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에스칼라 게스트 하우스의 아침식사. 이 다음 숙소가 그래도 호텔이라는 이름이 붙고 막 웨이터도 있던 곳이었는데 거기보다도 식사는 더 좋았었다. 오렌지 주스도 매일 바로 옆에서 생과일을 갈아서 주시고 계란후라이도 주셨다. 커피가 안보여서 커피가 있는지 물어보니 바로 한잔 직접 내려 주신다. 오늘부터 2박 3일간 정글트래킹인데 덕분에 든든하게 배를 채웠다. 어제 저녁에 숙소가 너무 마음에 들어 쿠스코에 있는동안 여기서 계속 지낼 수 있는지 물어보았는데 아쉽게도 주말에는 예약이 꽉 차 있었다. 그래서 정글트래킹 돌아오는 날만 다시 예약을 했다. 2박 3일동안 우리 짐도 맡아주시기로 하셔서 몸도 가볍게 떠날 수 있었다. 7시 30분쯤에 여행사 앞에서 밴을 탔다. 밴을 가득가득 채워 13명(?) 되는 인원으로..
역시 마추픽추를 찾는 사람이 많은지 리마 공항에도 페루레일 티켓창구가 있었다. 우리도 원래는 쿠스코에서 바로 기차타고 마추픽추로 가려고 했었는데 어쩌다보니 2박3일짜리 잉카정글 트레일로 계획을 바꾸었다. 마추픽추행 기차를 운영하는 페루레일과 잉카레일 티켓창구는 쿠스코의 아르마스 광장에도 있다. 스타페루 항공을 타고 쿠스코로 출발. 그 유명한 잉카콜라의 영롱한 노란색이 보인다. 리마에서 한 시간 정도를 날아 쿠스코 공항에 도착하면 코카잎을 무료로 나눠준다. 이렇게 말린거 말고 나무에 달린 생 코카잎은 향정신성(?) 성분이 있어 그 옛날 잉카제국의 대형 토건사업(?)에 동원되는 사람들이 입에 하나씩 물면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다고. 자양강장제나 피로회복제 등으로 쓰였는데 아마 마취성분까지 있는 것 같아 그 효..
보스턴의 마지막날은 에피소드가 만발하였다. 7월 30일 오전 도착인 줄 알았던 지인이 지인분의 비행기는 알고보니 7월 31일 오전 도착. 우리는 이미 7월 30일 저녁 비행기를 예약해 둔 상태라 지인이 지인분과 마지막으로 보지도 못하고 집을 떠나게 되었다. 지인이 지인분의 지인인 대만 여자분에게 집 열쇠를 전해주기로. 찾아간 집 앞에서 지인이 지인분의 지인인 대만 여자분 대신 지인이 지인분의 지인인 대만 여자분의 남편분에게 열쇠를 전달하였다.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는거야?" "ㄴㄴ 페루로 가." "WOOOOW! That's AWESOME!!" 다음달에 미국 시민권을 따신다는 남자분의 리액션은 이미 미국인의 그것이었다. "일 때문에 가는거야?" "ㄴㄴ 여행임. 세계일주를 하려고." "WOOOOOOOOW!!..
보스턴에서 좋았던 것 중 하나는 한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는 것. 특히 떡복이는 일주일에 두번씩 먹었다. 아내느님 감사합니다 ㅠ 하버드 대학교. 첫 주에 투어만 하고 사진 제대로 안찍고 다시 간다고 노래만 부르다 결국 안갔다. 결국 하버드 횽의 발바닥은 만져보지 못했다. 투어 중에 들었던 나머지 깨알같은 이야기들도 나누기 애매해졌다. 그래도 딱 하나만. 이 동상엔 세가지 거짓말이 있다. 1. 동상 아래 설명과는 달리 하버드 대학교의 설립자는 하버드가 아니다. 2. 그래서 하버드 대학교의 설립년도도 틀렸다. 3. 심지어 동상의 주인공도 하버드가 아니다. 많은 설이 있으나 그냥 학생 하나 갖다 앉혀놓은 거라고. 보스턴 공공 도서관도 다시 간다 해놓고 안갔다. 보스턴 공공 도서관은 미 의회 도서관에 이어 ..
