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스 해변에는 자매들이 자유롭게 훌렁훌렁했지만 10년 전에 호주 서퍼스 파라다이스 비치에서 본 장면이다. 그보다 덩치와 체모의 양이 추바카만한 어르신이 내 손바닥만한 수영복만 입고 다니시는 모습에 더 놀랐다. 한 쪽으로 (동성애자) 누드 비치가 있다고 하는데 아내와 달리 나는 못 봐서 별로 아쉽지가 않다. 바르셀로나로 돌아와 몬주익 분수쇼를 구경했다. 해변에서 잠시 망중한을 즐기다가 일어섰다. 시체스는 바다와 모래사장뿐 아니라 마을의 골목길도 유럽유럽하고 예뻤다. 뜨거운 코트를 가를 것만 같은 뷰. 말마따나 작은 바다 마을을 보여 주는 골목골목. 날씨가 좀 더 선선할 때 여유있게 놀러 와서 마음 놓고 헤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곳도 카탈루냐인지라 한창 카탈루냐기가 나부낄 때였다. 카탈루냐의 수호성인..
몬세라트 소년 합창단의 공연을 보고 거룩해진(?) 마음으로 수도원을 마저 둘러보았다. 박물관을 구경하고 기념품점에 들러 특산품을 샀다. 오후엔 시체스 해변으로 갔다. 몬세라트도 그렇고 시체스도 처음 들어보는 곳. 시체스에서는 어둑어둑했던 수도원과 대조되는 새파란 하늘과 쨍한 햇살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성당에서는 사진을 찍어도 어두워서 다 흔들리지만 열심히 찍어 본다. 저 촛불도 눈으로 볼 때나, 카메라 작은 디스플레이로 봤을 땐 예뻤는데 컴퓨터로 옮겨서 큰 화면으로 보니까 엉망이다. 검은 마리아 상을 보기 위한 줄은 오후에도 여전히 길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1세기 경 복음서를 기록한 누가가 만든 이 성모상을 베드로가 스페인으로 가져왔다. 그 후 무어족이 이베리아 반도를 침범하자 기독교인들이 ..
태조 이성계는 개경에서 한양으로 도읍을 옮기기로 결정한 다음, 종묘를 먼저 짓고 궁궐을 그 다음에, 그리고 마지막으로 성벽을 쌓아 도성을 건설한다는 원칙을 정하였다. 이에 따라 1394년 10월에 종묘를 짓기 시작하여 1395년 9월에 완성하였다. 창건 당시에는 종묘를 ‘태묘(太廟)’라 하였다. 태묘가 완성되자 개경에 봉안되어 있던 태조의 조상 4대의 신주를 새로 지은 종묘로 옮겨 모셨다. 종묘의 건립은 유교의 조상 숭배 사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유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혼(魂)과 백(魄)으로 분리되어 혼은 하늘로 올라가고 형체인 백은 땅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당(廟)을 지어 ‘혼’을 모시고 무덤(墓)을 만들어 ‘백’을 모시는 형태로 조상을 숭배하였다. 사당에서는 죽은 조상의 혼이 깃든 ..
그 언젠가 눈이 소복하게 쌓인 종묘의 사진을 봤다. 너무나도 인상 깊은 모습에 언젠가 꼭 가보고 싶었다. 서울로 이사도 했겠다 눈만 와라 벼르고만 있었다. 오후부터 내린 눈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꽤 쌓였다. 그래, 내일이 날이다. 하고 다음날 아침부터 종묘를 찾았다. 입장료나 입장 시간을 알아 보려고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앗. 종묘는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시간제 관람을 하고 있었다. 뭔가 예약을 해야 하나? 했는데 토요일과 매월 마지막 수요일은 자유관람이었다. 마침 내일이 1월의 마지막 수요일인 31일. 이런 타이밍이! 예약이나 시간 걱정할 것 없이 편하게 잠들었다. 나중에 들었는데 평일에 예약해서 오면 한 시간도 채 돌아보지 못한다고 한다. 우리는 열정적인 도슨트 선생님 덕분에 3시간을 넘게 구경..
