠지 여자들은 다 오토를 주고 남자들은 다 수동을 주었다. 나도 오토매틱 하고 싶은데. 긴장 속에 출발해 호수 앞에서 웃으며 사진을 찍었지만 저 30분도 안되는 시간에 엄청난 일이 있었다. 세상쫄보인 부부답게 우리는 맨 뒤에서 천천히 가고 있었다. 나도 수동은 처음이라 더듬더듬 나가고 있었는데 앞에 가던 지인이는..
쿠스코 셋째날. 우리 숙소의 조식은 웨이터도 있고 신선한 과일도 많고 매우 훌륭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섰다. 첫번째 목적지는 근처에 있다는 재래시장. 재래시장 가는 길의 공터에서 무슨 행사(의식?)을 하고 있었다. 오전 시간이어서 아직은 부스도 준비중인 곳이 많았고 사람도 많지 않았지만 일단 들어가 보았다. 우리나라의 여느 지역축제처럼 진열된 특산품들을 구경하다가 공터 중앙에서 뭔가 의식이 진행되어서 가보았다. 행사 준비가 더 되고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면 둠칫둠칫할 것 같았지만 오늘은 다른 일정들이 있으므로 자리를 떠서 시장으로 향했다. 알록달록 씐나는 시장 구경. 점심으로 먹을 과일을 약간 구입했다. 왠지 작은 이발소들이 많았다. 당연히 댕댕이도 빠지지 않는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오며가며 봐..
쿠스코에서의 둘째날. 전에 말했듯이 첫 날 묵었던 숙소가 너무 마음에 들어 계속 거기서 지내려고 했으나 마추픽추에서 돌아온 날에만 다행히 방이 있었고 다음날부터는 예약이 가득 차 있었다. 그래서 첫 날에 부랴부랴 다음 숙소를 예약했고 아침에 일어나 짐을 싸고 숙소부터 옮겼다. 두번째 숙소는 여전히 평지에 있고 원래 숙소에서도 멀지 않은 곳. 스페인식 ㅁ자 건물에 중앙정원이 아기자기하니 예쁜 곳이었다. 짐을 풀고 볼리비아 비자를 받으러 갔다. 택시를 타고 10여분 가면 도착한 볼리비아 대사관. 응? 블로그에서 봤을 때는 국기가 걸려있었는데? 역시나 문이 닫혀있다. 혹시나 싶어서 초인종을 누르니 사람이 나오긴 하는데 오늘이 볼리비아 휴일이라 쉬는 날이라고 한다. 이런 것도 알아보지 않고 ㅠ 월요일에 다시 오..
까를로스가 우리를 이끌고 유적내의 주요시설을 둘러보며 열심히 설명해주었다. 하지만 새벽 3시부터 일어나 설친 멘탈에 쏟아지는 영어공세에 내 정신은 아득해져만 갔다. 거기다가 이미 2달이나 지났으니 기억나는 이야기의 파편들은 잉카제국 황제의 여름 궁전으로 쓰였다고 하고, 식량조달을 위해 계단식으로 경작지가 지어졌고, 적군이 공격했을 경우 방어에도 용이한 최고의 요새이기도 했으며, 실제로 스페인이 침략했을 때 외부로 통하는 모든 도로를 끊어서 이곳의 위치를 숨겼었다는 정도? 하지만 실제 시설의 용도와 지어진 시기 등 확실히 밝혀진 것은 하나도 없다고 한다. 카를로스의 알찬 설명이 끝나고 인사하고 헤어진 후 관광객 모드 온. 마추픽추는 진행방향이 한 방향이라 경로를 잘 생각해야 한다. 생각없이 움직이다가 길을..
투어팀에 에일린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다른 일행이 있어서 그런 것도 있고 딱히 그 전까지는 대화를 하지는 않았는데 저녁을 먹으려고 투어팀이 모였을 때 우리를 찾아와 말을 건넸다. '우리 같은 숙소인데 내일 새벽에 같이 출발하지 않을래?' 우리처럼 새벽 4시에는 나가서 줄을 설 생각이어서 숙소에서 만나서 같이 가기로 했다. 마추픽추에 올라가는 첫 차는 5시. 카를로스의 말에 따르면 사람들이 4시 전부터 줄을 서고 4시에는 줄을 서야 늦지 않게 마추픽추에 도착할 수 있다고 한다.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4시에 숙소를 나섰다. 이건 뭐 새벽도 아니고 그냥 깜깜한 밤인데 4시에 나갔음에도 엄청난 줄이 이미 서있었다. 첫차 시간은 한시간이 남았는데 ;; 에일린은 같이 다니던 친구와 같이 가는 줄..
호기롭게 출발. 우리팀원은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우리보다 늦게 출발한 사람들, 마추픽추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을 계속해서 만났다. 한동안은 별다른 풍경이 없다. 날씨는 적당히 덥고 걷기 매우 좋은 날씨였다. 볕이 있었지만 숲속으로 들어가면 나무그늘이 거의 가리고 있어 뜨겁지도 않다. 트레일 이름에 '정글'이 들어있다고 망설일 필요 전혀 없다 ㅋㅋ 옆으로 시원한 개울이 흐르고 눈을 들면 거친 산이 보이고 정글정글한 나무를 지나면 철교가 나온다. 철교를 지나서 또 지루해질 무렵 한 무리의 로컬과 마주친다. 누가 산책을 시키는 것도 아닌데 자기들끼리 줄지어 가는 것도 재밌고 세상 무심하게 우리를 지나쳐가는 시크함에서 동네주민포스를 느낄 수 있었다. 지나는 사람이 많긴 많은지 중간에 카페도 있다. 대단한 근육의 곰..
잉카 정글 둘째날 오전엔 짚라인을 탄다. 내가 세상쫄보이긴 한데 그 두려움과 용기의 경계가 이상한 곳에 있어서 바이킹이나 롤러코스터는 못타면서 짚라인은 재밌을 것 같아 겁도 없이 신청. 다른 예로 스카이 다이빙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번지점프는 죽어도 못할 것 같다. 세상편한 의자가 보여서 잠간 앉았는데 나도 모르게 신선 표정 나옴 ㅋ 안전장구를 착용하고 설명을 듣는다. 오른손에 저 장갑을 끼고 날라가다가 다 도착하면 케이블을 잡아 속도를 줄여서 정지. 짚라인은 총 4번 타고 내려오는데 첫 짚라인을 타려면 산을 꽤 올라야 한다. 공기도 좋고 경치도 좋아서 막 힘들지는 않았다. 선착순이므로 산을 늦게 오르면 첫 짚라인을 탈 때는 좀 기다려야 한다. 두번째부터는 오자마자 타고 가니까 안기다려도 됨. 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