비컨힐 골목에 갔다. 마이리얼트립에 비컨힐 골목 사진 투어가 있길래 리스트에 넣어놨다가 이제서야. 언덕 꼭대기인 주의회 의사당까지 지그재그로 올라가면서 미국에서 잘 보지 못했던 언덕 위 좁은 골목의 정갈한 분위기를 느꼈다. ‡ 언젠가 내 집이 생기면 이런 소소한 감성들로 채우고 싶다. ‡_개똥 ㄴㄴ해 ‡_책을 나누고 있었다. ‡_창밖으로 가꾸는 작은 정원. 사는 사람과 지나가는 사람 모두에게 잠깐의 미소를 선물하는. ‡_사진은 이상하지만 이곳이 뭔가 핫플레이스 같음. 지인이가 가장 애정하는 음료는 밀크티 + 버블티다. 밀크티는 가끔 보였지만 버블티는 쉽게 찾을 수 없었는데 보스턴에서의 마지막 주가 되어서야 버블티 가게를, 그것도 우연히 발견했다. 막 착한 가격은 아니었지만 이제서야 찾게 된걸 보상이라도 ..
리비어 비치에서 모래조각 축제를 한다고 해서 가보았다. 23일 일요일은 축제의 마지막날. 이미 폐막식도 끝난 행사장이었지만 주말을 맞이하여 많은 사람들이 해변을 즐기러 나왔다. 리비어 비치는 보스턴 시내에서 블루 라인 전철을 타고 금방 올 수 있다. 리비어 비치 역도 있고 종점인 원더랜드 역에서 내려도 된다. 나도 모래사장이 있는 해변은 오랜만에 와본다. 부산에 살았지만 여기까지 와서야 바닷물에 발을 담근다. 그리고 해운대에서도 안가본 모래 축제를 여기서 ㅋㅋ 모래로 다양한 질감을 표현하고 모래인데도 그 표현된 질감이 유지되는게 신기하다. 물만 가지고 하는건 아닌가? 푸드트럭들이 너무 많아서 뭘 먹을지 너무 고민하는 사이에 다 문을 닫아버렸다. 어쩔 수 없이 행사장을 빠져나가서 전철역으로 가는데 해변 입..
7월 21일 금요일. 오늘도 FREE FUN FRIDAY. 오늘은 야심차게 Athenaeum이라는 사설도서관과 보스턴 미술관 두 곳을 가보기로 했다. Athenaeum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사설도서관 중 하나다. 역사의 도시 보스턴답게 미국 대통령 중 3명이 이 곳 회원이었고 대통령 외에도 많은 위인들이 이곳을 거쳐갔다고 한다. 구글에 Athenaeum을 검색하면 멋진 서가들과 열람실의 사진이 많이 나오는데 회원들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고 방문자들에게는 1층만 공개된다. 30여분 정도의 하이라이트 투어를 하고 그림책 몇 권을 훓어보고 나왔다. 기대했던 책구경이 시원찮아서 근처에 중고서점 한 곳을 가보기로 했다. Brattle Bookstore. 덜컹덜컹 서점이다. 가게 옆 공터에까지 내놓은 서가들이 인..
미국에 들어와서 로드트립의 중간지점까지 왔을때도 휴스턴에서의 하우시팅 이후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보스턴에 사시는 지인이 지인 분의 집에서 한달 지내는게 정해졌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펜웨이파크에 갈 수 있겠다였다. 레드삭스 광팬의 이야기를 다룬 Fever Pitch(나를 미치게 하는 남자)로 예습도 하고 설레는 마음을 안고 7월 17일 7시 10분 경기를 보러 갔다. 경기가 있는 날의 둠칫둠칫한 거리풍경은 사직야구장과 다를게 없었다. 하지만 경기장에 다가갈수록 가슴은 더욱 둠칫둠칫둠칫 했다. 따란. 화면으로 십수년간 봐왔던 펜웨이파크에 드디어 들어섰다. 2005년 싸이월드에 그린몬스터의 사진과 함께 "10년 후 이 곳에 간다"라고 다이어리에 적었었다. (지금 백년만에 들어가서 한시간을 뒤졌는데..