몬세라트 수도원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곳이다. 한 나절 밖에 주어지지 않는 가이드 투어라면 더욱 그렇다. 가이드 선생님이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지만 일단 너무 멀고 험한 산타 코바 성당은 비추고 검은 마리아 상을 보려면 다른 곳을 둘러 볼 시간이 없을 것이다. 우리는 어차피 산 정상이 구름에 가려져 있어서 고민하지 않고 산 미구엘 십자가를 보고 와서 몬세라트 소년 합창단의 합창을 보는 일정으로 다녔다. 성당 앞에서 가이드 선생님의 일정 안내를 듣고 출발. 산 미구엘 십자가는 꽤 멀리 보이지만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는다. 산길 하나 뿐이고 가는 사람도, 오는 사람도 많아서 길을 잃을 걱정도 없다. 가이드 선생님의 설명에 의하면 '어, 좀 힘들어지려고 하는데?' 하면 도착한다. 어느 새 멀어진 수도..
바르셀로나에서의 둘째 날. 바르셀로나 근교 가이드 투어를 신청했다. 목적지는 몬세라트 산의 기암절벽을 배경으로 산 중턱에 위치한 몬세라트 수도원. 검은 성모상과 몬세라트 소년 합창단이 유명하다. 약간 궂은 날씨 속에 투어버스는 출발했다. 대중 교통이 아닌 가이드 투어로 몬세라트에 가면 고속도로 오른편으로 몬세라트 산맥이 장엄하게 이어지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몬세라트는 톱이라는 뜻이다. 톱날처럼 뾰족뾰족한 산맥의 모습도 장관이다. 가우디가 사그리다 파밀리아의 영감을 받았다는 그 형상. 바르셀로나 공항에서도 보일 정도의 높은 산으로 올라가는 길도 꽤 험하다. 산악 열차가 있을 정도로 몬세라트 수도원은 산 정상 거의 바로 아래에 위차한다. 꼭 수도원이 아니더라도 몬세라트산 자체도 훌륭한 자연 경관을 자랑한다..
람블라 거리를 둘러보다가 보케리아 시장으로 갔다. 보스턴에서부터 시작된 시장 사랑은 남미와 유럽을 거쳐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매일 다이어트를 다짐하지만 1분 거리에 시장이 있는 우리는 시장 러버 ㅋㅋ 보케리아 시장은 마드리드의 산 미구엘 시장보다는 덜 했지만 시장이라기보다는 관광지의 느낌이 강했다. 보케리아 시장은 성 요셉 시장(Mercat de Sant Josep)이라고도 불린다. 1840년에 문을 열어 지금은 800여개의 점포가 자리한 굉장히 큰 규모의 재래시장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8시에서 오후 8시 30분까지. 일요일 휴무. 이역만리 코쟁이들은 뭘 먹고 사나 둘러보는 재미도 있고 특별히 관광지여서 그런지 상품 진열도 아기자기하고 깔끔하게 잘 해놔서 구경하는 재미도 크다. 크으. 안 그런 시장..
마드리드에서 바르셀로나까지 약 7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갔다. 바르셀로나는 생각보다 대도시였다. 마드리드와 달리 중심부의 숙소 가격은 살벌해서 약간 변두리, 일반 시민들의 주거지역에 숙소를 잡았다. 버스터미널에서 가장 가까운 개선문Arc de Triomf 역에서 지하철을 탄다. 람블라 거리, 카탈루냐 광장 등 중심가에 숙소가 있다면 여기서 금방 갈 수 있다. 지하철 티켓도 기계에서 쉽게 뽑을 수 있다. 우리는 일단 10회권을 샀다. 우리 숙소는 경기도 어디 신도시 느낌의 동네에 있었다. 3층짜리 아파트의 3층이었다. 호스트는 영어가 통했으나 아랫집에 사는 호스트의 시부모(?)는 스페인어밖에 하지 못했다. 세탁기를 가리키며 '펑시오나funcionar?(작동하니?)' 정도만 물어봤다. 숙소에 도착하니 8시 ..
오늘은 마드리드에서 바르셀로나로 이동하는 날이다. 도시 간 이동일에는 다른 일정을 잡지 않으려고 했는데 마드리드에서 마지막 날은 버스 시간도 넉넉하고 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 레티로 공원을 살짝 돌아봤다. 지금까지 관광관광한 곳만 다녔는데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공원에서 로컬의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다. 레티로 공원은 마드리드의 대표적인 공원이다. 마드리드 지도를 펼치면 눈에 안 띌 수가 없는 둘레가 4킬로미터의 넓은 크기를 자랑한다. 정식 명칭은 부엔 레티로 파크. 굳이 옮기자면 즐거운 휴식 공원? 물론 우리 같은 많은 관광객이 찾기도 하겠지만 많은 마드리드 시민들이 (이른 아침 시간임에도) 산책하고, 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하철 레티로 역과 바로 붙어 있어서 찾아가기도 어렵지 않다. 서쪽의 알폰..