12시 30분에 워싱턴에서 버스를 타고 6시가 좀 안되어 뉴욕에 도착했다. 워싱턴에서 보스턴으로 바로 가는 버스가 있었지만 야간버스라 그런지 티켓이 비쌌다. 뉴욕에 와서 뉴욕에서 하루를 더 보내고 보스턴으로 가기로. 뉴욕에는 비가 왔다. 어차피 미술관을 마저보기로 했으니 일단 근처 스타벅스로 우버를 타고 갔다. 뉴욕의 스타벅스는 5시 30분에 문을 열더라 ;; 따뜻한 커피를 마시면서 비오는 뉴욕의 거리를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많은 사람들은 꽤 오는 비에도 우산 없이 바쁜 걸음을 재촉했고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이 (우비를 입은) 강아지들과 여유로운 산책을 즐긴다. 미술관이 문을 여는 10시가 되었지만 배가 고파서 일단 아침부터 먹기로 했다. 평소같으면 빵이나 해피밀 등 말그대로 아무거나 먹었을테지만 YE..
의사당 투어가 끝나고 다시 미술관으로 돌아가서 닫는 시간까지 구경을 했다. 다른 박물관에 가볼까도 했지만 미술관에 못본 것들이 많아서. 미술관은 동관과 서관이 있었는데 두 건물 사이의 지하 터널로 이동할 수 있다. 터널 내부의 조명이 신기한데 영상을 제대로 못찍어서 유튜브 퍼옴. 이스턴마켓으로 가서 다른 블로그에서 본 캐피톨 힐 서점을 구경했다. 사장님으로 보이는 할아버지의 FAQ 답변 방법 ㅋ 이곳은 중고 서점인데 이런 아날로그함이 매력이다. "예술가님들아, 이게 님들 생각하는 것처럼 막 질서의 환각상태나 질서를 유지하려는 한 닝겐의 헛된 노력을 표현하려는 예술작품이 아니야. 그러니까 젭라젭라젭라젭라젭라 꺼낸 책 제자리에 놔두셈." 사장님의 깊은 빡침이 전해진다. 대형스포도 거리낌없으신 유쾌한 사장님 ..
일어나서 체크아웃하고 백악관까지 살살 걸어갔다. 10시가 되지 않았음에도 매우 더웠다. 인증샷 찍는거 말고는 뭐 둘러볼 것도 없지만 당장 너무 더워서 우버를 타고 미술관으로 향했다. 뉴욕에서도 그렇고 다른 박물관들도 많지만 미술관 한 곳만 파기로 했다. 다 안가봐서 모르겠지만 미술관이 제일 쾌적할 것 같아서. 국립미술관은 실제로 그러했다. 특히 지나가면서 본 자연사박물관이나 문서보관소의 긴 줄(과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을 보면서 우리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교양을 보충하며 오전시간을 보내고 의회의사당으로 갔다. 어제 찾아봤는데 다행히 빈자리가 있어서 1시 투어를 예약해놨었다. 의사당은 멀지 않았으나 의사당의 관광안내소는 의사당의 동쪽에 있어서 생각보다 꽤 걸었다. 이날 워싱턴이 아마 35,6도..
가는 길에 의사당과 대법원에서 사진을 찍었다. 워싱턴의 대리석 사랑의 끝을 보여주는 대법원. 다른 건물들보다 크지 않음에도 왠지 가장 위엄 돋는 건물이다. 왕자의 게임 세트로 써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 저 멀리 보이는 그분의 얼굴. 폴저 셰익스피어 도서관이다. 덕중 덕은 양덕이고 양덕중에서도 최고 성덕 헨리 폴저의 개인 셰익스피어 도서관. 학부 때 들었던 폴저판의 폴저가 이 폴저. 워싱턴에 있는건 알았지만 이렇게 중심부에 있을 줄을 몰랐다. 지도를 보니 가까이에 있어서 온거라 아무 정보도 없이 셰익스피어 작품 관련 명화들의 전시관만 둘러보고 있었다. 그런데 노신사 도슨트 분이 좀 있다 정각에 투어한다고 관심있으면 함께 하자고 하신다. 우리끼리 있으면 여기만 보고 나갈 것 같아 투어에 참여했다. 성함은 ..
뉴욕에서 1시 30분 버스를 타고 6시 30분 쯤에 워싱턴에 도착했다. 여기까지 왔는데, 여기까지 왔는데 하다가 여기까지 와버렸다. 이왕 일찍 도착한거 이른 시간의 장점을 살리려고 우버를 타고 링컨 기념관으로 직행했다. 단체관광객들이 오기 전에 치고 빠지자. 영화와 TV에서 많이 봐왔지만 링컨의 동상은 생각보다 컸다. 미국이란 나라에서 링컨이라는 대통령이 그만큼 중요한 인물이겠지. 흑인 노예해방은 둘째 치고서라도, 말그대로 나라가 두쪽 날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이끈 지도자니까. 우리나라도 광화문에 '우리나라' 위인의 동상이 섰으면 좋겠다. 링컨 기념관 앞에는 링컨 대통령 기념 연못(?)이 있다. 제니! 내려가는 계단에는 마틴루터킹 2세 목사님이 아이 해브 어 드림을 외치신 자리도 표시되어 있었다. 남북..
정신없는 월 스트리트를 뒤로 하고 다시 배에 올랐다. 유명한 브루클린 브릿지를 바라보며 강을 건너 브루클린으로 간다. 브루크린 브릿지를 걸어서 건너는 사람도 있고 자전거 타고 건너는 사람도 있는데 오늘은 날씨가 매우 습해서 그러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데이비드 베컴이 첫째아들을 가진(!) 동네라는 것 말고는 왠지 브루클린 하면 어두운 분위기가 떠올랐었는데 (하늘에 가득한 먹구름은 무시하고) 의외로 힙한 동네였다. 아, 물론 덤보까지 밖에 가보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다. 오래된 건물을 개조한 연출한 빈티비 분위기의 매장이 힙한 동네의 기본. 역사, 비용, 환경적인 측면에서 바람직한 시도인 것 같긴 하다. 그에 비해 나의 꽃남방은 ㅋㅋㅋ 이곳에 온 이유는 당연히 여기서 사진을 찍기 위해서다. 저 다리..
전날 아마 2시가 넘어선가 숙소에 들어갔던 것 같다. 오늘 뮤지컬로 볼 라이온킹 영화를 복습하려고 했으나 도저히 무리였다. 나는 그대로 골아떨어지고 지인이는 조금 더 보다가 더 늦게 잤다고. 10시가 넘어서 겨우 일어나 씻고,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기고 길을 나섰다. 오늘 아점은 지인이가 알아본 맛집인 머레이네 베이글에서 해결하기로. 마침 첫 목적지인 하이라인 가는 길에 있었다. 5분만 일찍 갔으면 데일리 조식을 할 수 있었는데 혹시나 해서 물어봤지만 매몰차게 거절당했다.점심특선으로 하나와 따로 샌드위치 하나를 시켰다. 사실 진짜 먹고싶었던건 생크림을 듬뿍 바른 플레인 베이글이었는데 어쩌다보니 샌드위치만 두개. 점심까지 해결해야 했으니 차리라 잘됐다. 베이글을 고를 떄 무슨 베이글로 줄까? 해서 어버..