톨레도는 전망도 전망이지만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쉬엄쉬엄 걸어보는 것도 좋다는 감상을 어디에선가 보았다. 우리는 마드리드로 빨리 돌아가야 해서 쉬엄쉬엄까지는 아니었지만 어차피 버스 타러 가는 길이므로 톨레도 시내 구경을 잠깐 했다. 파노라마 장인을 지나 달인이 된 듯한 지인이. 이게 될까 싶었는데 한 컷에 훌륭하게 담아낸다. 이 무뚝뚝한 건물은 Todo por la Patria. 옛 군사학교 건물이고 현재는 박물관으로 쓰인다. 군사학교도 위치했었던 톨레도는 옛날에는 철 가공기술과 이에 따른 무기 제작 산업이 발달했다고 한다. 지금도 골목골목으로 그런 기념품(?) 가게들이 많이 보였다. 기념품 수준을 넘어서는 고급 철 공예품 상점들도 눈에 띄었다. 이제는 다 공산품인지는 모르겠지만 관심 있는 사람들은 ..
마드리드에서의 마지막 날. 또 다른 교외 관광지인 톨레도에 갔다가 마드리드로 돌아와서 저녁에 뮤지컬 라이온 킹까지 보는 오랜만에 빡빡한 일정이다. 가는 방법은 세고비야 갈 때처럼 버스다. 시간이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것도 같다. 버스 터미널에 내려서 바닥의 붉은 선(사진을 왜 안 찍었지?)을 따라가면 나오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참을 올라간다. 톨레도는 왠지 꽤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한 게 정말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에스컬레이터는 톨레토 중심으로 바로 연결된다. 예쁜 빨간색의 귀여운 관광열차(?)도 다닌다. 버스 시간이 남아서 블로그에서 본 산토 토메라는 유명한 제과점을 구경했다. 이 곳의 유명한 성당인 산토 토메 성당과 이름이 같다. 150년이 넘는 제과점이라니 ;; 그 때..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에서 처음으로 한국인 가이드 투어를 했다. 지금까지 뉴욕이나 워싱턴에서 오디오 가이드나 공식 가이드 책자만 이용한 게 후회될 정도로 유익한 경험이었다. 박물관 입구로 가는 길에 있는 고야 동상 앞에서 가이드 선생님을 만났다. 9월도 며칠이 지난 휴가도 방학도 끝난 시기라 그런지 다른 사람은 없이 우리 부부만 있었다. 가이드 선생님과 셋 뿐이라 쑥쑥하고 좋았다. 아, 그런데 미술관 안에서는 사진을 못 찍는다. 그래서 이 블로그를 쓰는 게 굳이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ㅋ 그래도 비싼 돈 주고 들은 가이드니 지금이라도 '프라도 미술관 대표작'이라고 검색해서 기억나는 그림과 설명들을 상기해 본다. 지인이가 읽었다는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라는 책의 표지로 들어간 그림을 발견했다. 역시..
마드리드에서의 셋째 날은 세계 3대 벼룩시장이라는 라스트로 벼룩시장과 이집트에서 가져왔다는 데보드 사원에 가 보았다. 라스트로 벼룩시장은 라 라티나 역에서 내려 조금만 걸어가면 나온다 일요일마다 열리는 시장이라 사람이 매우 많으므로 사람 많은 곳을 따라가면 찾을 수 있다 주말 오후에 슬슬 한 번 둘러보기 좋은 곳이다. 사람은 많지만 그 또한 시장의 매력이니까. 처음에 시작을 잘못 했는지 너무 공산품만 보여서 실망했는데 계속 다니다 보니 골동품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게마다 나름 테마를 갖추고 전문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중고서점. 기념품 판매점. 이 가판이 벼룩시장의 매력을 보여준다. LP판, CD, 스케이트, 카메라, 전화기, 인형, 다리미와 어디다 쓰는지 모르겠는 물건까지 이런 무질서함이라니. 저 가..