낮잠을 좀 자고 위키드 현장 로터리에 참여하기 위해 극장으로 갔다. 그날 공연 중 오케스트라석의 남은 자리를 30달러에 살 수 있는 기회. 공연 시작 2시간 30분 전부터 이름을 적어 내고 2시간 전에 당첨자를 발표한다. 1명당 티켓 2장까지만 가능함. 당첨자 발표 시간이 되니 갑자기 어디서 나타났는지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10명 정도 불렀나? 아쉽게도 당첨 실패. 하지만 발표가 끝나고 진행하는 사람이 아직 남은 표를 69달러에 "혹시나" 살 수 있을지도 모르니 매표소에 가서 물어보라고. 69달러만 해도 혜자로운 가격이라 바로 줄을 서서 두 장을 살 수 있었다. 유명한 할랄가이즈가 근처에 있어서 저녁을 해결하러 갔다. 노점상인데도 구글 지도에 뜨는 걸 보니 유명하긴 한 모양이다. 문제는 노점상이라 먹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의 뉴욕/워싱턴D.C. 여행 출발. 무슨 생각이었는지 새벽 3시 버스를 예약했다. 터미널에서 밤샐까 했지만 그 시간에도 우버가 다닌다고 해서 2시 좀 넘어서 우버를 타고 터미널에 도착했다. 안그래도 자유로운 영혼이 많은 미국에서 한밤중의 버스터미널은 어떨까 걱정했는데 정문에 보안요원이 아예 지키고 있더라. 24시간 맥도날드도 있고 여차하면 밤을 새도 괜찮을 것 같다. 10년 전 호주에서 버스 탈 때 본 버스커버를 또 보게 되었다. 10년이 지나도 뭥미스러운 디자인 ㅋㅋ 월요일 아침이라 차가 좀 막혔sms지 8시가 다 되어서 뉴욕에 도착했다. 버스 내리는 곳이 숙소와 가까워서 짐을 맡겨놓을 수 있으면 맡겨놓고 돌아다니기로 했다. 숙소에서는 흔쾌히 짐을 보관해주었고(체크인 할 때 보니 아..
비가 오는 금요일 아침. 오늘 무료개방하는 곳중에 가깝고 가볼만한 곳은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박물관. 11시에 문을 열어서 우리도 여유있게 준비하고 시간에 딱 맞춰 나갔다. 버스에서 내려가는 길에 지인이 샌들의 끝이 갑자기 끊어져서 근처 마트에도 가보고, 걷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정비하느라 약간 늦게 도착했다. 벌써 줄이 이만큼 ㅋㅋ 그래 다 같은 생각이었겠지. 비도 오는데 무료개방하는 박물관으로 다 왔겠지. 거의 1시간여를 기다려 입장할 수 있었다. 신관으로 입장하여 회랑을 통해 구관으로 들어가면 굉장한 정원이 나온다. 구관은 나중에 이야기 하겠지만 한 금수저 누나가 1903년에 지었다고 한다. 이제 이 정원을 둘러선 4층 건물에 지역과 시대를 뛰어넘는 2,500여점의 미술품들이 전시되어 있다(4층은..
퍼블릭 가든은 다 좋은데 공중화장실이 없다 ;; 아직 밝았지만 당장 화장실을 가야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맥도날드도 없고 스타벅스 화장실은 당연히 잠겨있었다. 이 근처에 보스턴 자연사 박물관이 있다고 했었는데 저건가보다 하고 들어갔다. 일단 박물관치고 너무 럭셔리했고, 당장 박물관도 아닌 것 같았다. 명품가구가게? 백팩에 반바지 입고 이런 곳에 들어와도 되나? 우리 말고도 길 잃은 관광객들이 몇몇 더 보였고 맥북만 들여다보고 있는 직원들은 신경도 안쓰는 듯 하여 화장실도 찾을 겸 3층부터 구경해보기 시작했다. 세상편한 의자였지만 의자의 가격을 보니 저절로 표정과 몸이 경직되었다. 그런데 사진 찍어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어 소심하게 셔터를 누르다가 드디어 맥북에서 눈을 뗀 직원 하나가 지나가길래 물었다...