시간은 어느덧 늦은 오후가 되었고 우리는 세고비아 대성당으로 들어갔다. 세고비아는 이렇게 볼거리만 찍어도 여유롭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입장료가 저렴한 만큼(3유로) 볼 게 없다는 평도 있으나 웅장한 외형을 봤으니 내부를 안 볼 수 없었다. 마당은 넓었지만 마당 어디에 서도 성당을 한 앵글에 담을 수 없다. 뭔가 특별한 렌즈가 필요할 듯 하다. 대성당의 내부는 외형에 뒤지지 않게 화려했다. 외부와 다르게 전체적인 색감이 하얀 것도 뭔가 더 고급진 인상을 주었다. 성당에 처음 들어서면 역시 거대한 기둥과 거대한 기둥들이 떠받들고 있는 높은 천장에 압도된다. 메인 예배당을 쭉 둘러서서 성인들의 작은 예배당들이 있다. 전체 크기가 큰 만큼 북쪽으로 네 개, 남쪽으로 네 개 총 여덟 개나 있었다. 개신..
알카사르 성 내부를 한 번 둘러보고 전망대로 올라갔다. 포르투에서 클레리고스 전망대는 높다는 걸 알고 오르기 시작해서 그렇게 힘들지 않았는데 알카사르 성 전망대는 오르는 계단이 생각보다 길고 가팔라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헐떡헐떡 힘들게 끝까지 올라갔다. 올라갈 땐 힘들어서 못 찍고 내려갈 때 찍은 영상. 드디어 빛이 보인다. 여기까지 올라와야 볼 수 있는 성의 다른 모습이 있고 세고비야 마을의 전경도 한눈에 들어 온다. 당장 하늘이 너무 파랗고 예뻤다. 대성당과 같은 누런 흙빛의 성벽도 선명한 하늘 색깔과 대비되어 자연스럽게 예쁘다. 계획보다 오랜 시간을 성 내부에서 보낸 우리는 포토 스팟으로 내려간다. 처음 봤던 전망대가 있던 곳의 내리막길로 걸어가다 이런 계단이 나오면 내려간다. 제대로 된 길은 공사..
마드리드 교외의 관광지는 평화로웠다. 넓은 광장엔 사람들이 끊임 없이 오갔다. 운 좋게 광장의 비어 있는 벤치에 앉았다. 세고비아 대성당의 뒷 모습이 잘 보이는 자리였다. 누런 흙색의 대성당은 웅장한 크기임에도 위압감이 든다기 보다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16세기에 후기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이 성당은 고급지고 화려한 장식들로 '대성당 중의 귀부인'이라고 불린다. 유모의 실수로 창문에서 떨어져 죽은 엔리케 2세의 아들의 묘비라고 한다. 크기는 대략 가로 50미터, 세로 105미터. 대성당은 가볍게 스쳐 지나간다. 이 집들도 굉장히 오래 된 집들일텐데 물론 테라스는 새로 한 집들이 몇몇 있지만 그 옛날로 역세권(?) 골목길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그렇게 10분 정도 더 걸으면 알카사르 성이 나온다. 성에..
포르투에서 교외여행에 맛들인 우리는 마드리드에서도 교외로 한번 나가보기로 했다. 마드리드의 유명한 교외 관광지는 세고비아와 톨레도가 있는데 우리는 세고비와 대성당과 디즈니 성 등이 있는 마드리드 북쪽의 세고비아를 선택했다. 바르셀로나도 그렇고 스페인의 지하철은 매우 쾌적했다. 출퇴근 시간에 탈 일은 없었지만.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 달리면 세고비아 터미널에 도착한다. 세고비아 터미널에 도착해서는 수도교, 대성당, 알카사르 등의 목적지에 따라 경로를 정하면 되는데 일정에 여유가 있고 조금 무리하면 다 걸어다닐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알카사르부터 버스 타고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경로도 있다. 우리는 그냥 정방향으로 가기로 하고 일단 중심지로 가는데 그러면 저 멀리서부터 보이는 수도교를 지나칠 수 ..