킹스채플을 왼쪽으로 끼고 돌아 내려오면 구 시청사가 있다. 지금은 사무용 건물로 쓰이고 있는 듯 하다. 들어가도 아무것도 없다. 이곳은 또한 1636년에 설립된 미국 최초의 공립학교인 보스턴 라틴 스쿨의 옛 터이기도 한데 교육을 중요시했던 청교도들이 자리를 잡자마자 학교부터 세운 듯 하다. 조금 있으면 500주년이 되는 고등학교라니 ;;;; 잊혀질만 하면 나타나는 벤자민 프랭클린.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56명중 5명이 이 학교 출신이라고 한다. 새뮤얼 애덤스, 존 핸콕, 로버트 페인, 윌리엄 후퍼등 쟁쟁한 위인들을 제치고 동상이 세워지는 영광을 얻은 벤자민 프랭클린은 5명 중 유일한 중퇴자 ㅋ 역시 고오급 학교는 중퇴해야 제맛. 다음 순서인 올드 코너 서점을 그냥 지나친 듯 하다. 올드 스테이트 하우스가 ..
전날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밖에서 놀아서 오늘은 하루종일 집에 있기로 했다. 빨래, 청소 등 집안일을 하고 블로그도 쓰고. 저번 주일에 목사님께서 매주 수요일에 달리기 모임을 한다고 와보라고 하셔서 바람도 쐬고 사람들이랑도 만나 볼 겸 해서 저녁답에 나갔다. 장소는 저번에 갔던 체스트넛 힐 저수지. 평일이어서 그런지 저번에 왔을 때보다 걷고 뛰는 사람들이 많았다. 평소에 사람들이 나에게 "운동 좋아하세요?"라고 물어보면 나는 "저는 안 뛰어요"라고 대답한다. 나는 이 땅의 최초의 성리학자 안향의 자손이다. 타블로가 남자는 몸 대신 사상을 키우라고 했다. 그래도 운동해야지, 뛰어야지 생각만 하면서 산다. 그래도 가끔씩 뛰면 좋긴 하니까. 시작한 곳으로 돌아오는데 길바닥에 동물 똥들이 가득가득. 산책하던 개..
7월 4일 독립기념일 당일. 공원 문을 9시에 연다고 한다. 어제의 실패를 교훈삼아(반면교사) 새벽 6시에 몸을 일으켜(와신상담) 공원에 8시에 도착했다.(오바인가) 하지만 오바가 아니었다. 공연장 입구는 흡사 새 아이폰 출시 전날 애플 매장 앞이나 스타워즈 7편 개봉날 극장 앞을 보는 듯 했다. 제일 앞에는 어제부터 밤을 샌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돗자리는 기본이고 폴딩체어, 담요, 심지어 텐트와 함께 널부러져 있었다. 그리고 한참을 뒤로 가서야 자리를 잡고 줄을 설 수 있었다. 지금 구글지도로 재보니 200미터 정도 되는구나. 2011년 힐송 유나이티드 내한공연 이후로 이렇게 줄을 서보는건 정말 오랜만이다. 오늘도 어제처럼 삼엄한 보안 검색이 이뤄졌다. 뾰족한 끝이 있는 우산은 안되는데 다행히 우리 ..