마드리드 왕궁에서 오전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는 그냥 여기저기 둘러보기로. 마드리드의 웬만한 관광지는 걸어다닐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오늘도 집에서 점심을 먹고 한숨 자고 다시 길을 나선다. 점심으로 먹은 건 비빔국수. 능력자 아내 덕분에 마드리드에서 비빔국수도 먹는다. 꽃할배가 바르셀로나에서 길 찾아가느라 진땀을 빼던데 마드리드의 거리 안내판은 매우 아름답고 독특하게 잘 해놨다. 당장의 효율과 비용대비가치를 생각했다면 어려웠을 일.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마요르 광장 근처에 있는 초코라떼리아 산 히네스. 1894년에 문을 연 초콜렛 맛집(?)이다. 일단 카운터로 가서 주문을 한다. 다른 걸 먹어도 되지만 어차피 관광객들은 핫초콜렛과 6개 츄러스 세트를 먹으므로 1개 달라 2개 달라 말만 하면 된다. 우리는..
마요르 광장에서 나가 산 미구엘 시장으로 가는 길엔 다양한 가게들이 많다. 역사가 오랜 가게도 있고 그냥 간판이나 외관이 예쁜 가게도 있고. 백일섭 할배가 식사를 했던 샴피뇽? 버섯이 그렇게 맛있어 보이던데 ㅋㅋ 다음에 가보는 걸로. 1900년에 문을 연 이발소. 이발소에서 그 꾸덕꾸덕한 크림 발라서 면도 받아보는 게 로망인데 ㅋㅋ 감각적인 벽화가 그려진 바는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그리고 수제 신발가게. 바르셀로나에 유명한 곳이 있다던데 여기도 비슷한 곳이라고 한다. 바르셀로나에서 한 켤레 살 계획이었으나 직접 보니 시부죽 해서 패스. 숙소로 들어가는 길에 있는 마드리드 왕궁에서 아름다운 저녁 노을을 구경했다. 왕궁 앞으로는 오리엔테 광장이라는 작은 공원? 정원?이 있어서 늦은 시간임에도 많은 사람들..
마드리드에서의 첫 날이 밝았다. 당장 어제 문제가 되었던 폰 문제부터 해결하고 오늘도 역시 딱히 일정 없이 일단 돌아다녀보기로 한다. 이제 9월이기도 해서 스페인의 날씨도 딱 좋았다. 그냥 '아, 덥네' 정도의 날씨? 섬뜩하지만 감각적인 초인종과 고즈넉한 골목길을 따라 솔 광장으로 나갔다. 마드리드는 일단 포르투 보다는 훨씬 번화한 곳이고 같은 수도인 리스본보다 대도시 느낌이 강했다. 직원한테 그저께 포르투 보다폰에서 산 심카드가 안된다. 유럽에서 다 된다고 했는데 어제 스페인 들어오니까 안되더라. 하지만 직원은 모름 ㅋ 그 자리에서 바로 심카드를 새로 살 수도 있었지만 우리가 인터넷으로 조금만 더 알아보자 하고 나왔다. 그리고 바로 옆에 있던 환전소에서 환전도 했다. 수수료가 엄청났다. 유럽여행을 그래..
렐루 서점을 끝으로 포르투 여행의 마지막 날 일정이 끝났다. 뭐 딱히 일정을 가지고 움직이지는 않았지만. 아무리 우리 숙소가 역대급 뷰를 자랑했지만 그렇다고 숙소에서 이 밤을 보내기에는 아쉬웠다. 해가 질 때쯤 우리는 도루강으로 다시 나갔다. 보정 없이 요즘 나오는 LG 폰 CF처럼 보라빛으로 물 든 하늘. 포르투는 떠나는 우리에게 질척대지 않고 오다 주운 듯한 선물을 별거 아니라는 듯 쿨하게 주었다. 그래 떠나는 건 우리니까. 다시 올게. Obrigado. 포루투를 떠나는 날 아침엔 비가 왔다. 우버를 타고 시가지 쪽에 있는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우리는 ALSA 버스를 타고 마드리드까지 이동한다. 기차는 유레일이 없는 우리에게는 생각보다 비쌌고 비행기는 가격은 싼 것도 있긴 있었던 것 같은데 계속 집..
줄무늬 마을에서 실컷 사진 찍고 아베이루로 돌아왔다. 아베이루는 흐렸고 비도 살짝 흩뿌렸다. 운하가 뭐 베니스 가본 사람들은 성에 안 찼다지만 햇살이 쨍쨍 났으면 반짝반짝 빛나고 예뻤을 텐데 아쉬웠다. 버스를 기차역까지 가지 않고 한 정거장 앞 아베이루 중심지에서 내렸다. 시내 중심으로 이렇게 물길이 있고 거의 관광객이었지만 활발하게 이용 중인 것도 인상적이었다. 기대를 안 했는데 배를 타면 가이드가 도시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아베이루는 어업으로 번성했고 운하도 원래는 잡은 생선을 운반하기 위한 용도였다고. 어업 외에도 자기, 염전 산업도 발달했다고 한다. 커다란 붉은 건물이 자기 공장. 세라믹을 한국어로 뭐라고 하는지 물었는데 자기가 생각이 안나서 세라믹이라고 해버렸다 ㅋㅋ 한 때는 수천 개의 염전이..
그래도 나름 많은 곳을 다녔는가 보다. 사진을 봐도 어디였는지 이름이 기억이 안 난다 ㅋ 오늘은 포르투의 교외 관광지인 포르투갈의 베니스라고 불리는 아베이루와 줄무늬 마을로 유명한 코스타노바로 간다. 상 벤투 역에서 기차를 타고 아베이루 역으로 간다. 여기도 페냐성과 호카곶처럼 어디부터 아베이루 역과 코스타노바 중에 어디부터 갈지 결정해야 한다. 우리는 코스타노바부터 가기로 했다. 코스타노바로 가는 버스를 타려면 블로그를 보면 뭔가 아베이루 중심까지 가야하는 정보도 있는데 아베이루 역 근처에 뒷골목(?) 같은 곳에 버스 정류장이 있다. 티켓은 버스 타면서 사면 된다. 왕복요금은 3.75유로. 해변도로를 달리고, 작은 해변 관광지를 지나면 도착. 코스타노바는 어촌마을. 해변에 인접한 건물들은 잡은 물고기들..
어젯밤 도루강의 야경을 만나고 포르투와 사랑에 빠졌다. 물론 지금까지 방문한 도시 중에 사랑에 빠지지 않은 곳이 없지만 어제 도루강의 야경은 지금까지와는 뭔가 다른 무엇이었다. 그렇게 사랑에 빠진 도시와 오늘도 데이트에 나선다. 오늘도 날카로운 눈빛과 서라운드 울음소리로 아침을 깨워준 친구들. 사실 과일가게는 거의 매일같이 출근했다. 아침저녁간식으로 신선한 과일을 마음껏 먹고 살았다.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볼량시장으로 향했다. 볼량시장은 19세기 초반부터 열린 시장이다. 원래 부지를 가로지르는 개울이 있었는데 거기서 솟아나는 물방울(bolha)이 시장의 이름이 되었다. 시장은 20세기 초반에 지어진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물로 두 개층에 들어선다. 시장 입구에 유명하다는 집시 부녀. 저 아이가 학교도 안가고..
개미 눈꼽만큼 와인을 마시고(?) 케이블카를 타고 윗 동네로 올라간다. 낮에 포르투 성당에서 골목골목으로 내려왔던 만큼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거다. 애초에 거리에 비해서 가격이 비싸기도 하고 충분히 걸어 올라갈 수 있는 거리이기도 해서 그런지 토요일이었지만 사람이 많이 없었다. 앞에 타는 커플이 한 차 차지하길래 우리도 오붓하게 둘이 탈 수 있겠다 했는데 우리는 바로 뒤에 다른 커플이 와서 넷이 타고 올라갔다. 케이블카의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지면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케이블카 탑승시간은 짧았지만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강의 흐름과 작은 배들 골목골목을 부지런히 걸어다니는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 붉은 지붕이 충분히 돈값을 했다고 생각한다. 케이블카는 짧은 비행(?)을 마치고 도루..
오늘도 느지막이 일어났다. 앞집 지붕의 갈매기들이 오늘도 살벌한 표정으로 아침을 알린다. 점심을 먹으러 블로그에서 찾은 맛집으로 갔다. 막 식당은 아니고 안주같은 게 맛있는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저녁엔 예약없이는 자리를 못잡는 가게라고. 점심을 맛있게 먹고 오늘도 파란 하늘을 자랑하는 포르투를 걸었다. 우리 숙소에서 봤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인 포르투 성당. 12세기에 지어진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으로 이후 몇 번의 증개축을 거쳤다고 한다. 성당도 성당이지만 성당에서 바라보는 시가지 전망이 또 좋았다. 우리 숙소 전망이 제일 좋은 줄 알았는데 여기서 보니 클레리고스 탑도 보이고 붉은 지붕이 더 살아나고 여기도 좋더라. 마침 클래식한 차도 한 대 서있었다. 포르투갈 특유의 타일 바닥에 서 있어서 그런..