내 머리카락은 악성 곱슬머리다. 조금만 길어도 이리저리 뒤집히고 난리가 난다. 오죽하면 고등학교 때 별명이 고이즈미 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두발제한에서 벗어나서도 머리를 길러본 적이 없다. 미용실 가서 하는 말은 '짧게 잘라주세요', '정리만 해주세요'가 전부. 왁스도 없어서 점점 감당이 안되는 머리를 어떻게 할까 하다가. 지큐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버즈컷이라는 걸 본 기억이 났다. 그냥 까까머리임. 사실 휴스턴에서부터 생각은 했었는데 고민고민하다가 파이브가이즈에 점심을 먹고 지나가는 길에 이발소가 보여서 그대로 감행했다. 어차피 빡빡 미는건데 잘하는 가게 찾아갈 필요도 없고 진짜 그냥 지나가다 보여서 들어감 그리고 구글에서 Asian buzzcut으로 검색하여 나온 사진을 보여줬다. "확실해?" "응..
7월 4일 화요일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이다. 저번 주말부터 주요 관광지는 둠칫둠칫. 그래서 오늘은 사람들을 피해서 저기 멀리 있는 리비어 해변으로 도망치려고 했는데 좀있다 모래축제도 한다고 해서 아침에 계획을 급변경 했다. 대신 부둣가를 둘러서 있는 하버워크 트레일을 걸어보기로. 하버워크의 시점으로 가려면 프리덤 트레일의 첫 부분을 따라가야 한다. 가는 길에 보스턴 시청사가 있었다. 으아니! 내가 또 관공서에! 시청 앞 스타벅스에 달려있는 주전자에서는 연기가 모락모락 났다. 하지만 자비가 없는 스타벅스는 화장실을 번호키로 잠궈놨다.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ㅠ 그래도 며칠 후에 다운타운 한 가운데 금싸라기 땅에 숨겨진 고오급 화장실을 찾았다 ㅋ 보스턴 와서 신기하게도 밤에만 비가 와서 잘 돌아다닐 수 ..
화창한 주일아침...은 아니고 오후구나. 구글지도로 알아본 가장 가까운 한인교회의 예배시간이 오후 2시여서 느지막히 일어나 점심을 먹고 나섰다. 걸어서 5분도 안되는 거리에 다른 한인교회가 있긴 했는데 홈페이지가 없어서 정체(?)를 확인할 수 없으므로 패스. 넷플릭스 코메디중에 "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트"라는 작품이 있는데 한 소녀가 어릴 때 사이비교주에게 유괴당해 지하 벙커에서 15년동안 갇혀 살다가 극적으로 구출된 뒤 뉴욕에서 새 삶을 찾아 가는 내용이다. 가볍게 보기좋아 추천하는 미드. 한국배우 이기홍도 나옴. 왜 이 미드가 생각났을까 ㅋㅋ '모르는 교회 함부로 가는거 아니다(?)' ㅋㅋ 일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교회의 신앙고백이나 역사, 담임목사님의 출신 학교는 믿을 만 했다. 교회 이름은 '늘푸..
산발이지만 그리운 내 긴 머리 ㅋㅋ 아침부터 바리바리 나갔는데 비가 왔다. 그와중에 버스는 더럽게 안왔다 ;; 오늘은 MIT박물관이 무료개방이어서 구경하러. 매사추세츠 공업 대학교. 지잡공대에 도착하였다. 박물관은 캠퍼스 밖에 있어서 캠퍼스 구경은 다음에 하기로. MIT박물관이라고 해서 통유리는 기본이고 막 모던하면서도 퓨처리스틱한 건물을 기대했는데 그냥 박물관 처럼 생긴 건물이었다. 방학을 맞아서인지 금요일마다 보스턴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이 돌아가면서 무료개방을 하고 있다. 여기는 평소에 10달러의 입장료를 받는 곳. 로봇들. 연결되어 있는 선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생각해보면 당연한가 싶기도 하지만. 다 옛날 로봇들이라 그런가? 하긴 요즘 날라다니는 드론들 보면 ;; 무슨 공부를 얼마나 하면 이런걸 만..