아줄레주가 예쁘긴 한데 왜 파란색일까? 옛날에는 파란색을 만들기가 매우 어려웠기 때문에 파란색이 비쌌고 이런 아줄레주로 장식을 한다는 건 그 사람의 부와 지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상 벤투 역을 나와서 주변 동네를 한바퀴 돌아본다. 상 벤투 역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뒤 쪽으로 성당이 하나 보인다. 성당의 이름은 성 일데폰소. 18세기에 지어진 성당으로 앞면의 타일 장식은 1930년대에 더해졌다. 파란색 아줄레주가 더해졌지만 왠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풍기는 것은 막을 수가 없었다. 이런 석조건축물들이 색이 바라지 않으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이런 모습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지만. 어쨌든 이제는 관광객도 많이 찾지 않는 조용한 성당이었다. 왠지 화가 나있는 낙서. 성당 옆으로 제법 번화한 쇼핑가가 있..
리베르다데 광장에서 시청을 지나면 작은 광장이 있고 성 삼위일체 교회가 나온다. 우리는 그 교회도 지나서 장을 보러 간다. 둘째날에는 포르투에 도착하면서 제대로 둘러보지 못 한 상 벤투 기차역으로 간다. 원래는 무슨 시장에 가려고 했는데 그 시장은 문을 닫았었고 근처에 아시안 마켓에 가기로 했다. 포르투는 기분 탓인지 빈 건물들이 많았다. 시장은 실패했지만 가는 길에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많았다. 입마개한 댕댕이. 5개월동안 댕댕이를 수백마리를 봤는데 입마개를 한 녀석은 처음이었다. 아닌게 아니라 유럽에서는 개 목줄을 그냥 풀고 다니는 사람도 많았다. 반려견 문화가 우리보다 성숙한 곳이라 훈련이 잘 된 녀석들만 그렇게 다니는 거겠지만. 집채만한 개들이 공원에서 겅중겅중 뛰어나니는 걸 보고 낯설기도 하고 부..
어제 지난 여행사진 인화한게 택배로 도착했습니다. 다녀온지 한 달이 넘었는데 이제야 ;; 좁은 6평 원룸 한 벽이 넓은 세상으로 가득찼네요. 추억(만) 부자가 된 것 같아 밥 한 숟갈 뜨고 벽 한 번 보고 하고 있습니다. 보고있자니 그저 신기합니다. 한껏 추워진 날씨에 '이불 밖은 위험해'를 시전하고 있는 아내와 수면양말, 깔깔이로 무장하고 오늘도 집 밖으로 나설 생각이 없는 제가 반년 동안 매일같이 새로운 곳에 가고, 새로운 것을 먹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했네요. 여행하면서 '여행작가프로젝트'에 지원을 했었는데 감사하게도 저희 글이 실리게 되었습니다. 책이 어제 출간이 된 듯 해서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46명 중에 2인일 뿐이고, 저희 여행 중에 작은 단편일 뿐이지만 저희 글과 사진이 책이 되어 나..
리스본에서의 일주일, 유럽 첫 도시에서의 일주일이 꿈 같이 지나갔다. 우리는 포르투로 출발. 포르투는 포르투갈 북쪽의 도시로 리스본에서 기차를 타고 3시간 정도 가면 도착한다. 리스본 산타 아폴로니아 역에서 출발. 표는 딱히 예약하지 않았고 현장에서 구매. 아, 물론 2등석 ㅋ 평일 낮 시간이어서 그런지 객실은 한량했다. 3시간 정도를 달리면 캄파냐 역에 도착. 보통 여행자들이 가는 포르투는 상 벤투 역(제일 왼쪽)이다. 우리 기차는 상 벤투 역까지 가지 않아서 캄파냐에서 갈아탔다. 그렇게 상 벤투 역에 도착. 상 벤투 역은 내외부가 모두 아름다운 역인데 짐이 많으므로 다음에 다시 들러보기로 하고 일단 숙소로 갔다. 역에서 5분 거리였던 우리 숙소는 살짝 오르막이긴 했지만 주요 관광지들과 가까운 훌륭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