하버드 대학교 투어는 역시 유익했다. 역사적 가치도 있을 뿐더러 지금도 자녀 교육(?)을 위해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을 데리고 온다. 4시 투어는 5시쯤에 끝났다. 저녁을 먹으러 쉑쉑버거에 갔다. 양이 많을까봐 하나씩만 시켰는데 양은 적당한 것 같다. 그렇다면 가격이 비싸다는 얘기겠지 ;; 햄버거가 뭐 거기서 거기겠지만 확실히 패티는 좋은 것 같다. 매장도 인앤아웃보다 깔끔하고 고급져 보여서 마음에 들었다. 저녁을 먹고 하버대드학교 COOP(협동조합?)에 가보았다. COOP은 지하까지 4개층을 쓰고 있었고 다른 건물이랑도 연결되어있었다. 하버드스퀘어 COOP은 서점이었고 연결된 다른 건물에서 기념품이나 의류 등을 파는 것 같았다. 구내서점(?) 치고는 상당한 규모다. 2층은 카페이고 3,4층까지 책이 잔뜩..
대중자전거로 계속 다니기는 어려울 것 같아 대중교통 패스를 샀다. 찰리카드는 일주일에 20달러, 한달에 80달러. 우리는 중간에 일주일 정도 뉴욕, 워싱턴 여행을 갈 예정이라 일주일 패스. 학교 바로 앞에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이 있다. 하버드 스퀘어에서 정차. "너희는 문들을 열고 신의를 지키는 의로운 나라가 들어오게 할지어다." _ 이사야 26:2(개역개정) 유명한 문을 지나 캠퍼스로 들어갔다. 캠퍼스 투어 예약을 하는 홀리요크센터는 대규모 공사중이었다. 공사장을 한바퀴 빙 둘러가서 겨우 입구를 찾을 수 있었다. 4시 투어를 예약하고 남은 시간동안 주변을 돌아보기로 했다. 동네 한바퀴. 언뜻봐도 역사적인 가치가 있을 법한 건물들이 곳곳에 들어서 있었다. 전쟁도 자연재해도 없었으니 100년 넘는 건물들이..
휴스턴에서 자전거를 너무 씐나게 타서 늦바람이 들었다. 그래서 보스턴 정보를 검색하다가 발견한 대중자전거 시스템 허브웨이를 발견했을 때 "무조건 저거다"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첫날 아침부터 바로 이용해보기로 했다. 보스턴 허브웨이는 하루에 8달러, 한달에 20달러. 한번 빌리면 30분동안 탈 수 있고 시간안에 스테이션에 반납하지 않으면 추가요금이 붙는다. 우리는 한달 있을거니까 한달 패스를 사자. 한달 패스는 자전거 열쇠를 받는데 우편으로 받을 수 있고 스테이션에서 받을 수 있다. 당장 타야하니까 스테이션에서 받는걸로. 열쇠를 받을 수 있는 스테이션까지 걸어갔다. 이메일로 받은 일련번호를 입력하면 열쇠가 나온다. 따란! 하지만 스테이션에 자전거가 한대도 없었다 ㅠ 대중자전거시스템에 익숙하지 못한 나는 ..
6월 27일, 새벽부터 일어나 집을 나설 채비를 했다. 로드트립에서 돌아온 J는 집에 오자마자 다시 유럽으로 떠난다. 우리는 저녁 비행기였지만 J의 친구가 공항까지 태워주기로 해서 공항에 일찍 가있기로 했다. 키바와 스트맄은 역시 아무것도 모른다. 아니 키바는 전날 우리가 짐을 쌀때부터 뭔가 눈치를 챘는지 안방으로 들어오지 않고 문지방에서 우리를 지켜보기만 했다. 처음부터 예정된 이별이어서 그런지, 며칠 전부터 마음의 준비를 해서인지 생각보다 담담하게 강아지들과 인사를 나누고 한달동안 우리의 보금자리였던 휴스턴을 떠났다. J와 아쉬운 작별을 하고 우리는 국내선 터미널로 왔다. J도 2년정도 더 일하고 우리처럼 세계여행을 가려고 한다. 한국에 꼭 온다고 하니 금방 또 만날 것 같기도 하다. 시큐리티를 통과..